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문제 알리고 기도한 선교단체가 가짜뉴스 공장?

  • 입력 2018.10.02 19:26
  • 기자명 강원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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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더 대표 “언론권력 남용해 신앙·양심·표현의 자유 억누르는 처사”

언론회 “동성애·난민 혐오 여부 왜곡·표적 보도 심각, 기독교 공격 의도”

‘가짜뉴스 배포자’ 낙인찍힌 25인, 한겨레 탐사기획팀에 공개토론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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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신문 탐사기획팀이 9월27일 기획기사를 통해 기독교를 ‘동성애·난민 혐오 가짜뉴스의 발원지’로 지적하고 에스더기도운동본부(대표 이용희 교수, 이하 에스더)를 ‘가짜뉴스 공장’으로 지칭해 논란이 일었다.

에스더가 인터넷 사역자와 미디어 선교사를 길러내 ‘댓글부대’를 양성했고, 이용희 대표를 정점으로 한 기획실에서 △성소수자 혐오 △북한 관련 안보 위기 강조 △문재인 박원순 등 특정 정치인 관련 부정적 게시물 게재 등의 ‘가짜뉴스’를 만들어 배포했다는 내용이 기획기사의 주요골자다.

한겨레 탐사기획팀은 이후 ‘에스더, 2012년 대선 때 문재인 후보 가짜뉴스 전파’ ‘에스더 전직 청년 활동가 “이용희 대표 등이 가짜뉴스 총지휘”’ ‘에스더, 박근혜 국정원에 ‘우파 청년’ 양성자금 요청’ 등의 후속보도를 통해 논란을 증폭시켰다.

이에 에스더기도운동본부를 비롯해 가짜뉴스 유포자로 지목된 25명이 ‘한겨레신문 가짜뉴스 피해자 모임’(이하 피해자모임)을 결성하고 2일 서울상공회의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한겨레신문의 보도를 전면 반박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날 반박자료를 통해 한겨레가 동성애 관련 가짜뉴스로 지목한 △캐나다 항문성교 교육 △차별금지법 징역형 △한국 에이즈 위험국가 △영국 복음 전파 체포 △동성애자 수명 30년 단축 △무세베니 하나님 사람 △메르스, 에이즈 결합 슈퍼 바이러스 창궐 우려 △동성애 합법화하면 수간도 합법화 △동성애 케이크 제작 거부 미국인 1억6000만원 벌금 폭탄 △동성애 하면 에이즈 걸린다 △동성애 커플 주례 거부 목사 징역형 등의 기사의 근거를 직접 제시하기도 했다.

피해자모임은 “한겨레신문이 대표적인 가짜뉴스로 지목한 22개 중에는 50% 이상이 동성애에 관련한 내용이었고, 대부분은 가짜가 아닌 사실이어서 한겨레신문이 오히려 ‘가짜뉴스’의 온상임이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한겨레신문이 가짜뉴스라고 낙인찍은 대부분은 내용의 진실여부를 본인들이 직접 확인하지도 않았고, 인터넷에 있는 다른 사람의 주장을 그대로 인용하고 있다”며 “그들이 거짓뉴스의 운영 및 배포자라고 지명한 사람들이 어떤 주장을 하였는지 정확한 분석이나 근거도 없이 단순히 기계적 프로그램을 돌려 나온 수치만 가지고 실명을 거론하며 단정 짓고 매장했다”고 비난했다.

피해자모임은 이번 한겨레신문의 보도에 대해 “동성애와 급진 이슬람, 심각한 북한 인권 문제 등을 알려온 한국교회와 시민사회에 대한 합법적인 활동을 위축시키려는 의도가 숨어있다고 판단된다”고 지적하면서 이번에 지목된 피해자들을 중심으로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뜻을 천명했다.

특히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이용희 대표는 “한겨레가 사실과 전혀 다른 가짜 뉴스들을 남발 보도함으로 선교단체 에스더와 25명의 기독교인 전문가들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시켰으며, 동시에 기독교를 혐오했다”고 토로했다.

이 대표는 “누구보다 공정해야 할 언론이 허위사실과 가짜뉴스들을 남발하며 표적을 정하여 악의적으로 보도한 것에 대해 목적과 그 배후가 반드시 밝혀져야 할 것”이라며 “이는 동성애 법제화를 반대하는 기독교 세력을 말살시키려는 의도로 간주된다. 언론권력을 남용하여 신앙의 자유, 양심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억누르는 처사”라고 개탄했다.

한국교회언론회(대표 유만석 목사)도 즉시 논평을 발표하고, 한겨레신문이 동성애·난민을 혐오하는 세력을 찾는다는 구실로 왜곡과 표적보도를 하고 있다고 문제제기했다.

언론회는 “에스더기도운동본부는 동성애 문제, 북한 구원 문제, 이슬람 문제 등을 놓고 기도하는 선교단체다. 그런데 한겨레의 보도는 정상적인 선교단체를 ‘가짜뉴스 공장’이라는 매우 투박하고, 불명예스런 집단으로 몰아가면서 이를 극우 기독교 단체로 연결시키고, 그로 인하여 기독교 전체를 공격하려는 의도로 보여진다”고 밝혔다.

언론회는 특히 이번 한겨레의 기획기사가 과연 진정으로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키는 기사인지 여부에 대해 의문을 던졌다. 언론회는 “한겨레의 이번 기사는 누가 동성애와 난민에 대하여 혐오하고 있는지 여부를 왜곡·표적 보도했다”며 “동성애 문제와 난민 문제가 사회적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는 가운데, 국민 대다수는 동성애로 인한 국민의 건강과 보건, 세금의 잘못된 사용으로 인한 국민적 손해는 없는지, 난민으로 인한 우리 국민에 대한 폭력이나 사회적 불안요인은 발생하지 않는지를 알고 싶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언론회는 “국민들의 보건과 건강에 관련된 문제를 제대로 알 수 없도록 알권리를 충족시켜 주지도 못하면서 이에 대한 반성조차 없는 언론을 어떻게 신뢰하겠는가”라며 “SNS를 통해 국민들에게 경각심과 함께 사회적 문제를 놓고 기도하도록 돕고 있는 선교단체를 ‘가짜뉴스 공장’으로 매도하는 것이 언론의 기획보도가 된다니, 그것이 자랑스럽고 떳떳한 일인가”라고 개탄했다.

한편 에스더기도운동본부와 가짜뉴스 배포자로 지목된 기독교 전문가들은 한겨레신문 양상우 사장을 비롯해 탐사기획팀 김완 박준용 변지민 기자에 대해 명예훼손과 손해배상청구 등 민·형사상 모든 법적 조치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한겨레가 가짜뉴스라고 선정한 22개 주제에 대해 빠른 시일 내에 ‘생방송 공개 토론’을 제안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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