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주님의 화려한 역전승

  • 입력 2019.04.18 13:57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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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경기를 관람할 때 가장 짜릿한 맛은 뭐니 뭐니 해도 역시 역전승(逆轉勝)의 순간이 아닌가 한다. 그 가운데서도 야구만한 게 또 없을 것 같다. 패색이 짙어 이제 이렇게 끝나는가 보다 하고 자리를 뜨려하는 순간,9회 말에 갑자기 터진 한 방은 그야말로 운동장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기에 충분하다. 두 방도 필요 없고 단 한 방이면 된다. 굳이 홈런이 아니어도 좋다. 점수를 뒤집을 수만 있으면 단 한 방의 안타(安打)로 충분하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인생을 살면서 부활절만큼 짜릿한 승리의 순간은 또 없을 것이다. 말로는 다 형용할 수 없는 고난과 싸우느라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마지막에 맛보아야 했던 좌절감, 십자가의 죽음은 절망 중의 절망감이 아닐 수 없다. 마지막 몸에 남은 물과 피를 다 쏟으면서도 한 마디 저항의 말도 없이 오직 “저사람들을 용서해 달라”던 그 한 마디의 말로는 우리들에게 아무런 위로나 격려가 될 수 없었다. 세상 가장 무기력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우리 주님은 역전승의 명수이셨다. 무덤 속에서 사흘을 쉬시면서 숨을 고르신 주님은 드디어 보란 듯이 제자들과 사람들 앞에 그 모습을 보이셨다. 부활(復活), 그 찬란하고 아름다운 빛은 세상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것이었다. 그것은 오늘날 인간들이 삶에서 희열을 얻고자 즐기는 그 어떤 운동경기와도 비교할 수 없는 가장 짜릿한 역전승이다. 부활의 주님은 그렇게 우리 앞에 아름다운 모습으로 다가 오셨다. 해마다 기다리고 준비하는 부활의 날이 올해는 좀 더 우리에게 의미 깊은 시간으로 새겨지기를 기대한다. 연례행사 수준의 부활절이거나 행사위주의 어떤 한 날이 되어서는 아니 될 것이다. 주님이 역전승하신 것처럼 우리 믿는 자들이 역전승하는 삶을 추구해야 할 것이다. 역사적으로 보아도 위대한 신앙인들은 모두가역전승한 사람들이다. 미국 역사에 있어 가장 존경받는 대통령인 아브라함 링컨을 비롯해서 박해 받는 자들의 진정한 이웃이요 벗이었던 마틴 루터 킹 목사, 우리의 믿음의 대선배 주기철 목사와 ‘사랑의 원자탄’손양원 목사 등의 삶이 바로 현실 앞에 패한 것 같으나 마지막에 역전승한 삶인 것이다.

근자에 이르러 우리를 안타깝게 만드는 일들이 우리 한국교회 안에 여전히 줄을 잇고 있으나 이제 찬란한 역전승을 기대하는 9회 말의 모드(mode)로 전환을 해야 할 때이다. 올해도 여전히 부활절이 다가오자여기저기서 혹시나 뒤질세라 앞 다투어 부활절 메시지를 쏟아내고 있으나 그 모든 것들이 예년과 다름없이 여전히 구호로만 끝나서는 안 될 것이다. 죽임을 당하는 자리에서도 끝까지 세상을 사랑하사 용서를 구하신 주님의 교훈을 새기면서 용서와 화해로 역전승하는 부활절,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기를 죽음으로까지 순종하셨던 그 모습 그대로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그리스도인들이 다 되어야 할 것이다. 한국교회가 지금과 같은 부흥을 이루었다고 하는 승리감에 도취되어, 주님의 제자로서의 본분을 잊고 교만을 일삼으면서도 그것을 마치 하나님의 뜻인 양 호도했던 어리석음 또한 십자가에 못 박지 않고서는 9회 말의 역전승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2019년의 부활절은 좀 더 새로운 부활절이 되기를 바란다. 극히 선언적이고 의례적인 메시지에 ‘아멘’만할 것이 아니라 마음 깊이 새기고 당장에 실행으로 옮기는, 삶으로 보여주는 부활절이 되기를 바란다. “내가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산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신 것이라”(갈라디아서 2:20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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