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을 참고, 또 참아내기를

  • 입력 2019.02.07 10:03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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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락한 인간들의 세상에서는 설사 그것이 교회 안이라 할지라도 욕망을 참아내기란 참으로 어려운 것이 아닌가 한다. 우리나라 종교인구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다고 자랑하는 대한민국의 기독교가 이 사회로부터 조롱의 대상이 된 가장 큰 이유도 아마 교회의 지도자들이 욕망을 참아내지 못한 때문이 아닐까 한다. 개도 안 물어갈 그 ‘욕망’이라는 것 때문에 섬기는 자로서의 삶을 외면하고 섬김을 받는 자의 자리로 올라서고자 안간힘을 쓰는 모습들을 낯설지 않게 보고 있다. 부끄럽지만,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엄연한 현실이다. 이유와 곡절이야 어찌 되었건 오늘날스스로 ‘한국 교회를 대표하는’ 기관이라 칭하는 연합기구가 한 둘이 아니라는 것만은 분명하다.

문제는 이 모두가 교계 지도자들이 자신들의 욕망을 참아내지 못해 일어난 분열의 결과물들이라는 점이다. 그 가운데 한국기독교총연합회(약칭 한기총)가 있다. 그 한기총을 이끌어갈 새 대표회장으로 전광훈 목사(청교도영성훈련원)가 선출되었다. 먼저 축하의 인사와 아울러 조금은 입 아픈 얘기도 해야 할 것 같다.첫째는,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것이 기독교가 더 이상 세상으로부터의 조롱거리가 되지 않기 위해 위에서부터 화합과 통합에 힘써 달라는 것이다. 연합기관들이 하나가 되지 못하고 여럿으로 갈라지고 쪼개지는 과정에서 서로를 비방하고 등을 돌리는 모습들을 보면서 세상은 매우 자연스러울 만큼 우리를 조롱하고 폄훼한다. 자신들의 유 무익과 상관이 없음에도, 단지 교회라는 것 때문에 우리를 조롱하는 것이다. 이점 유념해 달라는 것이다.

또 하나,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 교회의 진정한 대표기관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해달라는 것이다. 대표기관의 역할이란 어디까지나 봉사이지 권력행사가 아니다. 이 점을 분명히 기억해야 할 이유는 충분히 있다. 그동안 한기총이 회원교단들이나 개 교회들로부터 신뢰를 잃고 추락을 거듭한 데에는 교회와 교단들이 모아준 힘을 권력으로 알고 행사하여온 것도 이유 중의 하나라는 점 부인하지 않기를 바란다. 이 모두가 욕망을 참아내지 못하는 데서 출발한다. 참고 또 참아내는 새 대표회장과 새 집행부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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