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밍 성범죄’ A 목사 아버지 입장 밝혀

  • 입력 2018.11.08 23:00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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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루밍 성범죄’라는 생소한 개념까지 등장시키며 물의를 빚은 인천 모 교회 A 목사. 인터넷 상에서 SNS, 블로그, 카페 등을 막론하고 그의 사진과 실명이 무서운 속도로 번지고 있다. 이와 함께 A 목사의 아버지인 B 목사의 사진과 실명, 심지어 다른 가족들의 정보까지 일명 ‘신상털기’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피해 여성들의 입장과 목소리가 각종 언론을 비롯해 인터넷 상에 자세히 알려지고 있는 반면 A 목사측의 입장은 전혀 밝혀진 바가 없었다.

이러한 가운데 그동안 언론과의 접촉을 끊고 칩거하던 B 목사가 가족들의 상황을 알리며 모 언론을 통해 사과와 입장을 밝혔다.

B 목사는 “아들의 일로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 죄송하다는 말 밖에는 뭐라 드릴 말씀이 없다. 관계자와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며 “아들이 잘못을 했다면 응당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족 모두가 이로 인해 충격 속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들의 일로 상처를 받은 분들을 생각하면 지금 저희들이 겪고 있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다”라며 “가족들의 신상이 모두 공개되어 아무것도 할 수 없지만 아버지, 엄마, 누나로서 참회하며 문제 해결을 위해 힘쓰고 있다”고 전했다.

B 목사는 “저와 가족들에 대해 사실과 너무도 다른 내용들로 여론 몰이를 하는 것을 보면서도 그저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었다”면서도 “관계자들의 입을 막으려 한 사실은 전혀 없다. 고소를 부추기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김디모데 목사는 2018년 10월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간통죄도 폐지된 마당에 나는 천명의 여자랑 자도 무죄다’라는 제목으로 A 목사와 B 목사의 사진, 이력 등을 공개하면서 A 목사가 필리핀으로 도피했다고 게재했다.

B 목사는 “26명이 당했다고 일방적으로 사실과 다른 내용을 퍼뜨려 너무나 충격을 받았다. 이런 숫자가 어디서 나왔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어 “아들은 도피한 것이 아니라 필리핀에 한참 전에 한 주간 다녀온 것인데 이를 현재까지 도피하고 있는 것으로 퍼뜨렸다”며 “전혀 사실이 아님에도 모든 언론들이 도피한 것처럼 보도하여 파렴치한 가족으로 몰렸다”고도 했다.

또한 “팟캐스트 방송에서 저에 대해 정신문제가 있다는 취지로 말을 했다. 빨래, 식사, 옷 정리 이런 모든 것을 사모 대신 여 권사가 해주고 있다는 것, 방에서 부적절한 행위를 하고 있는데 거실에서 사모가 아무 말도 안 했다는 것 등 모든 것이 거짓”이라며 “가족 전체의 정신이 이상하다는 이미지를 심기위해 그런 것 같다. 잘못한 것이 있으면 법대로 처벌을 받아야 하지만 사실과 다른 내용이 있으면 바로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아버지가 가진 정치력으로 아들의 성범죄를 덮으려 했고, 피해 아이들을 이단으로 몰고 교인을 통해 회유하거나 외압을 가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B 목사는 “교단에서 그만한 정치력을 가진 것도 없고 그럴 힘도 없는 목회자다. 회유하거나 외압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B 목사의 입장을 최초 보도한 언론은 B 목사가 아들을 도피시키기 위해 필리핀에 선교관을 증축하려 했다는 주장도 교회측에 확인 결과 사실 무근이라 주장했다고 전했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B 목사는 아버지로서 책임지기 위해 최근 교회에 사임 의사를 밝혔고, A 목사의 어머니는 극심한 스트레스와 충격으로 암이 재발해 수술 뒤 입원치료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B 목사는 아내의 병실을 지키고 있다. A 목사의 누나도 인터넷상에 신상이 공개된 이후 학교를 그만둘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있는 등 A 목사의 범죄와는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가족들까지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인천 모 교회 사건은 A 목사의 아버지 B 목사가 교계의 유력한 인사라는 이유로 얼굴과 실명이 공개되기 시작하더니 여성인 나머지 가족들의 신상마저 공개되어 일가족이 파탄 지경에 이르게 됐다.

목회자의 성적 일탈로 이슈가 되어 피해자측의 입장만 공개되어왔던 이번 사건에서 가해자로 지목된 A 목사의 아버지가 일부 반박하고 나섬에 따라 양측의 공방이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편 인천지방경찰청 여청수사계는 지난 7일 내사에 착수했다고 밝혔으며, 어떤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김디모데 목사는 오는 9일 오전9시30분 인천 부평경찰서에서 언론을 상대로 추가로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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