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에서 사도로

  • 입력 2014.10.17 09:48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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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중 목사 (한국독립교회 선교단체연합회 목회국장)
[프로필]◈ 

예수님은 안식일의 설교와 치유사역을 마치시고 중요한 결정을 위하여 산으로 기도하러 가셨습니다. 온 밤을 기도로 새우신 그 새벽에 예수님의 제자가 되기를 바라며 따라온 사람들 중에서 ‘자기가 원하는’(막3:13) 열두 제자들을 확정하시고 그 이름을 한사람씩 불러 세우시고 그 열두 사람에게 ‘사도’라고 불러 주셨습니다.(눅6:13/마10:2/행1:2,4)

 

그러나 성경은 사도행전이 시작되기 전까지 이 열두 명을 ‘제자’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3년 동안 이 열두 제자들과 동행하시며 병든 사람의집이나, 가족과 무리로부터 소외되어 마음 아픈 사람들에게 찾아가시고, 결혼식이 있는 집과 장례식의 현장, 사람들이 많이 모여드는 회당과 한 낮의 한적한 우물가에서도 몸과 마음에 병들어 있는 사람들을 모두 치유하여 주셨습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보이는 모든 것에 의미가 있고, 경험되는 모든 일에 가치가 있음을 가르쳐 주시며, 사도가 되어야 한다고 축복하신 부르심을 견고히 할 수 있도록 그 사도들에게 제자의 삶을 먼저 보여주시고 있는 것입니다. 사도(Apostle)를 하나님의 특별한 목적, 즉 복음의 좋은 소식을 위하여 보내심을 받은 사람들로 정의한다면 사도는 그의 삶을 통하여 복음의 영향력을 나타내어야 하는 사람입니다. 결코 교회 공동체 안의 직위나 직책이 될 수 없습니다.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우리에게 주신 영적직분’(고후5:18)인 것입니다. 하나님과 사람들 앞에서 그리스도의 편지요, 그리스도의 향기(고후2:15, 3:3)가 되어 살아야 하는 삶의 증인입니다. 그렇다면 제자(Disciple)는 사도의 삶이 되도록 훈련되어지는 사람입니다. 길들여져야 하는 사람입니다. 성경은 이것을 온유한 사람이라고 가르칩니다. 야생의 말과 같은 삶이 주인의 손길에 잘 순종하도록 다스려지는 것을 말합니다.

 

예수님이 열두 제자들에게 보여주신 3년 동안의 가르침의 본질은 모두영적 리더로 세우시는 태도훈련입니다.‘제자도 - 예수님의 제자 되어 사는 것’은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가르침입니다. 그렇다면 제자로 사는 것도 익숙하여야 합니다. 비록 갈등과 후회로 가슴 아픈 눈물을 흘릴지라도 우리의 내면 의식은 정결해지는 기쁨과 감격이 있도록 예수에게로 집중하며 사는 것입니다.

 

어떤 형편에 있을 지라도 영적 우선순위, 가치의 우선순위를 잃어버리지 않는 내적태도, 거짓 경건을 벗어버리고 하나님이 주신 믿음을 신뢰하며 사는 것에 습관 되어 살아야 합니다. 예수님이 게네사렛 호숫가에서 시몬 베드로를 제자로 부르신 것은 모험이었습니다. 세례요한을 따르던 안드레를 받아 주신 것도 모험입니다.

 

빌립, 나다나엘을 부르시고, 다혈질의 요한과 야고보를 데리고 다니신 것도 모험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인간의 판단일 뿐 예수님은 이미 이 사람들을 믿고 계셨습니다. 모험이 아닙니다. 열두 제자들은 예수님의 신뢰와 기대를 받은 사람들입니다. 심지어 가롯 유다까지도 예수님은 애틋한 마음의 부르심으로 끊임없는 기대와 사랑을 부어 주시고 계셨습니다. 현대를 사는 우리도 이미 사도로 부르심을 받았지만 제자의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믿음이 필요합니다. ‘그 은혜로 인하여 받은 믿음(엡2:8)’이지만 우리는 그 믿음조차 믿지 못하는 존재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를 신뢰하여 주시고 있습니다. 우리를 믿어 주시고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우리를 먼저 택하셨기에 부르셨고, 부르셨기에 믿어 주시는 그 사랑에 순복하여야 합니다. 제자는 예수의 그 피가 흐르는 사람입니다.

 

제자됨의 훈련이란 결국 자기포기가 이루어지도록 하는 과정입니다. 제자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힌 사람’입니다. 그리스도가 하나님의 아들임을 믿음으로 그리스도와 함께 사는 사람입니다.(갈2:20)토마스 아켐피스는 ‘예수님의 3년 제자훈련의 핵심은 지식전달이 아니라 삶의 전달’이라고 했습니다.

 

삶의 모든 과정을 예배로 살아가는 순전함이 영적생활의 뿌리가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산상설교의 절정에서 멸망으로 인도하는 문과 생명으로 인도하는 문을 구별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좁은 문을 통과하는 겸손과 갈급함의 영혼만이 제자에서 사도로 옮겨지는 과정을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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