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자이신 예수님, 한국교회엔 없다”

  • 입력 2018.08.10 08:54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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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에게 예수님은 어떤 분이신가?”

100여명의 목회자가 듣는 가운데 한성열 박사가 던진 질문이다. 누구보다 예수님을 잘 안다고 여겨지는 목사들에게 주어진 질문이라기엔 난 데 없어 보였다. 하지만 한 박사의 강의가 이어지면서 목회자들은 ‘아멘’을 외치고 고개를 끄덕이며 예수님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는 것에 동의했다. 그리고 앞으로의 목회에 있어 상담자이신 예수님을 높이리라 다짐했다.

(사)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연합회(이사장 유영섭 목사, 대표회장 강용희 목사) 신학협의회(회장 김의경 목사)가 주최한 제17차 신학세미나가 ‘예수님은 상담자’라는 주제로 지난 9일 서울시 연지동 여전도회관에서 개최됐다.

이날 세미나 강사로는 고려대 심리학과 명예교수이자 한국생활상담협회장, 상담목회아카데미 예상 원장, 상담교육원 만남과풀림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한성열 박사가 초청됐다.

한 박사는 “예수님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분명하게 깨닫느냐가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이에 따라 그분과 관계를 맺는 양상이 달라지게 되기 때문”이라며 예수님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눈앞에 보이는 대상조차도 사람마다 다르게 평가한다. 하물며 예수님이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분에 대해 어떤 분이라고 생각하며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가는 매우 중요하다”며 “이 질문은 신앙생활을 하면서 계속 되물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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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박사는 이사야서 9장6절에 메시아에 대해 설명되어 있는 성경구절을 인용하며 예수님을 △기묘자요 모사 △전능하신 하나님 △영존하시는 아버지 △평강의 왕이라고 제시했다.

한 박사는 “어는 곳에 가서 강의를 하든지 이 네 가지 중 가장 좋아하는 예수님을 선택하라고 하면 ‘기묘자요 모사’를 선택하시는 분은 거의 없다. 가장 권위있는 영어 성경인 NIV는 이 부분을 ‘Wonderful Counselor’(훌륭한 상담자)라고 번역했다”며 “이사야가 앞으로 오실 메시아를 소개할 때 가장 먼저 언급한 것이 ‘Wonderful Counselor’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이상하게도 우리나라 교회에서는 이 분이 없다”고 지적했다.

한 박사는 ‘Wonderful Counselor’로서의 예수님이 한국교회에 없는 현실과 한국교회가 갈수록 외면당하고 성도들이 줄어드는 현상이 결코 무관하지 않다고 지목했다.

최근의 설문조사 결과를 제시한 한 박사는 “오늘날의 젊은이들은 작고 건강한 교회, 마음의 평안을 얻을 수 있는 교회를 원한다. 젊은이들이 교회를 떠나는 것은 지금의 교회에서 마음의 평안을 얻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라며 “양적 성장에만 몰입하고 100년 동안 해온 똑같은 방법으로 교회를 운영하려 한다면 교회의 미래는 없다”고 꼬집었다.

그렇다면 마음이 괴로워서 평안을 얻기 위해 교회를 찾은 사람들이 원하는 예수님은 어떤 예수님일까. 한 박사는 바로 상담자로서의 예수님이라고 강조했다.

한 박사는 “뛰어난 상담자이신 예수님은 마태복음 11장28절에 상담이 무엇인지 정확한 정의를 내려주셨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이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이것이 상담자가 하는 일”이라며 “우리는 예수님을 막연하게 소개하기보다 쉽고 구체적으로 소개해야 한다. ‘보혜사’라는 어려운 말 대신 ‘상담자’라는 쉬운 말로 소개할 때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기가 더 쉬워진다”고 제안했다.

한 박사는 “목사님들이 좋아하는 예수님과 젊은이들이 원하는 예수님과는 큰 괴리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오늘날 젊은이들은 힘들 때 쉬고 싶은 예수님을 원한다”며 “이제 우리는 잃어버렸던 예수님의 모습, 상담자로서의 예수님을 다시 찾아야 한다”고 도전했다.

이어 “교회를 다니거나 다니지 않거나 누구라도 무거운 짐이 있다면 제일 먼저 교회부터 찾아야 한다는 인식을 사람들에게 심어줘야 한다”며 “교회에 가면 위로와 평안이 있다고 생각할 만큼 교회가 변해야 한다. 왔다가 실망하고 떠나는 교회가 아니라 삶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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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히 성경 속 삭개오의 예를 제시한 한 박사는 “삭개오는 세리장으로써 사회적 지위를 가진 부자였지만 가족들에게조차 외면당하는 불행한 사람이었다. 그가 예수님을 만나고 나서 크게 변화되어 구원받았다. 이 과정이 상담이다”라고 주목했다.

한 박사는 “성경 속에서 예수님이 길을 가다가 이름을 불러준 사람은 삭개오가 유일하다. 예수님은 나무 위에 올라가 있는 삭개오에게 다가가 ‘이름을 불러’주셨고, ‘내려오라’고 하신 뒤 ‘오늘 밤 너의 집에서 내가 묵겠다’는 세 마디를 하셨다. 그러자 삭개오는 즐거워하며 예수님을 모시고 갔다고 기록되어 있다”며 “집으로 간 삭개오는 예수님을 ‘주여’라고 불렀다. 호칭이 바뀐 것이다. 전도자들의 목적이 바로 이거 아닌가. 예수님을 만나고 즐거워져서 ‘주님’이라고 고백하도록 하는 일을 한국교회가 담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 박사는 “한국교회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은 아주 간단하다. 교회에 들어온 사람이 나갈 때 즐거워하느냐만 보면 된다. 거기에는 굉장히 복잡하고 어려운 신학이 들어갈 필요가 없다”며 “예수님이 상담자이시고, 예수님이 계신 곳이 교회라며, 교회는 당연히 상담소가 되어야 한다. 교회는 이 일을 지금까지 너무나 등한시해왔다. 믿기만 하면 복 받는다는 말만 계속 해왔다. 이제는 수고하고 짐 진 자들이 즐거워질 수 있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고 제시했다.

그러면서 한 박사는 “목회자들이 하나님에 대해서는 잘 알지만 사람의 마음에 대해서는 너무 모른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사람이 찾아왔을 때 어떻게 상담해줘야 하는지 너무 모르고 있다. 성경구절 인용하고 기도해주는 것은 상담이 아니다”라며 “상담을 배우라. 공부하라. 본인만 변하는 것이 아니라 사모가 즐거워지고 교인들이 변하게 된다”고 권했다.

이날 세미나는 김의경 목사의 인도로 강진명 목사(신학협 부회장)의 기도, 함배옥 목사(신학협 부회장)의 요한복음 4장5~10절 성경봉독, 한성열 교수의 강의, 박영임 목사(신학협 회계)의 헌금기도, 이명숙 목사(신학협 서기)의 광고, 강용희 목사의 축도 순으로 드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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