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목회자의 길로 들어섰다. 그때 이후, 그야말로 맨땅에 헤딩하는 식이었으나 주님을 절대 신뢰하는 마음으로 유학을 떠날 때도, 또 아무 것도 없는 상황에서 교회 개척으로의 부르심이 있었을 때도 주님이 동일하게 물으셨다. ‘대조야,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 처음 부르시던 그때와 같은 느낌. 다른 것은 몰라도 주님을 향한 ‘내 사랑의 마음’은 처음과 변함이 없었기에 기도하며 결단하고 ‘교회, 그 새로움’의 첫 발을 내딛었다. 교회를 품었을 때, 주님이 부어주신 마음은 ‘교회의 주인은주님이시다’라는 거였다. 사람이 주인이 되면 교회는 반드시 사람 냄새가 나고 어지러워진다. 하나님을 뜨겁게 사랑하고 하나님의 뜨거운 사랑을 받는 교회의 꿈. 그것은 하나님께 살아있는 예배를 드리는 교회, 양육과 훈련으로 성도를 세우는 교회, 서로의 사랑을 나누고 섬기는 교회, 무엇보다 영혼구원의 사명을 감당하여 생명을 낳는, 전천후로 복음을 전하는 교회의 꿈이었다.
교회를 시작할 장소를 찾기 위해 기도를 시작했다. ‘주여, 어디로 가야 합니까?’ 낯선 지역 보다는 개척할 청년들이 쉽게 모일 수 있고 내게도 그간 친근해진 강남구를 염두에 두고 발품을 팔았다. 현실적으로는 돈이 없으니 적당한 예배 처소를 얻기도 어려웠다. 그러던 어느 날, 누군가 지나가는 말로‘학교를 알아보는 것이 어떠냐’고 했다. 학교는 당장 보증금도 필요 없고 월세면 되지 않겠나 하는 생각도 한몫 했다. 문구점에서 강남구 확대 지도를 사 강남구 안에 있는 모든 학교에 동그라미를 쳤다. 그런 후 아내와 기도하며 무작정 아는 사람도 없이 학교를 하나씩 찾아가 기웃거렸다. 지금 생각하면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났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좀 괜찮다 싶으면 이미 교회든 뭐든 다른 용도로 쓰이고 있고 학교의 강당이 너무 크든지 아예 학교 강당이 사용 불가한 학교들이 대부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