합동중앙, 주교동측 대조동측 명확히 분열

  • 입력 2014.09.17 10:41
  • 기자명 강원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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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중앙총회의 뼈아픈 분열이 현실화됐다.

지난 16일 합동중앙은 조갑문 총회장의 주교동측과 유희열 총회장의 대조동측으로 나뉘어 각각 제48회 정기총회를 개최했다.

주교동측은 150명의 총대 중 137명이 참석했고, 대조동측은 무려 307명의 총대가 참석해 회무를 진행했다.

주교동측은 이날 정기총회에서 조갑문 목사를 총회장에 선출하고 ‘하나님이 함께하시는 총회(학2:1~9)’를 추구하며 교단 안정에 주력하기로 했다.

부총회장이던 손문석 목사가 탈퇴해 대조동측으로 가입했고, 부총무 기노성 목사도 탈퇴하는 등 일부 주요 임원들이 이탈했음에도 이에 여의치 않고 교단 정상화와 발전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주교동측은 '회관 매각 및 이전 매입의 건'을 압도적인 지지로 통과시켰다. 경서노회와 부산노회, 한서노회는 "현재의 회관은 경기도 외곽이라 노회와 교회에서 총회회관을 방문하는 교통편과 신학생들의 등하교에 시간의 소요 등 많은 불편이 존재하고 있다"며 헌의했고, 절대 다수의 지지를 받았다. 이에 주교동측은 현재의 총회회관을 매각하고 좀 더 교통이 편리한 곳으로 이전 절차를 밟게 될 예정이다.

반면 대조동측은 유희열 목사가 후보등록 기간 안에 등록하지 못하여 총회 당일 총회장 후보 자격을 갖춘 부총회장 중에서 선출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다. 하지만 부총회장들이 전부 사임의사를 밝힘에 따라 총대들의 의견과 요청에 의해 만장일치로 유희열 목사가 총회장에 선출됐다.

유 목사는 총회를 위해 전남, 부산, 대구 등지에서 먼 길을 한달음에 달려온 이들과 총회의 갈등 해결에 발 벗고 나섰던 총회원들의 노고를 치하하며 “칠흙 같이 어두웠던 터널을 빠져나와 48회 총회를 개최할 수 있었던 것은 총회원들의 힘과 결속 덕분이었다”고 큰절을 올렸다.

이날 동시에 열린 합동중앙총회 주교동측과 대조동측의 정기총회는 교단이 두 개로 분열됐음을 명확히 확인시켰다.

주교동측이 제기한 ‘2014나2005102 업무방해금지 등 청구의 소’에서 교단명칭과 로고 사용을 금지해 달라는 요청이 기각됐기에 대조동측도 명칭과 로고를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이를 의식한 듯 주교동측은 이날 총회에서 “현재의 로고는 합동교단의 옛 로고를 변형한 것이어서 구태스럽고 복잡하다”는 이유로 교단 총회 로고 변경 안을 제출해 눈길을 끌었다.

주교동측은 총회회관을 보유하고 있는 반면 대조동측은 강용식 목사가 설립한 신학교를 보유하고 있어 어느 곳도 세력이 약하지 않아, 특별한 계기가 없는 한 이대로 각자의 길을 걷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 가지 놀라운 점은 대조동측 총회에 307명이라는 숫자가 참석해 주교동측의 2배가 넘는 규모를 보여줬다는 점이다.

이는 유희열 목사가 총회 전 ‘금번 총회에 참석하는 교회나 목회자는 무조건 받아들인다’는 공문을 발송한 점, 강용식 목사의 100억 재산 축재 혐의가 입증되지 못한 점, 서옥임 목사의 대조동 총회로의 복귀 등 여러 요소가 종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대조동측으로 발걸음을 옮긴 일부 중대형교회들이 아직 상회비를 납부하지 않고 있고, 지방의 교회들이 사태를 관망하며 신중을 기하고 있는 것을 볼 때 대조동측이 축포를 터뜨리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평가다. 수 차례 총회 소란 사태를 겪으며 총회원들이 섣불리 움직이기보다는 어느 곳이 자기를 보호해줄 것인가 지켜보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합동중앙이 주교동측과 대조동측으로 명확히 분열됐지만 아직도 중립을 지키고 있는 이들이 있기에 앞으로 세력 다툼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동시에 교단이 시끄럽다는 이유로 타교단으로 이탈하는 이들까지 챙겨야 하는 실정이어서 당분간 두 총회 모두 편치 않은 시간을 보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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