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형편에도 장학금 약정한 ‘기사님 식당’

  • 입력 2018.10.16 11:49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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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대학교 앞에서 ‘기사님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김영자 씨(60, 여)가 지난 15일 ‘백석후원의집’으로 등록하고 매월 일정액을 장학금으로 내놓겠다고 약정했다.

10여년간 식당을 운영해온 김 씨는 올해 초 백석대 앞 상가로 가게를 이전했다. 문제는 김 씨의 가정 사정이 그다지 여유롭지 못한 가운데서도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을 약정했다는 데 있다.

김 씨는 오히려 “남편이 척수염을 앓고 있다. 겉으로 보기엔 멀쩡한데 주기적으로 병원에 가야 해서 치료비가 만만치 않게 든다. 더 많이 베풀고 싶지만 먹고 사느라 여력이 없어 미안하다”고 말했다.

김 씨가 운영하는 ‘기사님식당’은 매일 아침 6시에 문을 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침을 먹으러 올지도 모르는 학생들을 위해 명절을 제외하곤 아침 일찍 가게를 오픈한다.

김 씨는 “한창 배고픈 나이다. 아침 먹으러 올 수도 있으니 일찍 연다. 밥이나 반찬 먹고 싶은 만큼 계속 더 준다. 마음 같아서는 학생들이 생선이나 채소도 잘 먹었으면 하는데 요즘 친구들은 고기만 좋아해서 큰일”이라고 걱정하기도 했다.

기사님식당을 자주 찾는다는 백석대 보건학부 이경혜 씨(25, 여)는 “부모님과 떨어져 지내는 자취생, 기숙사생들에게 제대로 된 집밥을 먹을 수 있는 식당”이라며 “늘 잘 먹는 학생들을 기억하시고 채워주시는 모습이 이젠 친근하고 포근하다. 사장님 내외분이 건강하게 오래 장사하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김영자 씨는 “많은 금액을 약정하지 못해 미안하다”며 “학생들이 항상 따뜻한 밥을 먹을 수 있도록 늘 식당에서 기다리고 있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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