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상대로 한 경쟁력인가?

  • 입력 2014.10.02 14:27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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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가 대형화 되는 것이 교회의 경쟁력을 높이는 길이라고 목청을 돋우는 이들이 적지 않은 것은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한 마디로 상업주의와 천민자본주의에 길들여진 소치로 볼 수밖에 없다. 교회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교회가 대형화 되어야 한다는 말의 속뜻은 결국 「내 교회」가 건물을 더 크게 지어 더 많은 사람들을 빨아들여(?) 몸집을 불려야 한다는 말로 들린다.

 

다시 말해서 우리(교회들)끼리의 경쟁에서1등을 해야 한다는 소아병적(小兒病的)인 생각이라 아니 할 수가 없다. 참으로 우려되는 한국교회의 아름답지 못한 풍토 중의 하나라고 말할 수 있겠다.이상하게도 언제부턴가 한국교회는 돈을 많이 쓰는 자이거나, 예배당 건물의 사이즈가 좀 된다 싶은 교회의 목회자가 대접받는 모양새로 변해버렸다. 교우들이 세상에 나가 땀과 눈물로 일해서 거두어들인 소득 가운데 구별하여 하나님 앞에 드린 헌금을 마치 자기의 것인 양 자기의 이름을 내고 깃발을 날리는 일에 사용하면서 입으로는 하나님의 영광을 외치는 모습이 참으로 보기에안 좋다.

 

우리들이 이 시점에서 반드시 유념해야할 것은 과연 우리가 경쟁력을 갖추어야 한다는 말은 누구를 상대로 경쟁력을 갖추자는 것이냐 하는 점이다. 말하지 않아도 답은 분명해진다. 교회들끼리는 비록 그 사이즈에 있어 차이는 있을지언정 경쟁의 대상은 아니다. 협력의 동반자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알다시피 작은 교회의 목회자들은 설자리를 잃어버린 지 이미 오래다. 사이즈가 좀 큰 교회는 인근의 작은 교회를 가만 놔두지를 않는다. 소위 말하는 전도대원들로 하여금 온갖 감언이설로 작은 교회 성도들을 빼 오도록 사주한다.

 

말로는 그렇지 않다고 펄쩍 뛰겠지만 엄연한 현실이다. 은연중에 그런 세속적이다 못해 가장 비열한 방법의 전도교육을 받은 대원들이 과연 주님 앞에서 부끄럼 없는 성도의 모습으로 세상을 살아가겠느냐 하는 것이다. 결국한 사람의 신앙을 바르게 세우지 못한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한국교회의 경쟁력을 잃게 만드는 지름길이 되고 마는 것이다. 그 결과가 지금 우리 앞에 현실로 나타나, 뜻있는 인사들로 하여금 소름 돋게 하고 있다는 점을 명심했으면 한다. 교회가 교회를 빼앗아 지경을 넓히는 것을 하나님은 결코 기뻐하지 않으실 것이다. 교회의 경쟁 상대는 교회가 아니라 교회 밖에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기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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