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것 포기하면 하나님을 제대로 만납니다”

  • 입력 2018.05.15 10:22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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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교회개혁을 말하지만 아무도 실천하려 하지 않는 시대에 예수체험을 직접 실천하며 스스로 겪은 변화를 제시하고 있는 목회자가 있다.

김완섭 목사는 “교회개혁을 위해서는 먼저 신앙개혁이 이루어져야 하고, 신앙개혁을 위해서는 체험신앙이 필수적”이라고 말하면서 “개혁이란 근본적인 변화로부터 시작하는데 현대 신앙인들은 변화를 거부하거나 변화할 수 있는 인내가 너무 부족하다. 근원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강력한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김완섭 목사는 새소망교회를 조기 은퇴하고 신앙개혁을 위한 체험에 집중하고 있다.

단돈 5000원만 들고 서울역으로 나가 4박5일 동안 골목길에서 노숙했으며, 예수가 졌던 십자가와 비슷한 크기와 무게(3.6미터, 40킬로그램)의 십자가를 만들어 2km씩 여러 번 행진하는가 하면, 4주 동안 세상의 모든 소식을 끊고 복음서만 8회 반복하여 읽고, 한 달 월급 300만원을 몽땅 털어서 동네의 어려운 이웃 여섯 사람에게 아무 조건 없이 나누기도 했다.

김 목사는 “4박5일 노숙체험은 잠자는 것과 먹는 것 등 모든 것을 포기하고 하나님께 며칠간이라도 완전히 맡겨보고자 시도한 일”이라고 말했다.

첫날은 무료급식소를 찾지 못해 굶었고, 둘째 날은 잠자리가 너무 불편해 새벽에 일찍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믹스 커피 한 잔 마실 돈 100원이 없어서 서러움에 눈물을 흘렸고, 노천에서 나흘 동안 잠을 잤다.

김 목사는 “목사라는 체면에도 불구하고 하루 종일 먹는 것과 잠자리 찾는데 시간을 다 보내고, 하나님께 전적으로 의지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깊이 생각하게 됐다”며 “자신이 정말 보잘 것 없는 하찮은 인간밖에 안 된다는 사실을 더 처절하게 깨달았고, 생존을 위한 몸부림도 굉장히 의미있는 일이라는 지극히 평범한 진리를 깨우치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나흘 되는 날에 어느 전도자 분이 만원을 주는데 그 느낌은 1000만원을 현금으로 받는 기분이었다”며 “몸으로 부딪치는 그곳에서 하나님은 아주 강력한 말씀들을 계속 주셨다. 세상에서 쌓아올린 것이 포기되어야 하나님을 제대로 만난다. 목에 힘이 빠질 때 하나님이 진짜로 만나주시는 것”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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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가하면 김 목사는 예수님이 실제로 지셨을 법한 십자가를 목재소를 찾아 직접 제작해 2km를 걸어다니기도 했다. 67세의 나이에 십자가를 지고 가기가 너무 힘들어서 19번을 쉬고, 며칠 동안 끙끙 앓았지만 그렇게 세 번을 강행했다.

김 목사는 “예수님께 더 가까이 다가가고 예수님의 마음을 더 깊이 이해함으로써 이 땅에서 예수님과 같은 삶을 살아보고자 하는 도전”이라며 “십자가의 무게가 견디기 힘들만큼 무겁고 괴로우니까 비로소 나와 예수님과의 관계가 살아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4주 동안 세상의 소식을 끊는 것도 하나님의 말씀에 집중할 수 있는 귀한 시간이었다.

세상 속에 살지만 세상에 속하지 않는 경험을 위해 4주 동안 신문, TV, 인터넷, SNS 등 일체의 정보를 차단했다. 처음 열흘 정도는 매우 답답했으나 매일 사복음서를 3시간씩 집중하여 읽고 정리해 나가자 2주가 지나면서 적응이 되기 시작했고, 세상의 소식에 관심이 사라진 반면 성경읽기가 즐거워졌다고 했다.

김 목사는 “내 뜻과는 상관없이 말씀이 곧이곧대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필요에 의해 자기중심적으로 읽던 성경이 이제는 예수님의 입장에서 보이기 시작했다”며 “기독교가 예수님의 말씀과 관계 없는 모습들이 너무 많이 보였고, 예수님의 말씀을 따라 살지 못한 것이 강하게 느껴져 고민과 갈등에 휩싸였다. 비로소 진짜 성경을 읽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이웃사랑의 참 의미를 알기 위해 1년에 한 번 한 달 월급을 몽땅 주변의 가난하고 어려운 이웃들에게 조건 없이 나눠줬다. 직접 어려운 이들을 찾기 힘들어 주민센터에서 추천을 받았다.

김 목사는 “노숙을 해보거나 십자가를 져보거나 세상의 온갖 소리를 다 차단하고 성경만 읽는 일은 전부 하나님과의 관계회복을 위한 방법이다. 하나님과의 관계가 잘 회복되면 세상 속에 들어가서 참다운 신앙인으로 사는 일이 그렇게 어렵지 않게 된다”면서 “사람들은 기독교인을 교회 안에서 신앙생활 잘 하는 것으로 평가하지 않는다. 삶 속에서 어떻게 신앙인의 삶의 모범을 보이느냐를 가지고 판단한다”고 지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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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목사는 이러한 경험들을 집약해 책을 펴냈다. 노숙체험은 ‘길거리에서 예수님 만나기’, 세상소식 끊기는 ‘성경 속에 숨겨진 보석 캐기’, 한 달 월급 나누기는 ‘구제하는 신앙인이 참 아름답다’ 등 세 권의 책이 한꺼번에 나왔다. 그리고 ‘하나님 편에 바짝 붙어라’는 기독교에 만연한 인본주의, 기복주의, 번영주의, 율법주의, 은사주의와 같은 세속주의에 어떻게 대항해야 할 것인지를 다뤘다.

김 목사는 “모두 본질로 돌아가서 예수께서 원래 가르치셨던 말씀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기독교 신앙인다운 모습을 되찾아서 그런 삶이 목표가 되고 삶의 모델로 삼자는 도전의 책들”이라고 소개하며 “이제 다시 원형의 기독교 신앙을 회복함으로써 세상을 밝힐 뿐 아니라 부패하지 못하게 만들고 국민들의 삶 가운데 맛을 내주는 그런 기독교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김 목사의 체험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죄수 소원 들어주기’, ‘소금 일인시위’, ‘열두 형제 사랑하기’ 등 계속해서 시도할 예수체험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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