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축제(神祝祭)’, 우려를 표한다

  • 입력 2019.05.03 11:57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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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은 전 세계적으로 지역마다 곳곳마다 축제가 넘쳐난다. 축제마다 여러 가지 그럴듯한 이유와 명분을 내세우고는 있지만 실상은 따지고 보면 목적은 오로지 관광수입에 있는 듯하다. 축제의 종류도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이다. 전국의 지방 기초자치단체마다 1~2개 이상, 많은 곳은 10여 개가 넘는 축제 프로그램을 가진 곳도 있다고 한다. 내용 면에서 볼 때는 그리 다양하다고는 말하기 어려워 보인다. 사실 좁은 땅에서 경쟁의식이 과하게 작용하다 보니 그게 그거다 싶을 정도로 뚜렷한 특색을 찾기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저 ‘남에게 질 수 없다.’는 식의 억지춘향 격이다 싶은 곳도 적지 않은 것 같다.그런저런 축제를 여는 것이 무슨 유행병처럼 번져나가고 있는 차에 충청도 어느 기초자치단체에서는 올 봄에특이(?)하게도 ‘신 축제’라는 것을 연다고 한다. 누구의 머리에서 나온 아이디어인지는 몰라도 참 발칙하다 싶다.

더군다나 군세(郡勢)가 그리 풍족하지도 않은 시골 작은 군(郡) 단위 지자체가 군민의 혈세 4억 5천만 원을 들여서 산신제와 굿판을 벌여놓고 구경꾼을 모집하겠다는 발상은 참 아무리 봐도 이해가 잘 안 간다. 언제부턴가 전국에서 벌어지는 대부분 지방의 작은 축제들은 소위 대행업체라는 것이 있어 굿판을 벌여주고 거기에서 얻어지는 수익금을 지자체와 나눠먹기 한다는 소문은 이미 들은바 있다.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해당지자체의 장(長)은 이를 깊이 있게 검토하고 주민들의 의견들 또한 수렴하는 절차가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한 과정들을 다 거쳤는지는 알 수가 없으나, 우려하는 것은 자칫 섣부르게 축제를 열었다가 주민들의 신앙적 정서에 역행하는 잘못을 저지르지나 않을까 하는 것이다. 지역의 주민들뿐만 아니라 온 나라의 국민들이 찾아와 함께 즐김으로써 화합을 도모하고 지친심령들에게 위안을 주어야 할 축제가 온갖 귀신들을 불러 모아 저속한 굿판이나 만들지 않을까 염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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