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땅에 남의 교회를 세우는 사람(1)

  • 입력 2019.01.10 15:23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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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민 목사.jpg

하성민 목사 (소망전원교회)

한국 교회가 처음 복음을 받아들인 선교 초기, 미국에 있는 선교본부에서 보낸 후원금으로 교회를 건축하고 있었습니다. 땅을 매입하고 기초공사를 하던 중 비용 부족으로 공사가 중단되었습니다. 약속했던 후원금이 늦어졌기 때문입니다. 가난했던 그 시절, 먹고 사는 문제가 아닌 교회를 짓는다는 이유로는 돈을 빌리는 것조차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모든 성도가 매일 모여서 기도를 하고, 만나는 사람들에게 마다 교회가 완공될 수 있는 방법들을 이야기하였습니다. 그러나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답답한 나머지 성도들이 선교본부에 연락을 해서 건축비용이 늦어지는 이유를 알아본 결과 약속했던 사람이 어려움을 당해서 그 약속을 지킬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른 후 모든 사람들이 실의에 빠져갈 때쯤 선교본부를 통해 건축비용이 전달되었습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전해진 건축비용은 처음 약속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금액이어서 교회를 완공하고도 남을 정도였습니다. 그러자 계획했던 것보다 비싸고 좋은 최고급 자재를 들여와 더 크고 아름다운 교회를 지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름답게 지어져 가는 교회를 보며 성도들은 과연 어떤 사람이 그렇게 많은 헌금을 보냈을까? 하며 이야기하였습니다. “아마도 성공한 어느 사업가가 보냈을 거야!” “어느 교회에선가 우리를 위해 특별헌금을 한 모양이지?” “잘 사는 나라니까 돈 많은 사람들도 많겠지...” “그래도 남의 나라에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교회를 지어준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여러 가지 추측들은 있었지만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한국선교를 위해 큰 관심을 가진 사람일 것이고, 믿음이 좋은 재벌 중의 한 사람일 것이라는 말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드디어 교회가 완공이 되어 많은 사람들을 초대해서 감사예배를 드리는 날이었습니다. 음식을 푸짐하게 장만해서 찬치를 벌이고 있는 중에 장로님이 심각한 표정으로 목사님에게 다가와 헌금의 출처를 알았다고 보고하였습니다. 그런데 성도들이 궁금해 하던 사실을 알게 된 장로님의표정은 흥분이 되거나 즐거워 보이지가 않았습니다. 목사님 과 성도들은 교회를 짓도록 보내온 헌금에 무언가 심상치 않은 일이 있구나 하고 짐작할 뿐이었습니다. “교회를 지은 돈이 받아서는 안 되는 부정한 돈 이기라도 한 걸까?” “혹시 이단에서 자기들의 교세를 확장하기 위해 뿌린 돈은 아닐까?” “한국에 물건을 팔기 위한 전략으로 어느 기업체가 미끼로 준 건 아닐까?” “음, 아마도 정치적인 음모가 숨어 있는 게 분명해!”

여러 가지 근심스런 생각들이 사람들 머리를 스쳐간 후 장로님이 이야기를 합니다. “우리 교회를 지을 수 있도록 헌금을 보낸 사람을 이제야 알아냈습니다. 미국의 재벌도, 성공한 사람도, 선교에 관심이 있거나 한국을 잘 아는 사람도 아닙니다. 일평생 교회의 도움을 받으며 가난하게 살아온 할머니 집사님이십니다. 그분은 불편한 몸으로 평생 헌금도 못하고 교회가 도와주는 양식으로 겨우 식사를 해결하며 성도들의 관심과 사랑으로 외로운 삶을 달래며 살던 분이십니다.” 장로님은 목이 메는 듯 잠시 말을 멈추었습니다. 누가 너를 남달리 구별하였느냐 네게 있는 것 중에 받지 아니한 것이 무엇이냐 네가 받았은즉 어찌하여 받지 아니한 것 같이 자랑하느냐【고린도전서 4:7】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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