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시아 성지순례(22)

  • 입력 2018.07.19 10:26
  • 기자명 컵뉴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승수 목사.jpg

이승수 목사
▣ 영월주님의교회 
▣ 전 터키 선교사

빌라델비아(헬라어, Philadelphia, 현지어 Alasehir)

미국 펜실베니아주를 방문하게 되면 ‘필라델피아’라는 도시를 만나게 된다. 하지만 이 도시가 요한계시록에 일곱 번째로 언급된 소아시아에 위치한 빌라델비아에서 따온 도시 이름이란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다. 헬라어로 필라델피아는 사랑이라고 하는 필로스(Philos)와 형제란 뜻인 아델포스(Adelpos)를 합성한 것으로 형제 사랑이란 의미가 있다.하지만 본래 빌라델비아라는 이름은 앗탈로스 2세의 이름인 ‘필라델푸스(Philadelphus)’에서 유래되었다고 전한다. 앗탈로스 2세는 버가모 왕국의 네 번째 왕인 유메네스 2세의 동생이었다. 그런데 이들은 형제간에 우애가 두터워서 유메네스 2세는 전쟁에 나갈 때마다 동생인 빌라텔프스에게 왕국을 통치할 수 있는 권력을 위임하였다. 형제간의 관계를 이간하여 버가모 왕국을 점령하고자 한 로마제국은 서로의 관계가 멀어지도록 충동질 하였으나, 끝내 넘어가지 않고 아름다운 형제관계를 유지하였는데, 바로 형인 유메네스 2세는 사랑스런 동생인 필라델푸스(앗탈로스 2세)에게 왕위를 계승해 주는 신실함을 보여 주었다.

이제 왕위를 물려받은 앗탈로스 2세는 동쪽으로 세력을 넓히는 전초기지로 이곳에 도시를 건설하게 되는데, 바로 이 도시의 이름을 자신의 이름을 사용하여 필라델피아로 명 하였다.현재 빌라델비아 교회가 있는 도시는 리디아 왕국의 수도인 사데 지역에서 동남쪽으로 약40km 떨어진 곳으로 서쪽으로는 버가모와 사데와 연결되고 동쪽으로는 라오디게아와 히에라볼리를 잇는 교통의 요지 선상에 위치하고 있다. 따라서 빌라델비아 교회에게 주신 말씀 가운데 ‘네 앞에 열린 문을 두었으되’라는 의미는 빌라델비아에 세워진 교회가 지리적으로 복음을 전할 수 있는 좋은 위치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의미에서 사도 바울은 드로아에 이르자 하나님이 주신 유럽 선교의 절호의 기회를 ‘주안에서 내게 복음의 문이 열렸다’고 하였다.(고후2:12).

8 볼지어다 내가 네 앞에 열린 문을 두었으되 능히 닫을 사람이 없으리라 내가 네 행위를 아노니네가 작은 능력을 가지고서도 내 말을 지키며 내 이름을 배반하지 아니하였도다 (계3:8)

기록에 의하면 이 도시는 주후 17년과 23년에 대지진으로 인해 파괴되었다. 이 도시가 파괴된 것을 안타깝게 여긴 티베리우스 황제는 도시를 재건하기 위해 많은 재정을 지원하였으며 이를 고맙게 여긴 이곳 주민들은 감사하다는 표시로 ‘네오 가이사랴’로 부르기도 하였다. 이제 차로 터어키에서 최대 포도 생산지로 알려진 이곳 빌라델비아의 넓은 평원을 지나 시내에 들어오면 이 지역의 특산품으로 알려진 큰 포도송이를 한 마스코트에 눈길이 간다. 그만큼이 도시가 과거 용암이 분출한 화산재로 인해 비옥한 땅이 되어 포도를 생산하기에 알맞은 곳임을 실감하게 한다. 진입로에 차를 세우고 좁은 길을 따라 가다보면 갑자기 웅장한 비잔틴 시대에 만들어진 큰 건축물을 만나게 된다. 이곳이 바로 성 요한 교회라고 하는 곳으로 6세기 비잔틴시대에 세워진 건물 일부만이 보이는데, 건물 한 귀퉁이에는 빛바랜 오래된 성화가 새겨져 있고 부셔져 이후 증축된 건물을 받치고 있는 웅장한 기둥을 보고 깜짝 놀라게 된다. 기둥의 두께가 유독 다른 곳에 있는 건물 기둥보다 서너 배가 더 크고 두껍기 때문이다. 빌라델비아 교회는 요한계시록에 나오는 소아시아 일곱 교회 중에서 서머나 교회와 함께 칭찬받은 교회이다. 그러나 그 교회는 다른 교회와 달리 ‘작은 능력을 가지고서도 내 말을 지키며내 이름을 배반하지 아니 하였도다’라는 칭찬을 받았다. 이러한 의미에서 빌라델비아 지역에 세워진 교회는 소아시아에 있던 다른 교회들 보다 규모면에서 크거나 힘이 있는 교회가 아니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은 당시 소아시아의 다른 교회들이 겪은 우상과 황제 숭배 사상에도인내하며 견고하게 믿음을 지켰다. 그러므로 주님은 이러한 시험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인내하며 믿음을 지키는 자에는 성전의 기둥이 되게 하고 새 예루살렘의 이름과 새 이름을 주시겠다고 약속하고 있다.

10 네가 나의 인내의 말씀을 지켰은즉 내가 또한 너를 지켜 시험의 때를 면하게 하리니 이는 장차온 세상에 임하여 땅에 거하는 자들을 시험할 때라 11 내가 속히 오리니 네가 가진 것을 굳게 잡아 아무도 네 면류관을 빼앗지 못하게 하라 12 이기는 자는 내 하나님 성전에 기둥이 되게 하리니 그가 결코 다시 나가지 아니하리라 내가 하나님의 이름과 하나님의 성 곧 하늘에서 내 하나님께로부터 내려오는 새 예루살렘의 이름과 나의 새 이름을 그이 위에 기록하리라 (계3:10~12 )

빌라델비아 교회를 순례하고 돌아오는 길에 우리는 아직도 교회를 떠받치고 있던 그 웅장한 건물 기둥이 눈앞에 어른거림을 느끼게 되었다. 아마 이 건물을 떠받치고 있는 기둥은 초대 교회당시 이곳에 있었던 성도들이 신앙을 지키기 위해 겪은 모든 풍상(風霜)을 말해 주는 것이자, 현재 이곳을 지배하고 있는 이슬람 세력 앞에서도 신앙의 승리와 부활을 바라보는 현지 교회와 현지 그리스도인의 인내하는 삶의 모습과도 같아 보인다. 이제 우리 일행은 비록 적은 소수이나 하나님의 자녀로 신실하게 생활하며 열린 문을 통해 복음전도에 힘쓰는 현지 교회와 형제와 자매들을 위해 용기를 잃지 말 것을 기도하였다. <계속>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