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새소망교회 청년들 “사실이 왜곡되고 있다” 주장

  • 입력 2018.11.12 10:58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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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간을 뜨겁게 달구며 ‘그루밍 성범죄’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는 인천새소망교회 K 목사 사건과 관련해 교회 청년들이 언론 앞에 섰다.

한 사람의 목회자가 무려 26명이나 되는 여학생들을 심리적으로 지배해 성범죄를 저질러왔다는 믿기 힘든 폭로에 전 국민이 분노하고 있지만, 오랫동안 이 교회를 다니며 피해자들과 가까운 친구였던 청년들은 세상에 알려진 사실들이 엄청나게 왜곡되어 있다고 입을 모았다.

지난 9일 인천시 부평구에 위치한 모 카페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7명의 청년들은 세간 언론들이 아무도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고 보도해주지 않아 교계언론의 문을 두드리게 됐다며 잘못된 사실을 바로잡고 교회를 지키기 위해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인터뷰에는 7명의 청년들 중 5명이 나섰으며, 이들은 모두 적게는 5년에서 많게는 10년 이상 인천새소망교회에 출석해왔다고 했다.

피해자들과 가족같이 지내며 일상생활과 교회생활을 함께 해왔다는 M양은 “누구보다 친했던 이들이고, 이 사건에 대해서도 직접 들었었다. 그런데 우리가 듣고 가까이에서 직접 목격한 일들이 언론에는 전혀 다르게 보도되는 것을 보면서 놀랐다. 사건은 완전히 와전됐고 왜곡됐다”고 주장했다.

청년들은 가장 크게 왜곡된 부분이 기초적인 산술적 계산으로도 맞지 않는 ‘최소 26명’에 이른다는 피해자들의 숫자라고 지적했다.

청년들은 이 숫자에 대해 “말도 안 된다”고 일축했다. 애초에 새소망교회 청년들의 숫자가 20명이 안 되기 때문이라는 것.

이들은 청년부 예배 참석 인원이 아무리 많아도 20명이 안 되고, 게다가 이중 여자는 10~13명 정도에 불과하다고 했다. 더구나 피해가 발생했다는 시점, 즉 피해자들이 중고등부였던 6~7년 전에는 여학생이 채 10명도 되지 않았으며, 중고등부와 청년부 여성들 전체 숫자를 더해도 15명 정도였다고 했다.

성범죄가 8년에 걸쳐 이뤄졌다는 주장을 받아들인다고 해도 이 기간 동안 교회에 직접 다녔던 청년들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놔도 절대 불가능한 숫자다. 절대 말이 안 된다”고 일축했다.

문제는 이 ‘26명’이라는 숫자 때문에 교회의 모든 여성 청년들이 ‘그루밍 성범죄’에 연루된 이들로 매도되고 있다는 것이다. 청년들은 단순한 의심의 눈길 뿐만 아니라 “너네도 K 목사랑 했지?”라고 묻는 사람까지 있었다며 눈물을 흘렸다.

한 청년은 특정인으로부터 “산부인과 기록지를 떼보라”는 말까지 들었다고 했으며, 말도 안 되는 2차 가해들이 ‘그루밍’이라는 이름 하에 합리적인 것 마냥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H양은 “절대 아니라고 했지만 그루밍으로 인해 세뇌되어 아니라고 거짓말을 하고 있는 사람이 되어버렸다”며 “대체 그루밍이 뭐길래 우리 교회 전체를 성범죄 피해 집단으로 만들고 있는가”라고 성토했다.

이어 “실제 26명이라는 숫자 속에 우리 모두 포함되어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며 “경찰 수사가 진행되어 26명이라는 숫자가 근거가 있는 것인지, 명단이 속시원히 밝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한 청년들은 정혜민 목사의 페이스북 댓글 사건을 언급했다. 정 목사는 8월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피해자들의 피해상황과 함께 교회가 피해자 아이들을 이단으로 몰았으며, 교회를 무너뜨리려 한다고 손가락질을 하고 있다고 글을 올렸다.

이에 M양은 당시 상황을 잘 알고 있는 사람으로서 정 목사의 글이 사실과 달랐기에 ‘당신이 교회 사정을 성도들보다 더 잘 아는가?’라는 내용의 댓글을 달았으나 1분도 안 되어 삭제됐다고 했다. 이후 두세 차례 추가로 댓글을 달았으나 이 역시 삭제됐고, 김디모데 목사가 ‘그 교회 교인들 엄중히 경고한다. 모두 캡춰해 뒀다. 도배 댓글 지속적으로 달면 곧바로 경찰 사이버 수사대에 신고하겠다. 잘 판단하고 행동하라’는 경고의 글을 올렸다고 했다.

이로 인해 M양은 “김디모데 목사와 정혜민 목사는 진실을 알기 위해 여러 의견을 종합해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결론을 정해놓고 퍼즐만 짜맞추고 있는 듯 했다”며 “이후 페북은 친구만 댓글을 달 수 있도록 전환됐다”고 주장했다.

인천새소망교회 사건에서는 가해자로 지목된 K 목사 외에도 그의 아버지 담임목사가 B양에게 고소를 종용하고 압력을 행사하며 배후로 활동하고 있다는 주장에 의해 가족들마저 함께 매도되고 있다.

하지만 청년들은 B양이 자신의 실명과 신상이 담긴 파일을 무단으로 유출한 정 목사에게 분노하며 고소한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일명 ‘4자대면’으로 알려진 녹취파일에는 K 목사와 피해자 3명이 함께 대화를 나눈 내용이 담겨있으며, 김 목사와 정 목사는 최근 이 파일을 일반 언론에 공개한 바 있다.

H양은 정 목사가 처음에 만난 것은 A양이었고, B는 A를 통해 정 목사를 알게 됐다면서 ‘4자대면’ 녹취가 교회에 퍼지게 되자 B는 엄청나게 분노했다고 했다.

B가 경찰에 정 목사를 고소할 때 함께 동행한 3명의 증인 중 한 사람이 자신이라고 밝힌 M양은 “당시 B는 정 목사는 물론 애초 자신을 끌어들인 A까지 고소하겠다며 난리를 쳤다. 이를 오히려 말린 것은 담임목사님이었다. 친구를 고소하면 되겠느냐는 담임목사님의 만류에 정 목사만 고소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M양은 “그 친구들이 상처받은 것은 안타깝지만 확실한 것은 당시 B는 스스로 피해자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정 목사를 고소해 위자료를 받으면 그걸로 여행도 가고 한턱 쏘겠다고까지 말했었다”며 “그런데 ‘그루밍 성범죄’가 터지고 그 안에 B가 있었다. B가 받았을 피해나 상처를 부정하는 것은 결코 아니지만 스스로 인지하고 판단한 ‘피해’인지는 의문이 든다”고 했다.

아울러 Y군은 “오랫동안 옆에서 지켜본 친구로서 그들이 그렇게 남에게 쉽게 지배받을 만큼 약한 친구들은 아니었다”며 “K 목사가 목회자라는 지위를 이용했다고 하는데, 그들은 오히려 K 목사 머리 꼭대기에서 놀았으면 놀았지 목회자라는 지위에 억눌릴 아이들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는 의견도 밝혔다.

청년들은 김 목사와 정 목사에게 “더 이상 우리 교회를 어지럽히지 말라”면서 “제발 거짓말을 멈추라”고 요구했다.

청년들은 마지막으로 K 목사를 감쌀 생각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죄를 지은 자는 반드시 죗값을 치러야 할 것이라며 공정한 수사를 통해 모든 진실이 밝혀지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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