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회 사태 다룬 PD수첩, 편파방송 논란

  • 입력 2019.03.21 21:05
  • 기자명 강원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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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MBC PD수첩이 <갈라진 교회 싸우는 성도들>이라는 제목으로 보도한 서울교회 갈등 상황에 대해 이종윤 원로목사 측 성도들이 시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PD수첩은 박노철 목사 측 성도들이 서울교회 재정과 관련해 제기한 의혹을 기반으로 취재해 방송을 내보냈다. 방송에 따르면 이종윤 원로목사 측 성도들이 현재 서울교회 1층을 이용하고, 박노철 목사 측 성도들은 주로 2층을 이용하고 있으며, 재정과 행정 서류를 보관하고 있는 9층 자료실에 이종윤 원로목사 측의 비리가 숨겨져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앞서 의혹이 제기됐었던 413개의 차명계좌에 대해서도 이종윤 원로목사 측 오 모 장로 거듭해서 만들어온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재차 제기해 논란을 재 점화했다.

이에 대해 기독교 인터넷방송매체인 ‘하야방송’(사장 유성헌 목사)은 ‘정문일침’ 코너에서 사태의 진실을 다각도로 점검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유성현 목사의 인도로 DSTV 문병원 국장, 교회연합신문 차진태 기자가 패널로 나서 서울교회 사태를 심층 분석하고 나섰다.

먼저 ‘9층 자료실’에 대해서 이들은 “서울교회 설립 직후부터 27여년간 모든 행정 등 역사자료가 보관되어 있는 곳이며, 이 사실은 서울교회 교인이라면 누구나 아는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밀장소로 숨겨져 있는 것처럼 방송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박노철 목사 측 고소 고발 건의 반박을 위해 필요한 일부 자료만 1층에 가지고 내려와 보관하던 중 용역들이 점거하면서 자료실에 반환하지 못한 것을 재정비리를 감추기 위한 것처럼 호도됐다”며 이로 인해 서울교회 이미지가 훼손됐고, 오히려 갈등을 더욱 키우게 된 셈이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다수 매체들이 보도하며 논란이 된 ‘차명계좌’에 대해서는 이미 ‘혐의 없음’ 판결이 나온 것이라는 점을 하야뉴스 보도를 통해 짚었다. 차명계좌로 문제가 된 통장은 서울교회 명의의 씨티은행 통장으로 오 모 장로가 1995년경부터 대치동 본당 부지 구입대금으로 교회에 빌려준 70여억원을 상환 받은 후 다시 아가페타운 구입대금 등으로 빌려주기 위해 편의상 교회 명의로 예치했던 차명통장이기 때문.

이밖에도 박노철 목사 측이 문제 삼은 것은 오 모 장로가 60억원을 서울교회 명의 통장에서 인출한 점이다. 하지만 오 모 장로는 “아가페타운 구입을 위해 교회에 60억원을 다시 대여할 때까지 차명통장이나 그 통장의 파생상품 계좌에 모아두었던 돈을 한꺼번에 모두 해지해 씨티은행 통장 한 곳으로 모아 수표 한 장으로 인출했던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박 목사 측은 또 다시 “애당초 오 모 장로가 부지구입대금으로 빌려준 70여억원도 교회 돈이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지만 최종적으로 경찰 수사 결과 교회 돈이 아니었다는 판단 하에 ‘혐의 없음’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하야뉴스는 “PD수첩은 차명계좌가 개설된 이후에 시무한 사무국장들의 인터뷰만 방송에 내보애며 성도들이 알지 못한 상태에서 은밀하게 만들어진 것처럼 보도했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차명계좌 개설 당시 회계 담당자였던 모 권사는 PD수첩과의 인터뷰에서 차명계좌에 대해 알고 있다고 발언했다. 상환하는 돈을 오 모 장로 요청에 따라 개인계좌 또는 차명계좌로 입금해주었기 때문에 이미 당시 오 모 장로가 건축자금을 관리하는 차명계좌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

하지만 방송에서는 이를 의도적으로 누락시켜 일방적으로 박 목사 측 입장에서 방송해 준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하야뉴스는 PD수첩이 10년간 서울교회 헌금 302억 중 경비를 제외한 잔액 115억원이 행방불명됐다고 제기한 의혹에 대해서도 “재정비리라는 프레임에 맞추어 왜곡된 방송을 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며 “본당 건축을 위해 모금한 건축헌금은 총 170억원이며 땅값과 건축비용으로 269억원이 들어갔고 99억원의 적자가 났다. 115억원은 건축헌금을 제외한 금액이기에 적자가 났다고 주장하는 금액 99억원을 단순히 대입해도 16억원의 차이가 생긴다. 이 16억원은 합계잔액시산표에 포함되지 않은 8채의 부목사 사택구입대금만으로 충분히 설명 가능하다”고 반론을 제기했다.

이밖에도 패널들은 서울교회 사태의 핵심은 박노철 목사의 ‘재신임 거부’에 있음에도 PD수첩이 오 모 장로의 재정비리에만 초점을 맞춰 방송한 점과 이미 무혐의가 난 법적 결과들을 제대로 보도하지 않은 점 등을 지적했다.

이들은 “서울교회의 본질적인 문제는 사회법에 대한 판단을 수긍하지 않는데 있다”면서 “수사기관의 수사결과와 사회법 판단을 신뢰하지 않고, 이를 계속적으로 무시하는 상황에서 달리 분쟁을 해결할 방도가 없다”고 봤다.

이종윤 원로목사가 목회연구비 명목으로 상당액을 수령해 가고 있음을 지적한 내용에 대해서도 “보도의 균형을 갖춰야 한다. 박노철 목사 역시 목회연구비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고, 박 목사 측의 용역 동원 역시 “교회에서의 용역은 결코 합법이냐 불법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용역을 개입시킨 것 자체가 문제”라며 교회 문제를 보도하는데 있어 그 특수성을 감안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끝으로 패널들은 “문제가 되는 재신임 거부는 그동안 서울교회 내에서 문제가 지적된 적이 없었다. 이종윤 원로목사 역시 안식년과 재신임을 병행했다”며 “박노철 목사 또한 청빙 당시 재신임 제도를 인지하고 동의했기에 지금이라도 재신임 투표에 임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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