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순례(13)

  • 입력 2019.05.23 10:28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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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수 목사
▣ 영월주님의교회 

▣ 전 터키 선교사 

사모스 섬(Σάμος, 현. Samos)

사모스 섬은 기오 섬의 남쪽에 위치하여 바다 건너 이웃나라인 터어키의 지척에 있다. 거리로는 터어키 해안에서 약 6km 정도 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섬으로 배로는 약 한 시간 반 거리이다. 섬의 크기는 동서로 폭이 약 43km, 남북으로는 약 13km의 규모로 섬의 중심부에는해발 약 1433m의 케르키스산이 있는데, 에게 해 동쪽에 위치한 사모그라게의 펭가리(Fengary, 해발 1,611m)산 다음으로 높은 산이다. 본래 이 섬은 고대로부터 포도와 적토로 만들어진 도자기 생산지로 유명한 곳으로 이 섬의 원주민은 이오니아인들이었다. 기원전540년에 이들은 이곳에 거대한 헤라신전을 건축하였고, 동시대에 공학자인 유팔리노스(Eupalinos)는 지하로 터널을 뚫어 만든 수로(acueduct)를 통해 이 섬에 거주하는 주민들에게 신선한 물을 공급하고, 적으로부터 식수를 보호하기 위해 수로를 건설하였는데, 길이가 무려 1Km가 넘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수로로 유네스코 세계 유산으로 등재되어있다.

한편, 사모스 출신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인물로는 피타고라스(Pytagoras)와 에피쿠로스 Epikouros), 그리고 이솝(Αίσωπος)이란 인물들이 있다. 피타고라스는 우리에게 수학의‘피타고라스 정리’(두 직각변에 얹힌 두 정사각형의 넓이의 합은 빗변에 얹힌 정사각형의 넓이와 같다는 이론)로 잘 알려져 있는데, 본래 그는 이오니아인으로 기원전 570년경 이곳에서 태어났다. 철학의 아버지라 불리워진 탈레스에게 사사를 받고 수학과 종교학을 공부한 후에 이탈리아 남부에 위치한 크로톤(Croton)으로 건너가 피타고라스 학교를 세운 인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는 종교적으로 윤회 사상을 신봉하고 엄격한 금욕생활을 하였다. 어느 날그는 이곳에 살던 사모스인들에게 윤회사상을 이야기 하며 고기를 먹지 말하고 하자, 사모스인들은 그에게 우리가 먹는 물고기는 산 것이 아니라 이미 죽은 것으로 영혼이 이미 떠난것을 먹는 것이므로 죄가 될 것이 없다고 하였다 하는 재미난 에피소드가 지금까지 전해 내려오고 있다.

또한, 사도 바울이 아테네의 아레아바고 언덕에서 복음을 전하다가 언급했던 철학자인 에피쿠로스(행 17:18)가 기원전 341년 바로 이곳 사모스 섬에서 태어났다고 전한다. 그는 쾌락주의의 창시자로 알려져 있는데, 철학의 목적은 행복하고 평온한 삶을 얻는데 있다고 주장하였다. 그가 말하는 행복이란 두려움에서 벗어난 자유와 평화 ‘아타락시아’(Ataraxia)를 말한다. 한편, 역사가 헤로도투스는 우리에게 늑대와 양치기의 우화로 잘 알려진 이솝(Αίσωπος)이 기원전 6세기에 이곳 사모스 섬에 살았다고 전한다. 본래 그는 노예출신 이었으나 당시 민중 선동가의 공증을 맡아 이 일을 성공적으로 수행하여 신임을 얻게 되자, 주인으로부터 자유를 얻고 마이다스 신화로 유명한 리디아왕국의 크르웨수스 왕궁에 머물면서 현자로 잘 알려진 솔론과 교류를 하였다. 이 후 그는 아테네를 방문해서는 임금을 원한 개구리의 우화를 사용하여 아테네 시민들에게 정치에 부화뇌동(附和雷同)하지 말 것을 권하기도 하였다. 사모스 섬은 사도 바울 일행이 3차 선교 여행을 마치고 예루살렘으로 귀환할 때

잠시 들린 곳이다.

15 거기서 떠나 이튿날 기오 앞에 오고 그 이튿날 사모에 들르고 또 그 다음 날 밀레도에 이르니라(행20:15)

터어키 국기를 단 배는 쿠사다시 항구를 출발 한 지 30분도 되지 않아 선장은 갑판에 있는 그리스 국기를 올린다. 그 만큼 이 섬이 터어키와 가까이 있음을 실감하게 한다. 한편, 사모스섬에는 항구가 두 곳이 있는데, 한 곳은 이 섬의 중심도시로 잘 정돈된 바티라는 항구와 반대편에는 요한계시록에 나오는 사도 요한이 유배당한 밧모섬으로 가는 피타고리온 항이 자리하고 있다. 피타고리온 항구는 피타고라스의 이름을 따서 만든 항구로 부두가 에는 피타고라스 동상이 있어 여행객들에게 눈길을 끈다. 하늘을 찌를 듯 오른 손을 높이 치켜들고 왼손에는 자를 들고 있는 그의 모습 속에서 우리는 수학자로서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그의 열정을 느끼게 한다. 우리 일행은 헤라 신전을 방문하였다. 사모스 섬의 역사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헤라 신전은 본래 투박한 형태를 하였으나 기원전 8세기에는 길이가 무려 100피트나 되는 큰 신전으로 발전하였고, 이 후 독재자 폴리크라테스가 지배할 당시에 신전의 길이가 무려 약 100m나 되는 이오니아식 건축 양식을 한 장엄한 신전으로 재건축되었다고 전한다. 하지만 현재는 신전에 기둥 한 개만 외롭게 서 있어 찬란한 문화는 어디로 갔는지, 격세지감(隔世之感)마저 들게 한다. 그렇다면 인간의 손으로 만든 큰 규모의 헤라 신전의 주인은 어디로 갔을까? 비록사도 바울 일행은 잠시 이 섬을 거쳐 갔으나 이곳에 복음이 전파된 후에, 우상을 섬기던 자들이 변하여 하나님의 자녀가 되고 섬 곳곳에 교회와 수도원을 세워 하나님께 예배하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우리 일행은 복음의 능력이 얼마나 위대한가를 새삼 느끼게 되었다. < 계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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