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인들의 시각이 중요하다

  • 입력 2014.10.17 10:16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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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 한국교회가 성도의 수가 줄어든다는 사실을 알아차렸을 때 대부분의 목회자나 관련자들은 이제 거품이 빠지는 현상일 뿐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것 같다. 다시 말해서 교회나 교단에 이중으로 등록된 숫자들이 정리가 되기 시작했을 뿐 교인의 수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자신감을 내보였었다. 그것이 일종의 허세였는지는 알 길이 없으나 수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에 와서 돌이켜 보건대 는 많이 빗나간 분석이었고 잘못된 상황판단이 아니었나 생각되어진다.

 

많이 늦었다는 감은 있지만 이제라도 객관적인 통계를 근거로 해서 한국교회는 교인의 수가 줄어드는 오늘의 현실을 개신교의 위기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말에 대체로 수긍하는 분위기인 것 같다. 올 가을 각 교단의 총회에서 드러난 교세(敎勢)를 살펴보면 거의 모든 교단이 마치 약속이나 한 듯 전년 대비 교인의 수는 적지 아니 줄어들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2천년대 들어 처음 몇 해 동안은 그래도 조금씩이나마 꾸준한 성장을 보이던 것이 2010년을 전후로 계속 줄어드는 모습이다.

 

문제는 이러한 시점에 있어서 한국교회는 그 원인을 어느 정도나 정확하게 분석을 하고 있느냐 하는 것과 그에 대한 답(答)은 또 얼마나 준비를 하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교계에서 말 깨나 한다는 어느 인사의 분석에 따르면 중소 교회의 젊은 신자들이 대형교회로 옮기면서 무등록 교인으로 남아 있는 것이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또 그런가 하면 일각에서는 믿음은 있으나 교회는 나가지 않는 이른바 가나안신자들(거꾸로 ‘안나가’ 신자)이 늘어나는 때문이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한다.

 

어찌 되었건 교회를 떠난 사람들을 주목하지 않으면 안 된다. 왜 그들은 교회를 떠나게 되었는가를 정확히 분석하고 그 답을 찾아야 할 것이다. 아직도 세상 탓만 하고 앉아 있거나 교회를 개척하는 것만이 교회가 살 길이라고 부르짖는 헛발질만으로는 답이 나올 수 없다. 짐작하건대 그동안 우리 한국교회는 무분별하게 목회자만을 양산해서 개척으로만 내몰아 온 것도 한 가지 실수였던 것 같다.

 

교회가 세상 사람들로부터 신뢰를 잃고 있음에도 무분별하게 교회를 개척, 기존이웃의 교회와 과당 경쟁을 하는 사이 교회를 보는 인식이 세상 사람들로 부터는 물론 교인들 사이에서조차 등을 돌리게 할 만큼 나빠지게 했다는 말이다. 이제 교회가 주목해야 할 것은 교회 밖의 사람들이 교회를 어떤 눈으로 바라보느냐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교회 안의 사람들이 먼저 교회를 어떻게 바라보느냐 하는 시각부터 바꾸어 놓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그래야 교회 안의 사람들이 더 이상 교회를 떠나는 일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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