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한 프로그램이 넘쳐난다

  • 입력 2019.11.08 09:53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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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10~20여 년 전만 해도 좀 괜찮다싶은 공산품이나 의약품 등을 광고할 때면 으레 끝머리에 ‘유사품에 주의하세요.’라는 멘트가 나오기 다반사였다.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면 유사품(類似品)이란 기존의 물건(정품)과 비슷한 물품이라는 뜻이므로 엄밀히 말하자면 모방품이라는 말이다. 즉, 진짜라거나 정품이 아니라는 말로 해석 되어 질수가 있는 것이다. 그러니 ‘원조’나 ‘정통’이 아닌 유사한 것은 비단 공산품이나 의약품 등이 아니라 하더라도 우리생활 주변에서 얼마든지 만들어질 수 있고 접할 수가 있는 것이다. 비록 원조나 정통이 아니라 할지라도 그것이 ‘정품’이기만 하면 하등의 문제 될 것은 없다. 어쩌면 원조나 정통을 앞서는 월등한 품질과 기능이라면 얼마든지 환영할 만한 일일 것이다. 문제는 그러하지를 못 하고 흉내만 냄으로써 소비 대중을 우롱하는 일이 압도적으로 많았다는 것이 이전 세대가 겪어야 했던 안타까움이었을 것이다.

어제 오늘의 얘기는 아니지만 한국교회 안에도 유사품이라 이름 붙일 만한 유사 프로그램들이 많이 생겨나고, 또 사라져가는 것 같다. 부흥이나 전도를 목적으로 하는 집회도 그러하고, 마음이나 뜻이 맞는 교회 혹은 목회자들 간의 연합단체 결성도 그렇다. 유사한 성격과 이름들을 갖다 붙이다 보니 이를 분별해내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집회나 모임, 혹은 단체가 많아지는 것 자체가 문제될 것은 아니지만 중요한 것은 본질이 명확히 자리를 잡고서 있느냐 하는 것이다. 본질은 제쳐놓고 일단 사람들을 모아서 우리의 이름을 내고자 하는 것이 그 목적이라면 아마도 하나님은 그리 기뻐하지 않으실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졌다가 소리 없이 간판을 내린 단체와 모임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안다. 한국 교회, 지금처럼 갖가지 명분을 내걸고 간판을 올리는 유사 프로그램들 좀 자중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염려와 기대가 반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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