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막히는 미세먼지, 서로 책임 미루는 어른들 탓이에요”

  • 입력 2019.03.28 14:22
  • 기자명 강원숙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크기변환_유니세프.jpg

국빈 방한 중인 마틸드 벨기에 왕비가 27일 서울 마포구 유니세프한국위원회를 방문해 미세먼지와 기후변화를 주제로 한국 청소년들과 간담회를 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한국 청소년들은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과 기후변화 문제가 심각해지는 가장 큰 이유로 ‘어른들의 책임 회피’를 손꼽았다. 국경을 초월해 모든 어른들이 협력해야만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간담회에 앞서 미세먼지 주제 어린이 창작 뮤지컬 ‘마루의 파란 하늘’(극단 날으는 자동차 원작) 주요 장면이 시연됐다. ‘마루의 파란 하늘’은 주부, 과학자, 기업, 정부가 미세먼지에 대한 책임을 서로 떠넘기는 모습을 꼬집고 있다.

주부는 환경오염을 시키지 않는 제품을 개발하지 않는 과학자를 탓하고, 과학자는 그런 제품은 이윤창출에 혈안인 기업이 개발에 투자하거나 구입하지 않는다며 기업을 탓한다. 기업은 환경문제는 정부가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며 책임을 떠 넘긴다. 어린이들은 환경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고 기대했던 어른들의 무책임한 모습에 실망한다. 그럼에도 현재 어린이와 미래 어린이가 마음 편히 숨쉬며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다시 한 번 어른들이 힘을 모아 노력해 주기를 촉구하는 내용이 공연에 담겼다.

이어 진행된 간담회에서 이지원 학생(18세)은 “교실에서도 마스크를 쓸 정도로 미세먼지가 심각하다”며 “이런 환경 문제에 대해 의견을 이야기하려고 하면 어른들은 어리다고 무시하며 자기들에게 맡겨 두라고 한다. 하지만 정작 어른들은 책임을 다 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내놨다.

김도현 학생(17세)은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과 기후변화로 인한 환경 위기가 현재와 미래의 어린이 건강을 위협한다”고 지적하며 “아동 권리 실현 의무가 있는 정부뿐 아니라 모든 어른들이 함께 협력해서 대응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마틸드 왕비는 “미세먼지와 기후변화에 대해 한국 청소년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대안을 고민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며 “청소년들도 미세먼지와 기후변화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환경을 지키기 위해 작은 일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니세프벨기에위원회 명예회장이기도 한 마틸드 왕비는 평소 유엔아동권리협약과 지속가능발전목표에 관심을 가지고 어린이 권리 실현을 위해 앞장서 왔다. 이번 벨기에 국왕 내외의 국빈 방한 일정 중에도 한국 어린이 권리 증진에 대한 관심으로 한국에서 유니세프를 대표하는 유니세프한국위원회를 찾아 한국 청소년들과 만남의 자리를 가졌다.

유니세프한국위원회 송상현 회장은 “매년 전 세계 5세 미만 어린이 60만 명이 대기오염 때문에 질병에 걸리거나 질병이 악화되어 사망한다. 한국 어린이는 심해지는 미세먼지 등 환경 문제로 건강을 위협받고 놀 권리도 누리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어린이가 건강한 환경에서 자라도록 국제사회, 특히 주변국과의 협력을 통해 실효성 있는 대책을 빨리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행사에 참석한 SM 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 NCT 재민은 “작년 유니세프 베트남 사업 현장을 방문했을 때 기후변화 담당자를 만났고 기후변화가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중요한 문제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오늘 청소년들과 함께 미세먼지와 기후변화에 대한 의견을 나눌 수 있어서 뜻 깊었고, 저도 환경 보호를 위해 작은 것부터 실천해야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