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원문의 의미를 우리말로 읽는다

  • 입력 2018.11.09 08:57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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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들이 읽기 힘든 성경을 원어에 가장 가깝게 번역하여 쉬운 문장으로 기록하고, 주석까지 달아 이해를 돕는 ‘원문번역 주석성경’(쿰란출판사)이 완간됐다. 기출판된 신약에 이어 이번에 구약까지 완간됨으로써 현대 신앙인들이 누구나 쉽게 성경을 읽고 이해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원문번역 주석성경’을 번역하고 주석한 이는 한국교회 최고의 헬라어·히브리어 권위자인 고영민 박사(백석문화대 전 총장)다. 고 박사는 이 두 권의 신구약 ‘원문번역 주석성경’을 위해 무려 17년 동안 은거하며 작업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아담이 말하였다. “하나님께서 함께 하라고 저에게 주신 그 여자가 그 나무 열매를 저에게 주어서 제가 먹었습니다.” 여호와 하나님께서 그 여자에게 “도대체 이 일이 어떻게 된 것이냐?” 하고 물으시자 여자는 “뱀이 저를 속여서 제가 먹었습니다”하고 대답하였다.

위 본문은 ‘원문번역 주석성경’ 창세기 3장12~13절이다. 문체가 현대에 맞게 바뀌었으며, 현대의 문장부호를 사용하여 누가 어떤 말을 했는지 명확히 구분되도록 했다.

고 박사는 “지금 우리나라에는 10여 종의 번역 성경들이 있다. 현재 한국교회가 강단용으로 쓰고 있는 것은 대한성서공회가 발행한 개역개정판 성경이다. 한국교회 초기 영역판과 한문 성경 등을 대본으로 삼아 번역한 ‘구역 성경’(신약 1901, 구약 1911)을 기본으로 삼고 있다”며 “이것이 여러 차례 수정과 보완을 거쳐 ‘개역 성경’이 되고, 다시 개정하여 ‘개역개정판 성경’이 됐지만 그러다 보니 번역된 단어나 문장의 뜻이 원문과 차이가 나거나 애매한 부분들이 많이 있을 뿐 아니라, 지금은 일반적으로 통용되지 않은 옛 구어체 표현들이 상당수 있기 때문에 이해하기 힘든 부분들도 있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성경에 ‘상(床)’, 즉 밥상이라고 언급된 것을 ‘상급(賞給)’으로 해석하여 설교한다거나, ‘해’라는 글자는 ‘해악(害惡)’을 의미함에도 불구하고 ‘태양’으로 이해하고 적절하지 못한 해석을 내놓기도 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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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박사는 “최대한 오역과 빠진 부분을 보완하려 노력했다. 완벽하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앞으로 계속 보완되어갈 것”이라며 “성령이 계시하신 원초적인 뜻을 살릴 때 한국교회에 더 큰 부흥을 이뤄주실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원문번역 주석성경’은 한국기독교출판문화상 최우수상을 수상했으며, 고영민 박사는 2018 문서선교의 날 올해의 저자상을 수상했다.

월간목회 박종구 목사는 “하나님이 저자를 예비해주셨다. 한국교회를 너무 사랑하셔서 이 힘든 작업을 하셨다”며 “한국교회가 바른성경과 바른신학, 바른말씀을 제공받는 귀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극찬했다.

고영민 박사는 1973년 27세의 나이에 성서원어대사전 집필을 시작으로 원어를 통해 성경을 보는 작업을 해왔다. 이를 위해 이스라엘과 독일, 그리스 등지에서 성서신학, 성서고고학을 연구해왔고, 8개 국어를 구사하는 언어 수재이기도 하다.

월간목회 초대 편집국장이자 기독교대백과사전 공동기획자인 고 박사는 국내에 보급되지 않았던 히브리어 글자 폰트를 성광문화사와 함께 제작해 보급한 바 있다.

성경이 말하는 바른교회로 나아가기 위해 어떻게 하면 양적성장과 더불어 질적 성숙을 이룰 수 있을 것인가 고민해 왔다.

‘원문번역 주석성경’ 이후에는 고 박사가 50여년 동안 수집한 자료들을 활용한 주석이 추가로 발간될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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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민 박사는 성서대, 단국대, 총신대, 연세대 교육대학원을 거쳐 이스라엘 Hebrew University, 그리스 Athens National Univ, 영국 London Univ에서 연구. 독일 Muenster Univ에서 박사과정, 독일 Wuppertal Kirchliche Hochschule에서 신학박사(Dr. Theol.)를 취득했다.

이후 성도교회를 시무하는 등 4개 처에 교회를 설립하고 목회했으며, KBS, CBS, 기독교 TV 등에서 방송설교를 했으며, 고대 성경원어와 번역본, 고고학, 사본 연구차 성지 및 해당지역을 수차례 현장 답사했다. 이 외에도 미국 ITS 객원교수, 백석신학교 학장, 백석대학교 부총장, 백석문화대학교 총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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