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금’ ‘소화기 난사’ 극단으로 치닫는 서울교회 사태

  • 입력 2019.02.12 21:50
  • 기자명 강원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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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윤 원로목사 측과 박노철 담임목사 측으로 양분돼 갈등을 거듭하고 있는 서울교회 사태가 성도 간 몸싸움과 용역 동원이라는 극단적인 상황까지 치닫고 있다.

지난 3일 주일 예배를 드리기 위해 교회 2층 본당으로 진입하던 원로목사 측 성도들이 폐쇄된 공간에 갇혀 담임목사 측 성도들에 의해 소화기 난사를 당했다는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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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상황을 증언한 A모 성도는 “첫 번째 출입문과 중간 문을 거쳐야 본당으로 들어갈 수 있는데, 그 사이에 30여명의 성도들을 가둬놓고, 문을 열고 있는 성도들을 작대기와 꼬챙이로 찔러서 눈을 다친 집사님도 계시고, 손에서 피가 나기도 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A 집사에 따르면 현장에 있던 용역들이 2회에 걸쳐 성도들을 향해 소화기를 분사하기도 한 것으로 보인다.

A모 성도는 “밀폐된 공간에서 분사되는 소화기 가루를 맞았기 때문에 눈도 못 뜨고 숨도 쉬지 못한 채 밀려나갔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다 뒤집어쓰고 집에 와서 샴푸로 머리를 두 번이나 감았는데도 씻겨나가지 않더라”고 피해 상황을 전했다.

이 같은 일이 벌어진 2층 본당 공간은 현재 담임목사 측 성도들이 합판으로 공간을 막고, 폐쇄회로(CC)TV를 설치해 오가는 성도들의 동태를 살피는 등 점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19년 1월4일자로 박노철 목사에 대해 “서울교회 위임(담임)목사로서의 직무를 집행해서는 안 된다”는 가처분 결정을 받은 상태. 1월12일 결정문이 송달됐기에 정식효력도 발생한 상황이다.

원로목사 측 성도들은 “대법원 판결이 나올 때까지 담임목사 측 성도들의 이 같은 행태가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특히 오 모 장로와 관련된 재정비리나 횡령 등 ‘아니면 말고’ 식으로 루머를 양산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조금만 자세히 알아보면 사실이 아닌 단순 흠집내기에 불과한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내고 있다.

서울교회 청장년층 성도들로 구성되어 있는 ‘사랑하는 서울교회와 함께’의 약자 ‘사서함’이라는 모임에서는 2016년 5~9월까지 사실검증 프로젝트를 가동해 박노철 목사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다.

녹취록에 의하면 박 목사는 “저는 오 장로님이 ‘인 마이 포켓’하는 건 절대 아니라고 생각한다. 떠도는 소문은 믿지도 않고, 다만 시스템이 조금 바뀌어야겠다고 하는 것”이라며 오 장로 횡령 의혹을 믿지 않는다고 주장한 바 있다. 사서함 측은 “박노철 목사 스스로가 오 장로가 서울교회 재정비리와 상관없다고, 절대 믿지 않는다고 말하고는 상황이 불리해지자 횡령이라고 주장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사서함 측은 담임목사 측의 행태에 대해 “여러 대형교회 분쟁 사건들이 조정에 들어가면서 협상 과정에서 (보상금)액수가 상당했기에, 대법원에서 지면 그때 협상과 조정을 통해 더 큰 금액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버티고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날이 갈수록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서울교회 사태를 바라보며 한 성도는 “영적 싸움에서 승리할 것을 믿고, 진리와 진실은 반드시 승리한다는 것을 모든 사람이 알게 될 것이라는 것을 믿는다”고 고백했다. 8대 비전 가운데 ‘서로 사랑의 비전’을 내세우고 “주님의 사랑을 서로 사랑하며 함께 울고 함께 웃는 교회”로 나아가겠다고 다짐했던 서울교회가 자신들의 정체성을 회복하고, 다시금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교회로 회복할 수 있을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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