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주교회, 130년 역사에 가장 특별한 예배당 헌당

  • 입력 2019.09.23 08:39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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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당자 이종길 장로, 설계부터 완공까지 직접 발로 뛰어

정건화 담임목사 “하나님이 주신 꿈과 비전으로 미래로 세계로”

1890년 10월19일 설립되어 130년의 역사를 지닌 행주교회(정건화 목사)가 네 번째 예배당을 헌당하고 새로운 비전과 꿈을 그려냈다.

9월21일, 행주대교와 한강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경기도 고양시 행주외동에 위치한 행주교회에는 예장합동 서울북노회(노회장 류병수 목사)와 이재준 고양시장 등 지역사회 관계자들을 비롯해 손님들과 성도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고양시 첫 교회인 행주교회의 헌당감사예배는 지역사회에서도 주목받으며 잔치가 벌어졌다.

행주교회는 조선시대 한강유역 최대의 물류 중심지였던 행주나루터에 언더우드 선교사가 설립했다. 6.25 전쟁을 거치며 교회당이 전소되는 피해를 입었으나, 신앙의 대를 이은 성도들은 교회를 지켜내며 오늘날의 행주교회 130년 역사를 일궈왔다. 안타깝게도 행주교회는 과거의 건축유산은 남아있지 않지만 성도들의 기억 속에 언더우드가 설립한 4번째 교회라는 자부심으로 신앙의 유산을 이어가고 있다.

1890년 한귀련 성도의 여덟 칸 초가에서 시작된 행주교회는 1897년 첫 번째 초가예배당을 마련했고, 한국전쟁 이후 1955년 목조함석으로 두 번째 예배당을 신축했다. 1982년 벽돌과 함석으로 건축한 세 번째 성전에서 38년째 예배를 드려왔으나 시설의 노후화로 안전상의 문제가 발생하자 과감히 철거하고 새로운 네 번째 예배당을 지어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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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당자 이종길 장로의 가족이 인사하고 있다.

하나님의 집을 짓겠다는 믿음의 약속

이번 행주교회의 네 번째 예배당 헌당이 특별한 것은 하나님 앞에 약속을 지키고자 헌신한 한 사람의 장로에 의해 건축됐기 때문이다.

헌당자 이종길 장로는 선천적으로 발달장애를 앓고 있는 아들을 위해 평생을 기도해 왔다. ‘내가 하나님의 집을 지어드리겠나이다. 내 부족한 아들을 책임져주소서’라고 간구한 이 장로는 ‘믿는대로 이루리라’는 고백를 따라 오래된 예배당 철거부터 새로운 예배당 건축까지 모든 비용을 부담하며 온전히 헌신했다. 하나님 앞에 성전을 바치겠다는 이 장로의 믿음의 약속은 오랜 시간을 지나 2019년에야 성취됐다.

오래된 시설로 인해 새성전 건축이 필요해지자 하나님이 주신 기회로 받아들였다는 이 장로는 직접 발로 뛰고 만나며 건축 과정을 지휘 감독했고, 건축 설계부터 완공까지 1년여의 시간 동안 건축 현장에 매일 출석도장을 찍었다.

하나님께 최선의 것으로 예배당을 지어드리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모두 쏟아부은 이 장로는 기도로 응원하고 협력해준 담임목사와 성도들에게 감사를 전하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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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여명이 함께한 감동의 헌당식

이날 행사는 테이프 커팅이 이뤄진 입당식과 헌당감사예배로 나뉘어 진행됐다.

정건화 목사의 인도로 드려진 헌당감사예배는 이종길 장로가 기도하고, 할렐루야찬양대의 찬양에 이어 류병수 목사가 디모데전서 3장14~16절을 본문으로 ‘하나님의 집’ 제하의 말씀을 전했다.

류 목사는 “우리 서울북노회에 120년 이상 된 교회가 4곳이 있다. 가장 오래된 교회가 행주교회이고, 내가 섬기는 문산교회가 두 번째”라며 “선교사님들이 초창기에 한국에 와서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복음을 전하고 교회를 개척한 것은 우리 민족에게 얼마나 축복인가”라고 말했다.

이어 “신약의 교회는 살아계신 하나님의 집이다. 말씀이 선포되고 찬양하고 기도하는,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영적인 소리가 가득해야 한다”면서 “하나님의 말씀을 기둥으로 삼고, 예수는 하나님의 아들이요 그리스도라는 고백을 기초로 삼아 영적으로 혼란한 시대에 진리의 기둥을 지켜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류 목사는 “행주교회는 130년의 귀한 역사를 갖고 있다. 고양지역의 초대교회이자 모교회”라며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소리가 가득찬 교회, 진리의 말씀 위에 든든히 세워지는 교회, 보혈의 능력과 복음을 전하여 구원받는 역사가 허다하게 일어나는 교회, 주님께 칭찬받는 교회가 되길 축원한다”고 축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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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당자 이종길 장로가 정건화 담임목사에게 예배당 열쇠를 전달하고 있다.

행주교회 새성전, 하나님의 전으로 성별됨 공포

헌당자 이종길 장로는 건축경과보고를 통해 언더우드와 릴리어스 호턴 부부 선교사의 활동을 소개하면서 성전 건축에 의미를 부여했고, 철거와 건축 과정을 담아낸 영상 기록을 상영해 깊은 감동을 전했다.

이 장로는 “우리 행주교회는 언더우드 선교사가 130년 전 조선에 설립한 네 번째 교회이다. 정동교회를 본거지로 하여 북쪽으로 선교활동을 펼치던 중 이곳에 말씀의 씨앗이 뿌려졌던 것”이라며 “그렇게 세워진 행주교회는 130년이 지난 오늘까지 한국전쟁의 역경을 이겨내면서 한국교회의 역사를 고스란히 지켜봤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릴리어스 호턴이 저술한 「언더우드」의 일부분을 소개하면서 “언더우스 선교사가 행주와 토당동 사람 100여명에게 세례를 주기 위해 이곳에 올 때 아이들이 2~3킬로미터쯤 되는 곳까지 늘어서서 찬송가를 부르며 맞이했다고 기록되어 있다”면서 “이처럼 역사적으로 의미있는 교회를 건축하고 헌당하게 되어 영광이다. 온전히 하나님께서 기쁘게 받아주시길 원한다”고 말했다.

영상이 끝난 뒤 이종길 장로는 당회장 정건화 목사에게 열쇠를 증정하며 “하나님의 크신 뜻을 따라 이 건물을 봉헌하여 이 열쇠를 하나님의 종에게 드리오니 하나님의 영광과 양무리를 위하여 사용하여 주시기 바란다”고 헌건사를 전했다.

이에 정건화 목사는 수건사를 통해 “내가 하나님의 뜻을 따라 이 열쇠를 받았으니 오직 하나님의 영광과 양무리를 위하여 이 전의 문을 열고 닫는 일에 사용할 것”이라며 “이 예배당의 문을 열 때에 하나님께서 영광을 받으시며 들어가는 무리들에게 모든 신령한 복을 내리시고 이 예배당 문을 닫을 때에 또한 우리를 영원한 구원으로 인도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나는 만유의 주인이신 하나님의 종으로서 하나님이 세워주신 대한예수교장로회 행주교회가 하나님의 전으로 성별된 것을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공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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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우드 4대손 “여러분도 복음의 씨앗을 심으라”

이 자리에서는 교단 노회와 지역사회 리더십들의 축사가 이어졌다. 특별히 언더우드 선교사의 4대손인 원한석 연세대 이사(영문명 피터 알렉산더 언더우드)가 함께해 축하를 전함으로 의미를 더했다.

원한석 이사는 “행주교회의 130주년을 너무 축하드린다. 여러분의 기도와 이종길 장로님의 헌신으로 너무 튼튼한 건물을 지으셨다”면서 “정원에 씨앗을 심더라도 햇살과 물과 바람이 필요하다. 언더우드로 인한 복음의 씨앗이 130년을 이어온 것은 그동안 잘 관리되었다는 뜻이기에 더욱 축하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교회 건물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성도들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130년 전 복음의 씨앗이 자라나 열매가 풍성하게 열렸다”며 “여러분이 받았던 복음의 씨앗이 다른 곳에 심겨져 교회가 세워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130년 후에 여러분의 후손들이 이런 자리에서 축사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권면했다.

민찬기 목사(예수인교회)는 “이종길 장로님이 개인적으로 헌신하여 예배당이 세워졌다는 말을 들었다. 오늘 번쩍번쩍한 옷을 입고 나오실 줄 알았는데 10년도 더 지난 듯한 옷을 입으신 것을 보니 내 것을 아껴서 주님께 드렸다는 것이 느껴졌다”면서 “이 헌신이 더 큰 복음의 나팔과 그릇으로 사용되기를 축복한다”고 했다.

엄명구 목사(참좋은교회)는 “행주교회가 은혜가 충만한 교회, 즐겁고 선물같은 교회가 되길 바란다”며 “온 성도가 기도하고 합심하여 교회를 올려드렸으니 성령이 운행하시며 하나님의 뜻이 이뤄지는 교회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고양시의회 부의장이자 능곡교회 장로로 섬기고 있는 이규열 장로는 “행주교회가 세워지고 나서 3년 뒤에 토당동교회(능곡교회)가 세워졌다. 당시 토당동과 행주 사이에는 뻘이어서 사람이 다니기 힘들었다. 예배를 오가기가 너무 고생스러웠기에 토당동에 능곡교회를 세우신 것”이라고 인연을 설명하고 “행주교회는 대한민국에서 열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정말 오래되고 복된 교회다. 고양시와 대한민국, 세계 열방의 생명을 살리는데 하나님이 더 큰 사명을 주실 줄 믿는다”고 축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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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전원교회 지향하며 더욱 크게 도약할 것”

축하의 시간에 이어서 감사의 시간들이 계속됐다. 정건화 목사는 행주교회 건축위원장 이종길 장로와 GI건설 대표 이재원 사장에게 감사공로패를 전달했다. 또한 교회 각 기관에서도 새로운 예배당을 헌당한 이종길 장로에게 선물을 증정하며 고마움을 전했다.

고양파주장로회 합창단과 총신대학교 헤쎄드선교단은 특별찬양으로 하나님을 찬양했고, 임인환 원로목사의 축도로 모든 순서를 마쳤다.

정건화 목사는 “130년 역사를 내려오면서 여러 번의 건축이 있었지만 오늘 새 예배당은 아주 놀랍고 특별하게 하나님이 세워주셨다”며 “오늘 헌당이 있기까지 설계부터 완공까지 혼신을 다해 헌신하신 이종길 장로님과 가족에게 감사드리며 성도님들의 관심과 기도에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또한 “우리 행주교회는 하나님이 주신 꿈과 큰 비전으로 더 도약을 하게 될 것이다. 하나님이 주신 아름다운 자연환경 속에서 행복한 전원교회를 지향하여 나아갈 것”이라며 “복음의 빚진 자 되어 영혼구원을 위해 기도하며 하나님의 나라 확장을 위해 미래로 세계로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또 하나의 비전은 교회 문턱을 낮추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예배드릴 수 있는 교회로 준비해 가려고 한다”며 관심과 기도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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