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낌없이 드리리다

  • 입력 2019.08.29 14:24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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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담양 목사
[프로필]
◈시인 

◈임마누엘교회 담임목사

 

시작노트

얼마 전 티비에서 큰 지진 때문에 자녀를 잃은 어머니의 모습을 본적이 있습니다. 곤히 잠든 것처럼 아이는 죽어 있었고, 어머니는 아이의 얼굴에 자기의 얼굴을 대고 하염없이 울고 있었습니다. 내 심장을 떼어서라도 아이를 살리고 싶은 것, 아마 모든 부모의 심정일 것입니다. 죽음, 그것은 살아있는 모든 것과의 단절, 사랑의 단절, 생명의 종착역, 꺼져버린 촛불과 같이, 한 치 앞도 바라보지 못하게 하는 모든 인간의 궁극적인 슬픔입니다. 2000년 전, 주님께서는 겉으로는 살아있으나, 영적으로는 죽은 인간들을 위하여 찾아 오셨습니다. 그리고 모든 인간이 할 수 없는 죽음의 문제를 해결하시고, 참 자유와 생명과 은혜로 살아있게 하시기 위하여 십자가 위에 못 박히셨습니다. 주님의 손에 못이 박힐 때, 내 손을 옭아매던 죄의 올무가 끊어지고, 주님의 발에 못이 박힐 때, 우리의 발을 죽음으로 끌고가던 사망의 쇠사슬이 끊어졌습니다.

주님의 옆구리에 창이 찔리고, 그 날카로운 끝이 심장을 찌를 때, 우리의 멈춰진 영의 심장이 다시 생기를 찾아 뛰기 시작했음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자녀는 부모의 형상, 부모의 입술, 부모의 삶을 드러내는 편지와 같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오늘 이 변화무쌍하고, 죄와 사망의 어둠 가운데 살아가는 이 세상을 향하여 예수님을 드러내는 편지가 되어야 합니다. 가깝게는 내 가족, 내 자녀, 내 친구, 나와 관계된 모든 사람들에게 예수님을 전하십시오. 엠마오로 가던 제자들이 예수님을 만났을 때 가슴이 뜨거워졌듯이, 주님의 그 뜨거운 사랑을 세상의 삶에 지치고 힘들어 넘어진 자들에게 아낌없이 선물하시기 바랍니다. 그런 당신을 통하여 예수님의 사랑의 향기가 전해질 것입니다. 오늘 향기가 넘치는 하루가 되기를 소원합니다.

그토록 먼 길을 달리고 달려

이윽고 당신을 만나게 되었네요

뜨거운 태양이 입김을 불 때는

나를 꼭 안아주며 사랑을 속삭이던

그 추억을 그늘 삼아 견디고

별도 달도 한 마디 없이

냉정한 밤에는

우리 서로 사랑을 속삭이며

입맞추던 그 따스함을 난로 삼아

이 길을 걸었습니다.

매일 그리던 그리운 풍경

당신은 왜 그렇게 추운가요?

초점이 사라진 눈가

고드름 같이 차디찬 손

삐그덕 소리 내며 흔들리는 의자처럼

인기척 없는 두 다리…

당신이 그곳에 머무는 것이

너무 염려되어 사랑을 담아

초인종을 눌러봅니다.

내 심장을 당신께 드리니

두근두근 마음 가득한

헤아릴 수 없는 사랑으로 살아주세요

내 눈 당신께 드리니

그토록 함께 바라보고 싶던

그 풍경을 바라보며

편히 쉬세요

구멍 나버렸지만

내 손과 발을 그대에게 드리리니

어린아이처럼 양팔을 벌리고

푸른 초장 거니시는 아버지께 안기세요

그대에게 드리는 이 마지막 편지

글씨도 아름답지 못하고

두서 없지만

내 사랑, 그리운 당신에게

아낌없이 드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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