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추락 무엇을 대비해야 하나

  • 입력 2014.10.22 15:31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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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지도자협의회(대표회장 신신묵 목사) 주최로 지난 21일 서울 연지동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심포지엄 ‘한국교회 오늘과 내일’에서는 오늘날 한국교회가 왜 추락하고 있는지, 이를 위해 우리는 무엇을 대비해야 하는지 집중 조명했다.

특히 이날 심포지엄은 이원규 교수(감신대 전 교수), 김수진 교수(장신대 전 교수), 박용규 교수(총신대) 등 한국교회의 주요 신학대학교의 전현직 교수들이 직접 발제자로 나서 그 무게를 더했다.

이날 인사말을 전한 대표회장 신신묵 목사는 “지금의 한국교회가 교회의 본질과 공교회성을 잃고, 영향력을 상실한 무기력한 집단으로 전락해 사회의 조소와 지탄의 대상이 되어 버린 것을 부끄럽게 생각한다”며 “오늘 우리는 한국교회가 처한 현실과 목회자로서의 책임을 겸허히 인정하며, 한국교회가 새로운 빛을 발하고 새로운 맛을 내는 소금으로 변화할 수 있게 진지한 토론을 펼치고자 한다”고 밝혔다.

종교사회학적측면에서 한국교회의 성장과 침체, 그리고 미래를 전망한 이원규 교수는 한국교회의 가장 큰 적을 맘모니즘으로 규정하고, 한국교회가 본질 회복에 매진해야 함을 강조했다.

이 교수는 “맘모니즘은 종교 신앙에는 치명적인 적이며, 종교적 세속화의 가장 심각한 양태다. 그것은 맘모니즘이 영적이고 정신적이고 도덕적인 고귀함을 파괴하는 가장 강력한 힘이기 때문”이라며 “한국교회는 우리 사회에서 맘몬이라는 우상을 깨뜨리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교회마저도 그것의 망령에 사로잡혀 왔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교회는 세속화되어 영성을 잃어버렸고, 나아가 사회적 공신력 상실과 교회의 양적 쇠퇴를 가져왔다. 이것이 한국교회를 절망적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한탄했다.

특히 한때 양적 성장만을 최고의 가치로 여긴 그릇된 의식이 지금은 한국교회의 영적 쇠퇴를 가져왔음을 지적했다. 이 교수는 “양적으로 크게 성장했지만 순수한 신앙, 사회변형의 에토스를 잃어버렸다. 교회는 커졌으나 섬기는 종의 모습이 없다. 부유해졌지만 교만해졌고, 8만 개의 교회를 얻었지만 사회적 신뢰를 잃어버렸다”며 “지금 한국교회는 (세상과 단절된) ‘그들만의 축제’를 벌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국교회가 변해야 한다는 충고도 잊지 않았다. 이 교수가 꼽은 변화의 핵심은 바로 영성의 회복. 그는 지금 한국교회에는 낮아지고 겸손해지고 마음을 비우는 ‘비움의 영성’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한국교회 위기와 갱신, 역사적 조명’이란 주제로 발제한 박용규 교수는 한국교회의 역사에 대해 수많은 고난과 시련을 극복하고 이룬 성공적 결과라고 평가했다.

박 교수는 “한국교회는 지난 130년 역사에서 두 번의 전쟁, 일제 침탈, 4.19, 5.16, 광주민주화의거를 극복하고 세계가 주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며 “은둔의 나라로 통칭되던 한국이 이제 가장 왕성한 기독교 국가가 되었다”고 말했다.

한국교회가 이전에 없는 위기에 봉착했다는 현실을 인정하면서도 여전히 갱신과 회복의 가능성은 남아 있다며, 지금의 위기를 성숙한 발전의 전기로 삼아야 함도 강조했다.

이 교수는 “한국교회가 지금의 위기를 가볍게 보거나 낙관할 수만은 없지만, 분명한 사실은 현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한국교회의 미래가 달려 있다”며 “지금 한국교회는 앞으로 서구교회를 답습하느냐 아니면 명실상부한 세계 기독교의 중심에서 선택된 민족으로 세계선교의 사명을 다하는 교회가 되느냐 하는 중요한 기로에 서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교회가 직면하고 있는 위기는 영적 위기에 뿌리를 두고 있다. 영적으로 교회가 죽으면 도덕적으로, 사회적으로, 신학적으로 죽는다”며 “오늘날처럼 한국교회에 영적 갱신이 필요한 때는 없었다. 모든 갱신 가운데 영적갱신이 최우선되어야 할 이유가 거기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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