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시아 성지순례(20)

  • 입력 2018.06.21 09:53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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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수 목사
▣ 영월주님의교회 
▣ 전 터키 선교사

두아디라 교회(현지명, 아크 히사르)

두아디라는 버가모에서 내륙으로 약 60㎞쯤 떨어진 곳으로 버가모와 사데의 중간에 위치하고 있다. 기원전 7세기경에는 리디아(Lydia)인들이 이곳에 거주하며 이 도시를 ‘펠로피아(pelppia)’라 불렀다. 기원전 3세기에 셀류쿠스 1세는 이 도시를 상업의 중심지로 발전시켰다. 한편, 트로이 전쟁사를 기록한 서머나 출신이자 시인인 호메로스는 두아디라가 염색 업으로 유명하여 고대로부터 귀중한 자주색 천이 생산된 지역으로 소개하고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사도행전 16장에 사도 바울이 마게도니아의 첫 성인 빌립보 지역에서 선교하면서 만난 루디아가 바로 이곳 출신임을 생각할 때, 이곳에서 생산된 자주색 옷감이 에게해를 거쳐 멀리유럽에까지 알려졌으니 그 명성을 가히 짐작해 볼 수 있다. 루디아는 두아디라에서 생산되는 자색 옷감을 가지고 빌립보에서 무역업에 종사하던 대상(大商)으로 사도 바울을 통해 온 가족이 예수를 믿고 자신의 집을 교회의 모임 장소로 제공할 정도로 헌신적인 여인이 되었다 .

13 안식일에 우리가 기도할 곳이 있을까 하여 문 밖 강가에 나가 거기 앉아서 모인 여자들에게 말하는데 14 두아디라 시에 있는 자색 옷감 장사로서 하나님을 섬기는 루디아라 하는 한 여자가 말을 듣고 있을 때 주께서 그 마음을 열어 바울의 말을 따르게 하신지라

15 그와 그 집이 다 세례를 받고 우리에게 청하여 이르되 만일 나를 주 믿는 자로 알거든 내 집에 들어와 유하라 하고 강권하여 머물게 하니라 (행16:13~15)두아디라는 염색업 뿐 아니라 피혁과 직조, 제조업 등 다양한 산업이 발달한 곳으로, 당시 이곳에서 장사하려면 동업조합에 가입해야만 했고 동업조합에 가입한 자들은 절기마다 제사에 참여하여 제사 음식을 먹고 의식이 끝나면 아폴로 신전의 사제들과 음행을 저질렀다고 전한다. 그러므로 주님께서 사도 요한을 통해 두아디라 교회에게 주신 말씀 가운데 “이세벨을 용납하고 우상의 제물을 먹었다”(계 2:20)는 말씀은 바로 동업조합에 가입한 자들이 신전에서 행했던 음란한 제사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가 아는 대로 이세벨은 구약에 나오는 이스라엘 왕 아합의 부인으로, 그녀는 하나님의 백성에게 우상을 섬기도록 조장한 인물이다(왕상16:31). 그러므로 주님은 두아디라 교회가 교회에 우상을 섬겨 교회의 영향력을 상실하고 세속화되었음을 경고한 것이다.

20 그러나 네게 책망할 일이 있노라 자칭 선지자라 하는 여자 이세벨을 네가 용납함이니 그가 내 종들을 가르쳐 꾀어 행음하게 하고 우상의 제물을 먹게 하는도다.

21 또 내가 그에게 회개할 기회를 주었으되 자기의 음행을 회개하고자 하지 아니하는 도다

22 볼지어다 내가 그를 침상에 던질 터이요 또 그와 더불어 간음하는 자들도 만일 그의 행위를 회개하지 아니하면 큰 환난 가운데에 던지고

23 또 내가 사망으로 그의 자녀를 죽이리니 모든 교회가 나는 사람의 뜻과 마음을 살피는 자인 줄 알지라 내가 너희 각 사람의 행위대로 갚아 주리라 (계2:20~23 )두아디라 교회는 처음에 주님으로부터 칭찬받은 교회였다. 그러므로 계시록에 나오는 서머나 교회처럼 헌신과 섬김이 있었고 에베소 교회가 갖지 못한 서로 섬기는 사랑과 버가모 교회와 같이 시련을 당할 때 인내가 있었던 칭찬받은 교회이다.

19 내가 네 사업과 사랑과 믿음과 섬김과 인내를 아노니 네 나중 행위가 처음 것보다 많도다(계2:19)그러나 두아디라 교회는 교회가 순수성과 정체성이 사라지자 세상적인 친목단체로 전락해버렸다. 따라서 이 교회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였던 이세벨이라고 하는 영향력 있는 자가 신자들을 선동하여 생계를 위해 동업조합에 가입하게 하고 우상을 섬기는 등 세상적인 관습과 문화를 따르도록 했고 교회가 서서히 복음의 변질을 가져온 것이다. 이제 큰 대로에서 시내로 들어오는 큰 길을 따라 도심 한 가운데로 오면 갑자기 큰 문화재를 만나게 되는데, 이곳이 바로 헬라 시대에 이 도시의 중심지로 큰 대리석 기둥이 있던 아고라라고 하는 시장터 옆에 세워진 두아디라 교회이다.

현재 이 건물은 5∼6세기에 건축된 건물로 보이는데 비잔틴 시대에 규모가 크게 확장되어 약 5m 높이의 벽으로 긴 직사각형의 모양을 하고 반원형의 모습을 한 제대와 성전과 벽에 인접한 큰 공간은 과거 이 교회의 위용을 짐작할 수 있다.두아디라 교회를 순례하면서 우리 일행은 이슬람 신자들이 사는 주거지역으로 둘러싸여 마치 헛간과 같이 폐허가 된 교회의 모습을 통해서 교회가 정체성을 잃어버리고 세속화가 되면 맛을 잃은 소금과 같이 하나님으로부터 책망 받고 결국 세상으로부터 외면당하는 역사적인 현실 앞에 깊은 교훈을 갖게 된다. 그러므로 종교 개혁이 일어난 지 500주년이 지난 지금우리의 신앙의 선각자들이 외친 구호 중 ‘신앙의 본질로 돌아가자’ 하는 외침이 불현 듯 이곳을 떠나면서 귓전을 맴돌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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