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공공성은 쌍방향 변화를 전제로 한다”

  • 입력 2019.10.21 20:30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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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공동체연구소(이사장 박종근 목사)와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원장 김영줌 목사)이 공동주관한 ‘한국교회의 공공성 상실을 논하다’ 공개포럼이 지난 17일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열렸다.

이날 포럼에서는 국제공공신학저널 초대편집장으로서 공공신학의 대가로 알려진 김창환 교수(풀러신학교)가 ‘공공신학과 21세기 기독교’를 주제로 발제해 관심을 모았다. 김 교수는 공공신학과 관련한 세계적 동향과 역사적 흐름을 조망하고 한국적 맥락에서 공공신학이 어떻게 이해되고 실천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논했다.

김 교수는 “교회의 존재를 생각할 때 지리학적 확장(기독교인과 교회 숫자의 증가), 해당 지역에서 기독교의 활성화(기독교 운동과 교파의 특징), 사회에 미친 기독교의 영향(선지자의 사명 빛과 소금의 역할)이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면서 “문제는 교회가 이 세상을 향해 항상 우월적인 입장에서 접근하여 가르치려고 한다는 점이다. 복음에 대한 우월성은 당연하지만 모든 상황에서의 우월성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남아프리카의 선교학자 데이빗 보쉬는 교회가 세상에 접할 때 세상을 변화시키며, 동시에 교회도 끊임없이 변화받는다고 말했다. 변화는 쌍방향으로 일어난다는 뜻”이라며 “공공신학에서 이 부분은 굉장히 중요하다. 세상을 바꾸고 변화시키겠다고 말하기 전에 나 자신이 먼저 갱신되고, 공적인 교회가 되어야 한다. 교회의 공공성을 말할 때 쌍방향으로 일어나는 변화가 전제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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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리에는 성석환 교수(장신대학교)와 김근주 교수(기독연구원 느헤미야)가 패널로 참석해 토론에 참여했다.

특히 성석환 교수는 “한국교회의 공교회성의 위기는 한국교회가 극단적인 교단 교파주의를 표방하는 것이 가장 결정적인 요인”이라고 판단하는가 하면 “한국사회의 세속화는 종교의 공공성에 대한 실망으로 인해 나타나는 반작용”이라고 진단했다.

성 교수는 “공공신학이 지향해야 할 가치로 ‘공동의 선’을 주장한다. 개인주의와 근대적 이분법을 넘어서 공동체적인 삶을 위해 신학과 다른 학문들이 협력하여 더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면서 “한국교회가 공공신학을 제대로 실천하기 위해 개교회주의, 교단주의와 같은 개신교의 특서을 선용하되, 경쟁적인 성장주의 패러다임을 극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포럼에 앞서 인사말을 전한 김영주 원장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에서 7년 동안 총무로 일하면서 내 마음 속에서 떠나지 않은 고민 중에 하나는 ‘한국교회는 과연 공적기관인가, 사적기관인가’라는 물음이었다. 다시 말해 ‘사회를 위해 헌신과 봉사를 하는 기관인가,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집단인가’라는 고민이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세금 문제나 여러 사회적인 이슈들에 있어 교회의 대처방식은 굉장히 사적인 모습이었다. 한국교회가 일반 상식에서 벗어나 있는 것 같아 보였다. 세상은 기독교를 사회적 통념에 어긋나 있는 ‘계층이 다른 집단’이라고 인식하고 있다”면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기독교인들이 반드시 고민해야 할 과제이다. 이를 기초로 해서 한국교회의 공공성 회복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발제자로 초청된 김창환 교수는 미국 풀러신학교에서 공공신학을 가르치면서 코리안센터를 책임지고 있다. 2006~2017년 국제공공신학저널(IJPT)의 초대편집장을 역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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