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장 목회자와 성도들, 서울동노회 ‘정직’ 처분에 규탄

  • 입력 2019.01.14 16:15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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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장로회 성정의 실현을 위한 연대가 지난 9일 기장 총회가 위치한 한국기독교연합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서울동노회 박○○ 목사 성폭력 사건에 대한 정직 처분을 규탄했다.

신도 강간미수로 사회법에서 실형 3년 판결을 받았음에도 노회에서는 면직이나 출교가 아닌 ‘정직’이라는 솜방방이 판결을 내렸다며 이를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이혜진 목사(총회 양성평등위원장)의 경과보고, 여신도회전국연합회와 기장 성폭력대책위원회 전문위원 등의 규탄 및 연대발언, 당사자 입장 전달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특히 이들은 ‘기장 서울동노회의 박○○ 목사에 대한 정직처분을 규탄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가해자와 해당교회, 노회는 2차 가해를 멈추고 피해자에게 즉각 사과하라 △서울동노회 재판국은 부당한 판결을 철회하라 △가해자의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에 서명한 이들은 탄원서 서명을 철회하고 사죄하라 △기장 총회는 성폭력 예방과 근절을 위한 제도와 법을 즉각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성명서를 통해 “우리는 지금까지 서울동노회와 재판국을 존중하며 정의롭게 재판해주길 기대했다. 재판국이 부디 피해자의 입장을 잘 헤아려서 사건을 다뤄주길 바라며 피해자의 위치와 교회와 교단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정의롭고 합당한 판결을 요청했다”면서 “서울동노회 재판국은 ‘정직’이라는 솜방망이 판결을 하였고, 가해자의 ‘면직’과 ‘출교’라는 우리의 간절한 기대와 신뢰를 저버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직’은 목사의 직을 잠시 멈추는 것이고, 언제든지 해벌되어 복귀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성범죄자 목사의 목사직을 계속 유지시켜주는 것이다. 사회법정에서 강간미수로 실형 3년 판결을 받은 가해자 목사를 이번 서울동노회 교회재판은 ‘정직’이라는 하나마나한 재판을 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이들은 “사회법정에 가해자의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에 서명을 한 이도 재판국원으로 참여했다. 가해자에 편향된 시선을 견지한 이가 재판국원이 되었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하며 이번 재판의 결과를 규탄한다”면서 “서울동노회 재판국의 판결 결과에 다시 한 번 충격과 실망에 빠져 있을 피해자에게 그리고 교회의 신뢰를 무너뜨린 이번 사건에 대해 책임자들은 한국교회와 한국사회 앞에 사과하여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또한 “이번 서울동노회의 재판은 가해자는 쉽게 교회공동체로 복귀할 수 있고, 피해자는 2차, 3차 가해로 이어져 다시는 교회공동체에 들어올 수 없게 한 것이나 다름없다. 피해자의 무너진 자리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재판이었으며 교회의 생명과 평화, 정의의 가치를 훼손시킨 재판이었다”고 규정하고 “이로 인해 서울동노회의 모든 목회자뿐만 아니라 성도들과 모든 교회의 명예는 바닥에 떨어졌다. 아니 기장 교단 전체의 명예가 떨어진 것이다. 이로 인해 성결하고 덕을 세워야 할 교회는 사회의 지탄의 대상이 되고 말았다”고 했다.

끝으로 이들은 “우리는 박○○ 목사 성폭력 사건을 비롯한 교회 내 성폭력 사건이 일어나는 현실을 바라보며 굵은 베옷을 입고 재를 덮어쓰는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 우리는 더 이상 기장교단이 지켜온 숭고한 하나님의 의지와 선배들이 일궈온 역사 앞에 부끄럽지 않기를 바라며, 피해자의 울음이 그치고 하나님의 정의가 바로서는 날까지 강력한 연대의 끈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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