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도 권위를 잃었는가!

  • 입력 2018.09.21 09:43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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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가을 장로교회의 정기총회는 ‘교회세습’이 가장 뜨거운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또 하나의 후유증을 예고하며 막을 내린 듯하다. 지난해부터 교회 안팎으로 많은 사람들의 입에 회자되었던 서울의 모 대형교회 담임목사직 부자세습을 놓고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총회장 림형석) 제103회 정기총회는 총회 규칙부가 내린 ‘교회 세습이 적법하다’는 판결을 부결함으로써 지난(持難)했던 싸움의 결과는 교회의 완패로 끝나는 듯했다.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약칭 세반연, 공동대표 김동호 백종국 오세택)는논평을 내고 예장통합의 결정을 환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아울러 후임으로 취임한 아들 목사의 자진 사임을 촉구했다. 그런데 문제는 이것으로 정리가 되지 않을 것 같다는 데 있다. 총회의 결정을 지켜 본 당사자인 교회가 총회의 결의에 불법성이 내포되어 있다며 이에 불복을 선언하고 나선 것이다. 그 불법성의 근거로 총회 재판국의보고를 거부한 것을 내세우며 법적 대응까지 시사하고 있어 그 귀추를 지켜볼 수밖에 없을 것 같다.진작부터 세상 언론들과 세인들이관심을 가지고 지켜본 바이기에 아름다운 결말을 보기를 기대했던 것이 매우 실망스러울 수밖에 없게 되어 가는 것 같아 마음이 매우 씁쓸하다.

총회의결정에 ‘더 이상 가만있지 않겠다’는 결의를 보이는 것을 보면 필시 예장통합 총회와 교회 사이에 더 큰 전쟁(?)의 먹구름이 끼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어 보이기 때문이다. 그 뿐 아니라 한국 교회 안에 흐르는 기류 또한 호(好)와 불호(不好)가 알게 모르게 형성되고 있음이 분명하다. 다만 그것을 드러내지 않은 채 먼 산 바라보듯 바라보고 있는 기회주의자들 또한 적지 않은 것으로 짐작이 간다. 이 점이 특별히 염려되는 것은 이로 인한 대형교회와 중소교회 사이의 새로운 앙금이 더욱 짙어 지지나 않을까 걱정이다. 작은 교회들은 대체로 세습을 걱정할 일도, 애초부터 굳이 세습을 꿈꿀여유 조차도 없는 형편이 대부분일 터이니 이런 비난에 오히려 박수를 보낼 법도 하거니와 오늘날 교회들이 염려하고 있는 교인 수 감소의 탓으로 돌리기 십상일 것이다. 물론 대형교회라 하여 모두가 부자간의 세습을 도모하거나 꿈을 꾸는 것은 아닐 것이다. 교회윤리의 측면에서나 세상의 도의에 비추어 오히려 이를 반대하는 일에 적극적인 교회들도 적지 않다고 본다. 그런가 하면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겠다고 하는 자세로 방관하는 교회들 또한 적지 않아 보인다.

한국 교회가 더 이상의 뒷걸음질을 멈추고 다시 부흥의 길로 내달아야 할 지금, 시대적 사명을 앞에 놓고 통회하고 자복하며 기도해야 할 때이다. 부자세습으로 문제가 된 당해 교회의 아무개 장로는 공중기도에서 (교회를 흔드는 세력들로 인해) ‘예수님이 울고 계신다’고 기도했다고 한다. 어쩌면 답을 여기에서 찾아야 할는지도 모른다. 예수님은 과연 무엇을 보고 울고 계실까하는 것이다. 부자간의 세습을 옳게 여기시고 이를 반대하는 사람들 때문에 울고 계시는 지, 아니면 반대로 부자세습으로 인한 교회의 위상이 사회적으로 추락하고 하나님의 권위가 땅에 떨어지는 모습을 보고 울고 계실는지, 하나님의 응답이 듣고 싶다. 교회의 최고 상급기관인 총회의 결의를 두고 ‘교회에 저주와 아픔과 멸망을 가져다 준 그들을 잊으면 안 된다.’며 비분강개하는 목소리를 예수님은 과연 어떻게 듣고 계실까, 이점 또한 깊이 묵상해봐야 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가장 아파해야 할 것은 총회를 향한 교회의 반격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총회의 실추된 권위가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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