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 한인교회 탐방 시리즈 1

  • 입력 2018.11.29 09:06
  • 기자명 김현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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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든버러 한인교회 제 5대 최은규 담임목사

이번주부터 총 3회에 걸쳐 스코틀랜드 주요 도시인 에든버러, 글래스고우, 에버딘 한인교회 소식을 전하게 되었다. 첫 번째로 스코틀랜드의 대표 도시인 에든버러 한인교회 탐방 소식을 전한다. 세인트앤드루스를 출발해서 고즈넉한 11월 가을 정취가 물씬 넘치는 스코틀랜드의 안개 낀 동부 해안가를 따라 한 시간 반 남짓 운전해서 내려와 중세의 고풍스런 건물들이 즐비한 에든버러에 도착했다.

에든버러는 요즘 젊은이들에게는 매년 여름에 열리는 에든버러 국제페스티벌이나 해리포터의 배경이 되는 도시로 널리 알려져 있는 곳이다. 하지만 이 도시는 무엇보다도 기독교 문명의 중요한 도시로 유구한 전통과 역사를 가지고 있다. 특히 존 녹스가 활동했던 주요 도시이며 스코틀랜드 종교개혁의 중심지로서 장로교회의 본원이기도 하기에 한국교회의 전통과 뗄 수 없는 곳이다.

가는 곳마다 기독교 특히 개신교의 역사가 곳곳에 남아 있는 그야말로 도시 전체가 인류 문화의 박물관과도 같은 도시이다. 기독교의 전통과 더불어 애덤 스미스, 데이빗 흄과 같은 세계 문명사의 흐름을 주도한 철학과 경제의 탁월한 학자들의 무대이기도 하기에 ‘북방의 아테네’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고대의 폴리스와도 흡사하게 언덕 위에 웅장하게 자리잡고 유럽의 대륙을 마주하고 있는 애든버러의 성과 구시가지를 보면 이 도시가 바로 종교와 철학, 즉 헬레니즘과 헤브라이즘의 접합지임을 실감하게 된다.

영국의 계몽주의와 유럽의 종교개혁 전통이 이 대학 도시의 용광로 속에서 만나 현재의 스코틀랜드를 이끌어 가고 있는 곳이다. 그러기에 이곳은 당연히 전 세계의 수많은 학생들이 철학, 신학, 경영, 경제, 과학 등 여러 분야의 공부를 하러 모여드는 도시이다. 이런 유서 깊은 도시의 한인교회는 더욱이 그 의미가 깊을 수밖에 없다.

에든버러 한인교회는 시내에서 십여 분 떨어진 거리에 중산층 거주 지역에 위치한 Priestfield Parish Church of Scotland 교회를 함께 사용하고 있었다. 제 5대 담임목사인 최은규 목사가 반갑게 맞아주었다. 에든버러 한인교회를 둘러보기 전에 최 목사가 제일 먼저 안내한 곳이 바로 교회에서 10분 거리인 뉴윙턴 공원묘지에 자리한 존 로스(John Ross, 1842~1915) 목사의 묘지였다. 에든버러 장로교회는 한국교회와는 아주 깊은 인연을 가지고 있는 곳이다. 다름 아니라 최초로 한국어로 신약성서를 번역한 존 로스 선교사가 파송된 곳이다.

존 로스는 1872년 스코틀랜드 연합장로교회 해외선교부의 중국 선교사로 중국의 동북부인 만주로 파송 되었다. 그리고 얼마 후 만주에 온 한국인 상인들을 만나 한국어로 신약성서를 번역한 분이다. 한동안 방치되었던 로스 선교사의 묘지는 2010년 대한성서공회에 의해 새로이 단장되어 있었다. 묘지 아랫부분에는 대리석판에 존 로스 목사를 기리는 한국어 안내문이 새겨져 있었다. 존 로스 목사의 묘지를 둘러보며 에든버러라는 도시가 한국과 아주 가깝게 느껴졌다. 불과 140여 년 전 우리가 한글로 된 성서도 가지고 있지 않았으며 예수의 이름도 아직 알지 못했을 때 종교개혁의 정신이 충만했던 이 도시의 한 청년인 존 로스가 미지의 세계인 중국을 향해 출발했던 항구 도시가 바로 에든버러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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