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석 목사 목양 칼럼] 예수님을 생각나게 하는 사람

  • 입력 2019.04.14 08:07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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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지난 주 화요일 국립묘지에 있는 고 김대중 대통령의 묘역에서 추모기도회를 인도하였습니다. 그 분이 국립묘지에 안장된 이후부터 동교동계 가신들과 참모들은 한 주도 안 빠지고 화요일 오전이면 묘역에 와서 추모모임을 가졌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런 이야기를 듣고 “도대체 어떻게 이렇게 할 수 있단 말인가”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동교동계 정치인이요, 국회의원을 하신 배기선 장로님께서 간절하게 부탁을 하시는 것입니다. “우리가 추모모임 뿐만 아니라 이번에는 기도회 형식으로 하려고 하는데 꼭 한 번 와서 기도회를 인도해 달라”는 것입니다. 도대체 어떻게 하는가 가서 보았습니다. 제가 간다고 하니까 각종 언론사에서 취재를 오고 일본 NHK방송까지 온 것입니다. 그리고 국회부의장을 비롯해 현직 국회의원들만도 12명이 오셨고, 당대표도 두 명이나 오셨습니다. 저는 몇 십 명 정도 올 줄 알았는데 권노갑 고문을 비롯, 전직 국회의원들과 비서관까지 어림잡아 150명 이상이 온 것 같았습니다. 전부 검은 양복을 입고 서 있는데 순간 저는 쫄아버렸습니다. 저는 그런 긴장 속에서도 정치적이지 않으면서 제 나름대로 신앙적인 중심을 가지고 고 김대중 대통령을 추모하고 그 곳에 오신 분들을 격려하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오늘 봉독한 히브리서 3장 1절 말씀은 예수님을 깊이 생각하라고 했습니다. 예수님을 깊이 생각하는 것은 참으로 큰 축복입니다. 더구나 예수님을 생각나게 하는 사람도 복된 사람입니다. 그런데 저는 고 김대중 대통령을 생각하면 곧 바로 예수님이 생각납니다. 아니 김대중 대통령을 좀 깊이 아는 사람은 그분을 통하여 예수님이 생각나게 되어 있습니다. 제 입장에서 말씀을 드리긴 하지만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김대중 대통령님의 또 다른 별칭이 DJ이기 때문입니다. 고 이중표 목사님은 DJ를 “Death of Jesus”라고 연결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 이니셜대로 그 분은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의 정신으로 사셨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죽음으로써 하나님과 인간과의 화목을 이루시고, 또 우리와 이웃과의 화목을 이루신 것처럼 김 대통령께서도 평생을 자기를 죽이려는 정적들과 원수들을 용서하며 화해하는 삶을 사셨습니다. (중략) 그러니까 그분을 생각하면 예수님이 생각나게 되는 것입니다.

둘째, 재임시절에 대한민국 역사 최초로 남북정상회담의 물꼬를 여셨기 때문입니다. 사실 지금의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을 갖게 한 것도 다 DJ대통령께서 선구자적 길을 열어놓으셨기 때문입니다. 그것도 한미동맹을 철저하게 강화하는 전제 조건에서 말입니다. (중략) 그래서 평화의 사 도로 인정받아서 대한민국 최초로 노벨평화상을 받으신 것이 아닙니까.

셋째, 이 자리에 모이신 여러분들 때문에 저는 예수님을 다시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세상 어느 대통령의 참모들이 매주 화요일이면 이렇게 주군의 묘역에 모일 수 있단 말입니까.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화요일 오전만 되면 이곳에 모여서 대통령님을 추모한다는 것은 기네스북에 등재되어야 할 일이라고 봅니다. DJ대통령께서 한 종교의 창시자나 교주도 아닌데, 화요일이 되면 이곳에 오셔서 가신 님을 추모하고 그분의 삶과 정신을 기리는 여러분들이야말로 저로 하여금 다시 예수님을 생각해 보게 합니다. “과연 나는 목사로서 예수님이 여기에 누워계신다면, 매주 화요일 이곳에 찾아올 수 있단 말인가. 물론 예수님은 부활하셔서 무덤이 없지만 나는 예수님을 이토록 지성스럽게 잘 섬기는가. 특히 저는 권노갑 고문님, 박지원 대표님 윤철상 전 의원님들로부터 신앙적이고 목회적인 도전을 받습니다.”

그래서 저는 저희 교회 교인들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와 세계를 다니면서 가끔씩 여러분들을 거론하며 도전을 받자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므로 여러분들 과 DJ대통령님은 저 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에게 예수님을 생각나게 하는 분들입니다. 그리고 그분은 살아생전에 ‘예수님은 나의 형님’이라고 하셨습니다. 또한 마음속으로 예수님을 가장 존경하는 분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렇다면 여러분도 DJ대 통령께서 그토록 좋아하셨던 예수님을 구주로 믿고 주인으로 섬기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우리가 그토록 원하던 남북 간의 진정한 화해와 평화가 이루어지고, 머지않아 피 흘림이 없는 복음적 평화통일이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저는 이러한 말씀을 드린 후에 한미동맹 강화 안에서 남북평화와 통일의 꽃길이 열리도록 간절히 기도하고 그 분들을 위해서 기도했습니다. 현 정부도 부디 한미동맹을 더 강화하면서 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적 현실감각을 가지고 남북평화의 길을 지혜롭게 열어갔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한국교회와도 소통하며 함께 가면 더 좋겠습니다. 아니, 우리 모두는 살아서뿐만 아니라 죽어서도 더 예수님을 생각나게 하는 사람이 되면 얼마나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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