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자는 ‘다음세대’, 성도는 ‘교회다움’…동상이몽 한국교회

  • 입력 2019.01.22 10:59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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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가 해결해야 할 시급한 문제’에 대한 목회자와 성도간 분명한 시각차를 보여주는 설문조사 결과가 공개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월간 교회성장은 1월호와 2월호에서 잇달아 관련 설문조사를 소개하며 그 차이를 드러냈다.

먼저 1월호에서는 목회자와 신학대 교수, 교계 기관장들을 대상으로 ‘2019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목회 키워드’와 ‘한국 교계가 풀어야 할 시급한 문제’를 물었을 때, 두 질문 모두에서 ‘다음세대’라는 응답이 각각 11.4%, 18.8%로 가장 많이 집계됐다.

목회 키워드는 다음세대에 이어 지역사회(4.0%), 본질(3.4%) 순으로 나타났고, 시급한 문제는 다음세대에 이어 통일(5.9%), 동성애(4.7%), 회개(4.7%)순으로 나왔다.

반면 2월호에서는 전국 50개 교회 청장년 성도 336명을 대상으로 ‘한국교회가 해결해야 할 시급한 문제’를 묻자 ‘교회·목사·성도다움’이 32.1%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목회자들이 첫 번째로 꼽은 ‘다음세대’는 성도들의 응답에서 4.0%에 불과했다.

성도들이 두 번째로 꼽은 것은 ‘영성·예배·전도 회복’(12.0%)이었고, 세속화 및 본질(6.6%), 하나 됨(6.3%), 기도·회개 및 교회 불신(5.4%), 동성애·분별력 및 구제·사랑(4.6%), 다음세대(4.0%), 소통(2.9%)이 뒤를 이었다.

‘현재의 개인적 관심사’에 대한 질문에는 신앙(18.4%)이라고 답한 이들이 가장 많았고, 이어 가정(13.6%), 건강(11.9%), 재정(11.2%), 교회 사역(10.7%), 진로·직업·직장(8.8%), 꿈과 비전(7.9%), 여기·취미·휴식(6.0%), 이성·연애·결혼(5.8%), 친구(5.4%) 순이었다.

‘교회에서 제공받기 원하는 것’으로는 △성경을 더 깊이 알 수 있도록 도움을 달라(21.4%)는 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더 알게 도와 달라(17.1%) △기도생활을 발전시킬 수 있게 도와 달라(15.4%) △아이들을 위한 훌륭한 프로그램을 제공해 달라(14.6%) △성도와 교제를 통해 성장할 수 있게 도와 달라(9.4%)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기회를 달라(9.4%) △교회에 대한 주인의식을 가질 수 있게 도와 달라(6.3%) △예배에서 더 깊은 은혜를 경험하게 도와 달라(6.1%) 순이었다.

‘한국 사회가 해결해야 할 시급한 문제’로는 경제·일자리·빈부격차(22.4%)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이념 및 세대 갈등(17.3%), 안보·북한(12.4%), 정치(12.1%), 개인주의(7.3%), 동성애(6.4%), 교육(6.1%), 통일(5.5%) 순이었다.

이에 대해 월간 교회성장은 “목회자들이 다음세대에 집중하고 있을 때, 성도들은 신앙을 주목하고 있다”면서 “목회자들은 성도들의 관심사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교계가 풀어야 할 시급한 문제에 있어 목회자와 성도의 인식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난다”면서 “성도들은 다음세대를 생각하기 전에 우리부터 바로 서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설문조사 결과는 흥미로운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목회자는 다음세대와 지역사회, 통일과 동성애 등 외부적인 것에 우선 관심을 두고, 본질과 회개 등 신앙 내적인 키워드는 마지막에 위치해 있다는 점이다.

반면 성도들은 교회다움, 성도다움, 예배 회복, 본질 회복, 기도와 회개 등 내적인 욕구가 우선한 뒤 구제와 다음세대, 동성애 등 외적인 부분으로 관심이 확장된다는 사실이다.

성도들은 교회다운 교회, 성도다운 성도로 알곡이 되길 가장 원하고 있지만 목회자들은 외부적인 섬김과 사회적 이슈에 더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이다. 다음세대가 물론 어린이들을 신앙 안에서 잘 양육한다는 의미로 내적인 의미도 내포하고 있지만 이를 통해 교세를 확장한다는 결과를 함께 아우르는 만큼 양적 성장의 의미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 교회에 있어 목회자의 철학과 운영방침은 모든 성도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목회자와 성도간 인식차가 극명하게 드러난다는 점은 교회 공동체가 한 마음으로 같은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원동력을 얻기에 모든 이들의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할 수 있다는 문제에 봉착하게 될 수도 있다. 모든 교회가 동일할 필요는 없고, 그래서는 바람직하지도 않다. 하지만 목회자들이 성도들이 가장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주목해야 할 필요성은 굳이 강조하지 않아도 중요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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