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는 길

  • 입력 2018.11.01 10:25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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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담양 목사
[프로필]
◈시인 

◈임마누엘교회 담임목사

얼마전 저는 몽골이라는 나라에 선교 사역을 하러 간적이 있었습니다. 작은 버스를 타고, 푸른 하늘과 초록색으로 옷 입은 초원, 조용히 풀을 뜯는 양과 말없이 길을 인도하는 목자를 바라보며 바쁜 일상으로 매마른 마음에 한잔 따스한 차를 마시는듯 위로와 해방의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오랜 시간차를 타고 길을 지나면서, 문득 나는 과거의 잘못을 후회하며 아버지께 돌이키는 탕자의 모습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탕자의 비유를 떠올릴 때, 탕자가 아버지께 돌이키는 광경은 슬프고, 우울합니다. 과연 그렇게 슬픈 광경일까요? 저는 탕자가 아버지께 돌이킬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마음속에 아버지를 향한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믿습니다. 오래 전 아버지가 아들의 눈을 바라보며, “나는 너를 사랑한다!”는 이 사랑의 확신이, 죄 안에 거하며, 실패로 점철된 그의 발걸음을 아버지께로 인도했다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비록 힘이 없고 연약한 발걸음이지만, 아버지께로 돌아가는 길의 풍경은 참 아름다웠을 것입니다. 우리의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수님을 알고, 교회를 오랜 세월 다니며, 많은 말씀을 들었습니다. 귀한 직분도 맡아서 열심히 살았습니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우리의 마음은 매마른 강처럼, 그 채워지지 않는 갈급함을 해갈하기 위하여 세상을 붙들고, 사람을 붙들고, 죄의 단맛을 찾아다니고 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 주님과 가까이 있지만, 마음으로는 탕자처럼 주님과 떨어진 인생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사랑하는 당신이여! 당신 마음 깊은 곳에는 한 결 같이 사랑하시는 하나님 아버지의 은혜의 초대장이 있음을 알고 있습니까? 그러니 오늘 세상이 쥐어준 쥐염열매를 버리고, 주님께 돌아갑시다. 돌아가는 그 길만큼 아름답고 행복한 추억은 없을 것입니다.

세월이 지나고

몸은 시들어져도

봄소풍을 기다리며

잠 못 이루는 어린아이처럼

아침이 설래이는 나는

소망입니다

봄바람에 몸을 실어

나르는 꽃잎처럼

내 마음 소망의 바람에 실어

나르고 날아갑니다.

푸른 잎사귀로 단장한 초원

아무 말 없이 평안하게

풀을 뜯는 양의 무리

푸른 도화지에

하얗게 쓰여진

구름을 매만지며

비파를 치며

노래하던 다윗이

내 모습 같습니다.

비록 내 세울 것 없고

가진 것도 없으며

마주설 자신은 없지만

깊고 깊은 마음의 방

보석함 속에

간직해둔 이 소망을 손에 쥐고

그리운 고향으로

그리운 당신의 품으로

그리운 그 향기를 고대하며

오늘도 나는

한걸음 한걸음씩 내딛고 있습니다.

저 멀리

밤마다 별을 헤아리며 그리워하던

풍경이 두 팔을 벌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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