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주의의 비극

  • 입력 2019.08.02 16:30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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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동욱 목사(예정교회) 

디모데후서 3장 1~5절

1너는 이것을 알라 말세에 고통하는 때가 이르러 2사람들이 자기를 사랑하며 돈을 사랑하며 자랑하며 교만하며 비방하며 부모를 거역하며 감사하지 아니하며 거룩하지 아니하며 3무정하며 원통함을 풀지 아니하며 모험하며 절제하지 못하며 사나우며 선한 것을 좋아하지 아니하며 4배신하며 조급하며 자만하며 쾌락을 사랑하기를 하나님 사랑하는 것보다 더하며 5경건의 모양은 있으나 경건의 능력은 부인하니 이같은 자들에게서 네가 돌아서라

우리나라의 한 명문대학에서 대학생들에게 부모가 몇 살까지 사는 게 가장 좋다고 생각하는지를 묻는 설문 조사를 했습니다. 그런데 평균 65세라는 결과가 나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충격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지금 부모들의 입장에서 65세는 청춘이나 마찬가지인데 20세 전후 청년들의 입장에서 65세는 죽을 때가 다 된 노인으로 보이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고령화가 다 좋은 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어느 요양원에서 일하는 간호사에게서 들은 이야기입니다. 할아버지 한분이 밤에 갑자기 위급상황을 당해 응급처치를 한 뒤 보호자에게 연락했습니다. 연락을 받고 자녀들이 급하게 요양원을 찾아왔습니다. 알고 보니 그 아들은 서울에 있는 대학병원의 과장으로 일하는 의사였습니다. 그런데 며느리가 이 간호사에게 구석으로 가서 좀 보자고 하더랍니다. 위기상황을 잘 넘기게 해주어서 고맙다는 인사를 하는 줄 알고 따라갔더니, 앞으로는 응급처치 같은 것은 하지 말아 달라는 부탁을 하더라는 것입니다. 그야말로 씁쓸한 이야기가 아닐 수 없습니다.

요즘 유행하는 우스갯소리 가운데 “딸 둘에 아들 하나는 금메달, 아들 하나 딸 하나는 은메달, 딸 하나 둔 사람은 동메달, 아들만 둔 사람은 목매달”이라는 말이 있다고 해서 웃었습니다. 오늘날 이기주의 세태가 얼마나 심한지를 보여주는 이야기입니다. 과거에는 자식을 위해 수고하고 희생하면서 자식을 낳았습니다. 그리고 부모는 그 자식을 위해 수고하고 희생하면서 자식을 위해 온전히 헌신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도 그러한 분위기의 가정에서 사회성도 배우고, 모든 것을 내 생각대로만 할 수는 없다는 겸손도 배웠습니다. 서로 배려하고 양보하는 마음도 배우며 살았습니다. 또한 아버지는 집안의 가장이었기에 자녀들은 맛있는 음식이 있어도 항상 어른을 먼저 생각하고 공경하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가정에서 자식이 하나둘 줄어들면서 자녀가 가정의 우상이 되어버렸습니다.

맛있는 음식도 무조건 자식이 먼저고 월급 또한 아내의 통장으로 입금되면서 아버지의 존재는 가정에서 점점 힘을 잃게 되었습니다. 또한 자녀들도 형제들이 없는 외로움을 달래려고 사이버 세상인 컴퓨터에 빠져 게임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엄마는 엄마대로, 아빠는 아빠대로, 대화가 단절된 채 속이 텅 비어버린 가정을 지키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과거에는 젊은 세대와 어른 세대 간의 갈등이 가장 심각합니다. 아버지가 평생을 일해서 자녀를 조기 유학 보내고 뒷바라지해주면, 자녀는 성공한 뒤 한국에서는 사고가 안 맞아 못 살겠다며 미국으로 다시 돌아가 버린다고 합니다. 결국 그 부모는 쓸쓸한 노후를 맞이할 수밖에 없습니다. 부모가 돌아가셔도 멀리 떨어져 있다고 제때에 못 오고 장례가 끝나는 날 겨우 도착해서 재산 정리만 하는 자녀들도 있습니다. “못생긴 나무가 산을 지킨다.”는 말이 있습니다. 또 “똑똑한 자녀는 나라의 자식이요, 돈 잘 버는 자식은 처갓집 자식이요, 모자라는 자식만 평생 AS를 해야 하는 내 자식이다.”라는 말도 있습니다. 무엇이 우리를 이렇게 피폐하게 만드는 것일까요? 말세의 증후군인 이기주의 때문입니다.

“너는 이것을 알라 말세에 고통하는 때가 이르러 사람들이 자기를 사랑하며 돈을 사랑하며 자랑하며 교만하며 비방하며 부모를 거역하며 감사하지 아니하며 거룩하지 아니하며 무전하며 원통함을 풀지 아니하며 모함하며 절제하지 못하며 사나우며 선한 것을 좋아하지 아니하며 배신하며 조급하며 자만하며 쾌락을 자랑하기를 하나님 사랑하는 것보다 더하며 경건의 모양은 있으나 경건의 능력은 부인하니 이 같은 자들에게서 네가 돌아서라”

 

이 말은 말세의 이기주의 풍조가 낳을 무서운 고통에 대하 경고합니다. 누가복음 15장을 보면 인품이 좋은 아버지에게 두 아들이 있습니다. 어느 날 둘째가 아버지를 찾아와서 이렇게 말합니다. “아버지, 재산 중에서 내게 돌아올 분깃을 주십시오.” 그리고는 자기 분깃을 챙겨 아버지 곁을 떠납니다. 그는 자기 마음대로 살다가 거의 죽게 되었을 때에야 다시 집으로 돌아옵니다. 아버지는 그 아들을 받아줍니다. 이것이 부모 마음입니다. 부모의 마음과 자식의 마음은 다릅니다. 자식은 배가 고파 봐야 부모 생각을 합니다. 그러나 부모는 배가 불러도 자식 생각을 합니다. 아버지 곁을 떠나지 않고 함께한 큰아들도 있었습니다. 그는 집을 나갔다가 탕진한 동생을 아버지가 받아주자 불평을 털어놓기 시작합니다. 그 아들도 다른 속셈을 가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라는 공동체를 중시하시지만 이기주의는 나만을 생각합니다. 나라가 망하든지 말든지 내 인생을 즐기기 위해 자식도 낳지 않습니다. 비혼을 자랑처럼 생각하는 풍조, 이것이 이기주의의 비극입니다. 이것을 해결할 길은 예수님의 사랑밖에 없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를 생각하면서 자기 십자가를 질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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