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교회분쟁 상담 ‘재정전횡’ 여전히 1위

  • 입력 2019.01.07 10:05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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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지난 한 해 동안 교회 분쟁과 관련해 가장 많은 상담이 이뤄졌던 유형은 ‘재정전횡’과 ‘인사 및 행정 전횡’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수년 동안 지속된 교회분쟁의 핵심으로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교회개혁실천연대 부설 교회문제상담소가 2018년 1월1일부터 12월31일까지 상담을 진행한 결과 ‘2018 교회개혁실천연대 교회문제상담소 상담통계 및 분석’을 발표했다. 그 결과 교회문제에 대한 상담은 117개 교회에서 총 209회 진행됐다. 이는 2012년부터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상담 교회는 2017년 138개에서 117개로 소폭 줄었으나 상담 횟수는 165건에서 209건으로 증가했다.

교회문제상담소는 이를 ‘핵심적인 분쟁 유형’과 ‘분쟁의 배경 유형’, ‘연계된 분쟁 유형’으로 세분화해 통계작업을 진행했다.

전화와 대면, 온라인상담을 종합한 결과 1순위는 재정전횡, 2순위는 인사 및 행정 전횡이었고, 3순위는 교회운영문의였다. 최근 5년간 통계에서 확인되는 것은 재정전횡과 인사 및 행정 전횡이 계속해서 1위와 2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으로, 목사나 장로 등 특정인물의 전횡으로 인한 분쟁이 여전히 교회 내 가장 큰 문제임이 확인되고 있다.

‘교회운영문의’는 투명한 재정 운영을 위한 상담과 교회법 문의 및 정관 도입에 대한 상담 등이다.

구체적으로 드러난 핵심 분쟁의 배경에도 특정 인물의 인사, 행정, 재정적 전횡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연계된 분쟁 유형에서는 세습 문제가 1위로 나타나 담임목사의 전횡에서 파생된 문제로 분석된다.

상담을 신청한 교인의 직분은 ‘집사’가 38%로 가장 높았고, 장로가 18%, 평신도가 17%로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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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통계에 대해 교회문제상담소는 “한 해 동안 가장 많은 교회분쟁 유형으로 꼽힌 것은 특정 인물에 의한 인사, 행정, 재정적 전횡이었다. 이는 분쟁의 핵심이자 또다른 분쟁을 야기하는 시작이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교회 안에서 목회자에 의한 전횡이 가능한 것은 목회자에게 집중된 교회 내 권한이 권력으로 변질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면서 “교회상담을 진행한 대다수의 교회에서 인사, 행정, 재정운영의 최종 결정권을 목회자가 독점함으로써 목회자 본인이나 가족 및 주변인에게 유리하게끔 교회가 운영됐다. 이에 따른 부정과 다툼이 교회분쟁으로 확대된 셈”이라고 밝혔다.

교회문제상담소는 노회가 목사의 전횡을 방치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교회문제상담소는 “전체 117개 교회를 대상으로 상담이 진행됐는데, 이중 노회의 도움을 받아 교회분쟁이 수습 절차를 밟고 있는 사례는 단 2개 교회에 불과하다”면서 “교인들이 노회측에 목사에 대한 권징과 목사의 권한을 규제하기 위한 중재를 요구했지만 목사 중심의 조직인 노회 구조상 노회 소속 목사들은 동료 목사에 대한 권징을 꺼려했고, 교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았다. 도리어 노회가 분쟁 유발에 동조한 사례도 있었다. 제 식구 감싸기에 급급한 노회 조직만으로는 목사의 권한을 규제하는데 분명 한계가 있다”고 했다.

나아가 “현재 대다수의 교단 헌법은 교회 내 주요 의사결정기구(장로교 기준)라고 할 수 있는 당회, 제직회, 교인총회의 의장을 모두 목사가 맡도록 명시했다”면서 “이러한 법은 결국 교회 내 의사결정에 있어 목사가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도록 구조화시킨다. 의사결정기구의 비민주적 구조가 결국 목사의 독단적 운영을 야기하고, 이로 인해 목사의 전횡이 지속되는 모습이다. 교회 내 의사결정구조에 관한 교단 헌법의 개정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한 교회문제상담소는 “최근 3년간의 통계에서 출석교인 500명 미만의 중소형 교회를 대상으로 진행된 상담은 2016년 45%, 2017년 49%, 2018년 57%로 매년 증가 추세에 있다”고 지목하고 “중소형 교회 교인들이 예전에 비해 교회 관련 문제의식을 좀 더 표면적으로 드러내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끝으로 “교회의 인사, 행정, 재정의 권한이 여전히 소수의 목회자에게 집중되어 있고, 이에 대한 견제 시스템의 부재는 교회분쟁의 큰 원인이 되고 있다”면서 “교단은 교회의 민주적 구조를 고민하고, 목회자는 자신에게 주어진 막대한 권한을 내려놓으며, 교인들은 목회자를 적절히 견제함과 동시에 건강한 교회를 만들어가기 위한 올바른 신앙관을 확립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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