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순례(3)

  • 입력 2018.11.08 12:01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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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수 목사
▣ 영월주님의교회 
▣ 전 터키 선교사
 
 

빌립보(Philippi) II (행 16:16~40)

빌립보에서 자주 장사를 했던 여성 사업가인 루디아는 요한계시록에 언급된 소아시아의 7개 교회가운데 하나인 두아디라가 고향이었다. 그녀는 사도 바울이 전한 복음을 듣고 비록 초신자였으나 큰 은혜를 입어 바울, 실라, 디모데, 누가 등 4명이나 되는 선교팀에게 기꺼이 자신의 집을 내주고 유럽 선교의 전초기지로 삼도록 했다. 하지만 이러한 헌신과 기쁨도 잠시인 듯, 사도 바울 일행은현지에 있는 사단의 세력과 능력 대결을 하게 된다. 귀신의 힘을 빌어 점을 쳐서 돈을 벌던 여종을 예수의 이름으로 고치게 되자 수익이 없어짐을 알게 된 그녀의 주인은 바울 일행을 성을 어지럽히는 자로 관가에 고발하여 바울 일행은 감옥에 갇히게 됐다. 바울이 고발당한 이유는 겉으로는 그곳풍속을 어지럽힌다는 명목이었으나 실상 돈으로부터 수익의 소망이 끊어졌기 때문이었던 것이다. 여종의 주인의 고발 내용을 들은 일에 대하여 선교 동역자였던 누가는 22~24절에 당시 정황을 이렇게 묘사하고 있다.

22 무리가 일제히 일어나 고발하니 상관들이 옷을 찢어 벗기고 매로 치라 하여23 많이 친 후에 옥에 가두고 간수에게 명하여 든든히 지키라 하니 24 그가 이러한 명령을 받아 그들을 깊은 옥에 가두고 그 발을 차꼬에 든든히 채웠더니 이제 여주인의 고발을 듣자, 빌립보 장터에 나와 있던 무리들은 합세하여 바울과 실라를 죽여라 하며 군중심리가 발동되었고 놀란 상관들이 부하들에게 명령하여 그의 옷을 찢어 벗기고 매로 치라하고 바울과 실라를 깊은 감옥에 넣고 “발을 차꼬에 든든히 채워” 가두었다. 그런데 성서학자들의 말에 의하면 실제로는 널빤지에 뚫은 다섯 개의 구멍 속에 바울과 실라의 목과 두 팔과 발목이 끼워졌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니 그들은 꼼짝달싹 할 수 없는 상태로 감옥에 있게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흥미로운 사실은 그렇게 여종의 주인들이 고발하고 상관들이 옷을 벗기고 매로 치라고할 때 ‘왜 때리느냐?’ ‘좀 알아보고 때려라’ ‘얘기 좀 해보자’ ‘재판장을 만나자’ ‘빌립보 시장을 만나자’ 하고 따질만한데 그냥 매를 맞았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재판도 받지 않고 맞는데도 한 마디의 변명도 없이 자신의 정당성을 피력 하려고도 하지 않고 그저 온유함과 겸손한 가운데 매를 맞은 것을 보면서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시며 당하신 고난이 연상됨을 느낀다. 이러한 의미에서 사도 베드로는 고향을 떠나 그리스도인으로서 복음을 위해 흩어져 신앙생활을 하는 신자들을 격려하면서 베드로전서 2장19절 이하에 사랑하는 성도들을 위로하는 말씀을 하고 있다.19 부당하게 고난을 받아도 하나님을 생각함으로 슬픔을 참으면 이는 아름다우나20 죄가 있어 매를 맞고 참으면 무슨 칭찬이 있으리요 그러나 선을 행함으로 고난을 받고 참으면 이는 하나님 앞에 아름다우니라교회 생활이나 하나님의 일을 하면서 세상을 살아가다보면 때로 우리도 애매한 고난을 당할 때가있다. 그럴 때 원인을 찾아 자신의 무죄를 항변하려고 하는 마음이 생기지만, 바울과 실라처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고난이라면 인내하고 달게 받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본다. 그 결과는 아름답게 나타날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매를 맞아 피투성이가 된 채 감옥에 갇혀 있는 바울과 실라의 한 단계 높은 신앙인의 모습을 누가는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25 한밤중에 바울과 실라가 기도하고 하나님을 찬송하매 죄수들이 듣더라 이들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을 겪고 또한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에 불평하거나 원망하지 않고 기도하고 찬양하는 성숙한 신앙인의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우리는 이 아름다운 믿음의 사람들을 보면서 절망적인 환경에서도 기도하고 찬송하는 자세가 얼마나 귀한 것인가 하는 큰 교훈을 얻게 된다. 하지만 바울 일행의 이 숭고한 모습을 주변에 있는 죄수들이 그날 밤 주목하여 경청하였고 하나님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므로 하나님은 이들을 위해 지진으로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알리시자 죄수를 지키고 있던 간수는 죄수들이 도망한 줄 알고 자결하려는 순간 바울은 큰 소리로 이를 막았다. 정신을 차린 간수는 등불을 들고 감옥을 살펴보고 도대체 이 사람들이 어떤 사람일까? 하는 경건한 두려움에 빠지게 되었던 것이다. 이제 사도 바울 일행을 감옥에서 데리고 나온 후에 그는 겸손하게 자신과 온 가족이 “선생님들이여 내가 어떻게 하여야 구원을 받으리이까?”(30절) 질문을 하고는 온 가족이 모두 세례를 받았다. 그러므로 하룻밤 사이에 절망의 밤이 바뀌어 간수의 가정의 복음화가 이루어진 것이다.

예수님을 위한 고귀한 희생이 열매를 맺게 된 것이다.기도처를 찾다가 루디아를 만난 곳에 세워진 루디아 기념교회를 돌아 차로 5분을 가면 회당식교회인 바실리카를 만나게 된다. 빌립보에는 바실리카가 두 곳이 있는데, 바실리카A에서 바실리카B로 가려면 중간에 아스팔트길을 지나가야 하는데 길을 건너기 바로 전에 바울의 감옥이 있다. 바로 이곳이 바울이 복음을 전하다 갇힌 감옥으로 추정되는 곳이다. 어둡고 답답한 감옥에서 기도하고 찬미하던 사도 바울 일행의 찬미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이제 우리 일행은 바실리카B의 웅장한 기초석을 보면서 이 후 이곳에 많은 선교의 열매가 맺히게 되었음을 알게 되었다. 그러므로 주를 위한 고난은 우리에게 늘 아름다운 열매가 되어 돌아오게 됨을 깨닫게 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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