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땅에 남의 교회를 세우는 사람(2)

  • 입력 2019.01.24 09:54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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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성민 목사 (소망전원교회)

듣는 이들 모두가 숙연한 가운데 장로님은 말을 이어갔습니다. “그러던 분이 사고로 실명을 하게 된 한 젊은이를 만나게 되었는데, 자신은 일평생 남의 도움만 받고 살았으니까 이제 자기도 한번은 남을 위해 무언가 하여야겠다고 생각하고‘이제 살만큼 살았으니 눈은 하나면 충분하니까 내 눈 하나를 이 사람에게 주자....’ 그래서 할머니의 눈을 기증 받은 사람이 할머니에게 그 보답으로 많은 돈을 주었다고 합니다. 할머니는 그 돈을 평생 자신을 돌봐 준 교회에 드렸습니다. 그리고 교회는 할머니의 그 귀한 눈 값을 교회가 쓰기보다는 선교를 위해 쓰기로 결정하고 해외선교부로 보냈는데, 사연을 들은 선교부에서는 그 헌금을 우리 교회를 위해 보내준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 귀한 헌금을 가지고 최고급의 자재를 사서 교회 건물을 짓는 사치를 부렸습니다. ”이야기를 들은 교인들은 모두 할 말을 잃고 말았습니다.

잘사는 나라의 부자 교인이 보내준 줄 알았던 건축헌금이가난한 할머니가 자신의 눈을 팔아서 보내준 헌금이었기 때문입니다. 한국 교회의 부흥과 성장은 세계 역사상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러나 그러한 일을 이루어내는 과정은 한국 교회 자체의 힘으로만 이루어진 것은 아닙니다. 자신들과는 아무 상관없는, 먼 나라 사람들을 구원하기 위한 세계 곳곳의 이름 없는 성도들의 희생과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그들의 헌신과 섬김은 예배를 통해서 이루어졌습니다. 선교 초기 한국으로 보내진 그 많은 선교자금들은 모두 예배시간에 드려진 헌금들이었습니다. 예배 중에, 예배를 마치고 돌아가서, 예배 시간에 들은 말씀을 통해 먼 나라에서 들려오는 도움 요청에 귀 기울인 성도들의 반응으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하나님의 일들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드리는 예배를 통해 온 세상에 보내질 선교사가 생겨날 수도 있고, 지금 우리가 드리는 찬양과 기도, 말씀과 봉헌을 통해 땅 끝이 변화되고, 먼 곳에서 쓰러져가는 교회가 다시 세워질 수도 있습니다.

모든 예배는 세상을 변화시키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떠한 예배든 진정한마음으로 예배에 동참하는 것은 세상을 변화시키고 구원하는 일에 함께 참여하는 거룩한 행위입니다. 예배는 세상을 구원하는 하나님의 큰 은혜이며 성도를 성장시키고 일꾼을 세우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배를 통해 하나님은 세상을 변화시키십니다. 선교 초기에 우리 땅에 교회를 세운 사람은 우리가 아닙니다. 파란 눈에 노란 머리를 가진 사람들이 한국에 교회를 세웠습니다. 왜 그들은 한국 땅에 교회를 세웠을까요? 그것이 성도의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남의 땅에 와서 남의 교회를 세우고 떠나갔습니다. 내 땅에 내 교회가 아닌 남의 땅에 남의 교회를 세우는 것이 성도의 사명입니다. 세상의 기준으로는 정신 나간 짓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기준으로는 거룩한 일입니다. 성도는 바로 그런 정신 나간 거룩한 일을 하는 사람입니다.

누가 너를 남달리 구별하였느냐 네게 있는 것 중에받지 아니한 것이 무엇이냐 네가 받았은즉 어찌하여받지 아니한 것 같이 자랑하느냐【고린도전서 4:7】

자기에게 있는 것을 받은 것처럼 쓰는 사람이 성도입니다. 사람은 자기 것 없이 세상에 태어납니다. 빈손으로 태어나 모든 것을 받았는데 받은 다음에는 그것이 원래 자기 것이었던 것처럼 생각합니다. 한 평생 살고 성도가 남길 것은거룩한 행적입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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