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총 임원회에서 ‘전광훈 대표회장 사퇴 촉구’

  • 입력 2019.05.17 17:06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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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의 도를 넘은 행보들이 회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급기야 전광훈 목사의 잘못을 조목조목 지적하고 규탄하는 문서가 배포되는 등 그 세도 점차 규합되는 모양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지난 17일 세미나실에서 제30-9차 긴급임원회를 개최했다. 회의문서에는 전광훈 대표회장이 설교하고 회의를 주관하는 것으로 되어 있었으나 이날 아침 갑작스레 불참을 통보함에 따라 직무대행 김운복 목사가 의장이 되어 임원회가 진행됐다.

안건으로 상정된 ‘나라사랑 6.25 기도회의 건’은 직무대행에게 위임했고, ‘제3회 기독교 지도자 포럼의 건’은 그대로 진행키로 했다.

‘징계의 건’에 있어서는 윤리위원회의 보고에 다수의 임원들이 반발하면서 욕설이 오가고 고성이 난무하는 등 소란이 지속됐다. 이에 따라 △1번 ‘한국교회와 한기총의 음주문화 척결을 위한 개혁의 일환으로 음주와 관련 제보가 있는 P목사 J목사와 제보자를 소환하여 조사한 후 임원회에 징계를 상정하기로 하다’는 보고를 받았으나, △2번 ‘회원 간에 비방 및 허위사실유포와 전 세계가 이단으로 정죄한 프리메이슨과 관련한 제보로 인하여 K목사에 소환하여 조사한 후 임원회에 상정하기로 하다’와 △3번 ‘K목사에 대하여 신천지옹호 발언과 신천지와 관련성 조사를 위하여 소환 조사한 후 임원회에 상정하기로 하다’는 더 조사해서 추후 임원회에 다시 보고키로 했다.

대표회장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던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합동장신) 홍계환 총회장과 이광원 총무에 대해 전광훈 대표회장이 서기에게 기타안건으로 상정해 징계 처리하라고 메시지로 지시했으나, 긴급임원회에서는 상정된 안건만 다룰 수 있다는 지적에 무산됐다.

이날 임원회에서는 지난 제30-8차 임원회에서 갑론을박했던 김운복 목사의 직무대행 자격에 시비가 제기되는 등 소란이 계속됐다.

특히 박중선 목사는 “꼭 짚고 넘어가야 한다. 제발 은혜스럽게 법대로 하면 아무 문제가 없다. 대표회장 유고시에 공동회장 중에서 지명하면 하게 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유고도 아닌데 한다고 하면 회의가 무산되고 고소고발 된다”면서 “대표회장이 유고라고 판단해서 직무대행이라고 임명을 한 것인지, 대리로 사회를 보는 것인지 중요하다. 유권해석을 잘 내리고 가야 나중에 문제가 없다”고 다시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김운복 직무대행은 “사정에 따라 참여할 수 없을 때가 유고다. 대표회장이 임명했기에 그 자격으로 사회를 보고 있는 것이다. 대표회장 유고시에 한기총을 운영해 나갈 수 있는 직무대행, 대리로 나와있는 것”이라고 답했다.

박 목사는 “지금은 유고가 아니다”라고 재차 반박했으나 김운복 직무대행은 “됐다, 됐다”라며 이 문제를 그냥 넘겼다.

특히 이날 회의 가운데 발언권을 얻은 김인기 목사는 도를 넘고 있는 전광훈 대표회장의 행태에 분노를 터뜨리며 6개 항에 걸쳐 대표회장을 규탄했다.

김 목사는 “지금의 한기총이 한심하다. 너무 폐쇄적이다. 이런 한기총에 나올 이유가 뭐가 있는가. 증경회장들도 모르는 문제가 아닐 것이다. 지금 한기총의 법이 무너졌다”면서 “지난 4개월 동안 특별한 사항만 6가지를 위반했다. 한기총은 개교회가 아니라 연합단체다. 각 교단의 독자적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교회의 사명을 따라 연합사역을 해야하는데 어떤 개인단체의 산하기관밖에 안 되는 인식이 되어 있다”고 했다.

나아가 “전광훈 대표회장은 한기총의 설립 목적을 무시하고 정관에 의한 규정과 절차를 위반하면서 살벌한 공포정치를 하고 있다”며 “한기총을 자신의 정치 목적을 위한 기독당의 하급기관으로 만들고 일개 단체(청교도영성훈련원)의 산하기관으로 전락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김 목사는 “전광훈 목사의 집회영상을 보다보니 도가 지나치더라. 생중계 유튜브 방송을 보면 너무나 한기총을 비하하고 목회자들을 비하한다. 예를 들면 ‘내가 한기총 나가니까 의장 의장 하니까 이 XX끼들 말이야. 한기총 가니 전부 다 XX기같은 놈들...’ 이런 이야기를 듣고 어떻게 한기총 어른들이 가만히 계시고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이런 근본적인 문제들을 해결하지 않고는 이런 회의 백날 해봐야 소용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목사는 “전 대표회장이 상임위원장 40명 중 10명 이상을 청교도영성훈련원과 관련된 사람으로 세웠다. 이는 당연직 총회대의원으로 나중을 위한 사전 표 작업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며 “전광훈 대표회장은 스스로 내년 선거를 위해 130표를 확보했으니 연임은 물론 앞으로 10년은 한기총을 좌지우지하겠다고 말하고 다녔다. 한기총을 장기집권 하겠다는 전광훈 대표회장의 목적은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이어 “정관 제29조 2항에 ‘필요에 따라 임원회 결의로 특별위원회를 설치할 수 있다’고 되어 있지만 지난 4개월 동안 임원회 결의로 설치된 특별위원회가 과연 몇이나 되는가”라며 “거의 대부분은 대표회장이 절차도 거치지 않고 만들어서 통보하고, 특별위원장의 임명장을 수여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현재까지 8차에 걸친 임원회를 하면서 임원을 처음 임명하면서 개최한 제30-1차 임원회를 제외하면 단 1차례만 정상적으로 임원회가 열렸다. 나머지 6차례는 전부 긴급임원회”라며 “무슨 안건인지 어떤 내용인지도 모르게 시간을 주지 않고 그저 긴급임원회를 한다고 통보 후에 안건들을 처리하는 형태로 임원들을 거수기로 만들었다. 부의된 안건 외에 대표회장이 하고 싶은대로 처리했던 불법이 난무한 긴급임원회였다”고 주장했다.

과거 여러 언론들에 의해 문제가 제기됐던 ‘대신총회’ 가입 문제도 다시 등장했다. 김 목사는 “전광훈 대표회장이 소속된 대신교단은 한기총에서 제명이 됐고, 운영세칙 제3조 5항에 따르면 ‘재가입시 신규 절차’를 따르도록 되어 있다. 그런데 제30-5차 임원회에서 ‘실사위, 위원장회의’라는 없는 회의구조를 만들어 절차도 무시하고, 실사도 거치지 않은 채 복귀라는 명칭으로 급하게 통과시켰다”며 “한기총 대표회장은 법과 원칙을 무시해도 상관없다는 말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끝으로 김 목사는 “한기총이 개인의 정치 세력화를 위한 지나친 정치적 행보로 인해 한기총 30년 역사상 주무관청인 문화체육관광부에 해산 청원을 하는 빌미를 줬다”며 “정부와 사회를 향한 곧은 한 목소리를 통해 하나님의 공의와 사랑을 실천함으로써 한국기독교의 위상을 공고히 하는데 매진해야 하는 한기총을 일개 정치단체의 산하기관으로 전락시킨 전광훈 목사는 한국교회 대표성을 상실하고 그 정체성을 크게 훼손시킨 모든 책임을 지고 대표회장직에서 사퇴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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