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대표회장 취임식에 플랜카드 100만원?

  • 입력 2019.02.13 18:21
  • 기자명 임경래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0.jpg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제25대 대표회장에 선출된 전광훈 목사가 오는 15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취임식을 갖는 가운데 회원교단 총무들에게 ‘플랜카드 광고비 100만원’씩을 송금하라고 하여 논란이 일고 있다. 플랜카드 하나 당 100만원이다.

100만원의 명목은 대표회장 취임식 때 ‘대회장에 교단명칭과 교단장 존함, 총무 존함을 플랜카드에 넣어서 배치’하겠다는 것이다.

비록 ‘참여 안하실 교단은 안하셔도 괜찮다. 여러분들의 적극적 협력을 부탁드린다’라고 했지만 이 문자메시지를 받은 이들과 이 소식을 접한 이들은 충격이라는 반응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뿐만아니라 전광훈 목사는 총무들에게 “각 교단별로 최대로 성도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주시기를 바라고 입장할 때에 교단이름, 당회장목사님 존함, 생년월일, 핸드폰번호를 기록하여 입장함에 넣어주셔서 대회 후 교단별 참여통계를 낸 후에 그 결과로 임원인선에 절대 참고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 메시지에 따르면 전광훈 대표회장은 한기총 임원을 인선하는데 있어 얼마나 성도들을 동원했느냐는 성적을 교단별로 점수를 매겨 평가한 뒤 임원을 선정하는데 ‘절대 참고’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식이라면 ‘플랜카드 광고비 100만원’도 별개라고 생각하기 힘들게 된다. 즉 쉽게 말해 ‘나에게 잘 보이려면 혹은 한기총 임원이라도 하고 싶으면 플랜카드 광고비 입금하고, 성도 많이 모아와라’는 노골적인 메시지를 저렇게 표현했다고 보여질 수 있는 것이다.

더욱이 동원된 성도들로 하여금 입장할 때 ‘생년월일과 핸드폰 번호’ 등 함부로 노출되어서는 안 되는 지극히 개인적인 정보까지 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 만일 이 개인정보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개인이나 교단 등에 불이익이 주어지게 된다면 간접적인 ‘강요’가 되어 개인정보보호법에 저촉될 여지는 없는지 철저한 사전 법률검토가 필요해 보인다.

교단 임원들의 명예욕을 이용하여 한국교회 성도들의 개인정보 수천에서 최대 수만여 건을 손에 거저 쥐겠다는 속셈으로 읽힐 수도 있다는 점에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전 목사 스스로 3만명을 모으겠다고 밝혔기 때문.

한기총 대표회장 취임식에 사용할 교단별 플랜카드 광고비용을 받는 계좌도 문제다. 한기총 계좌가 아닌 ‘홍00’ 목사의 계좌이기 때문이다. 지난 제30회 총회에서 한기총 조사위원회(위원장 이승렬 목사)가 ‘통장 100개를 조사한 결과 엄청난 부정이 발견됐다’고 보고해 수사의뢰되면서 엄청난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데, 한기총 행사를 하면서 공식 계좌가 아닌 개인 계좌가 등장하자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전광훈 목사의 한기총 대표회장 취임식은 15일 오후2시 장충체육관에서 열린다. 현장에는 교단별 플랜카드가 얼마나 내걸려 있을지, 어느 교단이 몇 개나 내걸게 될지, 자신의 개인정보를 무분별하게 제공한 성도들은 얼마나 동원될지, 관심과 우려가 모아지고 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