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석 목사 목양 칼럼] 감탄사가 감탄의 삶을 만든다

  • 입력 2019.05.26 08:26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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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어린 시절에 글을 쓸 때는 문장에 감탄사 부호를 많이 썼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글이 아주 매끄럽고 세련되기는 하지만 문장에서 감탄사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이 세상에도 감탄하고 감격하게 하는 이야기보다는 남을 비난하고 공격하고 정죄하는 분위기로 변해가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사람을 감탄스럽게 하는 글도 많이 쓰고 그런 말도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제 외손녀 ‘현주’ 때문입니다. 현주가 아주 어려서 낯을 가릴 때는 아무리 제가 사랑해 주어도 저에게는 오지 않았습니다. 오직 자기 엄마하고 외할머니만 좋아하는 것입니다. 제가 그렇게 사랑하고 축복을 하고 모든 장난감을 마련해 주는데도 오지 않는 것입니다. 제 얼굴을 보자마자 울어버릴 때는 섭섭하기도 하고 상처 받고 시험에 들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조금 위로가 되는 것은 지 아빠를 봐도 그런 것입니다. 아빠가 서울 있다가 주말에 오니까 낯을 가리는 것입니다. 하물며 친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얼마나 낯을 가렸겠습니까?

그런데 아이가 약간 말을 알아듣고 의사소통을 하려고 할 때부터는 자꾸 바깥으로 나가려고 합니다. 그래서 제가 현주를 볼 때마다 단 10~20분이라도 밖으로 나갔습니다. 그리고는 제가 아이에게 감탄의 언어를 가르쳤습니다. 개나리, 진달래, 목련꽃이 필 때 꽃을 바라보며 이렇게 말하는 것입니다. “현주야, 이게 꽃이야. 목련이야, 진달래야, 개나리야. 야, 너무 아름답다. 아니, 너의 이름이 꽃이고 너도 꽃처럼 아름다워. 야아~ 와우~” 현주가 알아듣건 모르건 꽃을 보고 감탄을 하게 해 준 것입니다. “현주야, 너도 목련꽃처럼 눈부시게 자라라. 꽃처럼 살아라. 너의 마음이 철쭉꽃처럼 화사할 뿐 아니라 네 삶을 감격하며 살아라. 감탄사를 많이 외치며 살아라. 그래야 네 주변에 사람이 많이 따른단다. 야아~ 와우~” 이런 말이 얼마나 아이 머릿속에 입력이 되었는지 이제는 저만 보면 바깥에 안 나갔는데도 바깥으로 손을 가리키며 “와우~”하는 것입니다. 이제 돌도 안 지난 애가 자기 스스로 감탄하면서 할아버지의 마음을 송두리째 사는 것입니다. 그러더니 지금은 시든 꽃을 봐도 나뭇잎만 보아도 “와~” 하기도 하고 “꽃, 꽃” 하는 것입니다. 과연 김춘수의 꽃이라는 시,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의 내용이 어린 손녀에게 이루어진 것입니다. 또 요즘은 강아지를 좋아합니다. 그래서 제가 바깥으로 데리고 나가는 순간부터 “와~” 하고 감탄의 언어부터 내지릅니다. 그러다가 강아지를 보면 더 감격하며 “머-엉 머-엉”하는 것입니다.

저는 이렇게 현주의 감성을 긍정적으로 자극해 주었습니다. 그러면 그 좋은 감성이 현주의 무의식의 창고에 저장이 될 것이고 무의식의 창고에 저장된 좋은 감성은 반드시 나중에 좋은 추억과 감정만을 기억하는 ‘무드셀라 증후군’으로 발전할 것입니다.

어찌 제 외손녀뿐이겠습니까? 우리의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계속 감탄사를 쓰고 스스로 감탄을 하는 사람은 감탄 인생, 감격 인생을 사는 것입니다. 그리고 남에게도 감탄의 꽃이 피게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제가 ‘꽃밭 여행자’라는 시를 쓰지 않았습니까?

“꽃밭을 여행했으면 사막으로 가라 / 사막을 다녀왔으면 다시 꽃밭으로 가라 / 꽃밭의 향기를 사막에 날리고 / 사막의 침묵을 꽃밭에 퍼뜨리라 / 꽃밭에는 사막의 별이 뜨고 /사막에는 꽃밭의 꽃잎이 날리리니.”

꽃밭 여행자는 사막으로 가서 감탄의 꽃을 피워야 합니다. 그리고 사막으로 갔으면 다시 사막의 침묵과 별빛을 가지고 꽃밭으로 와야 합니다. 그럴 때 건강한 사회를 이루는 선순환을 일으키고 순기능이 될 것입니다.

특별히 신앙생활은 더 그렇습니다. 교회에서도 서로 칭찬하고 감격하고 감탄할 때 사랑하며 섬기는 교회를 이룰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감탄 인생을 넘어서 감탄 신앙을 이루고 그 신앙들이 모여서 감탄 교회를 이루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 성도들도 감탄하는 표현을 잘해야 합니다. 물론 그 표현은 진심에서 우러나와야 합니다. 우리가 칭찬과 격려를 넘어서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감탄을 잘할 때 스스로 감격하는 신앙생활을 하게 되고 감탄의 교회를 이루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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