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순례(22)

  • 입력 2019.11.14 10:55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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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수 목사
▣ 영월주님의교회 

▣ 전 터키 선교사

 

 

베니게(페니키아, Phoenicia)

지중해 동부 연안을 따라 약 200km나 되는 긴 해안에 인접한 베니게는 동쪽으로는 갈릴리와 남쪽으로는 갈멜산이 국경으로 이스라엘과 마주하고 있다. 본래 베니게란 명칭은 셈족 언어로 가나안으로 불리게 되었는데, 헬라 상인들이 이곳과 교역을 하면서부터 베니게로 소개되었다고 전한다. 특히, 이 지방에서 생산된 뿔 고동 조개 껍데기에서 추출한 것으로 알려진 자주 빛 염료는 품질이 우수하고 당시 고가(高價)로 취급되어, 헬라상인들은 이것을 자신이 사용하는 헬라어로 자주색(phoenix)이라고 부르게 되었는데, 그들은 가나안 사람들을 염료 산지로 유명한 ‘베니게 사람들’이라고 했던 것이다. 한편, 베니게는 최초로 알파벳을 사용한 문명으로 널리 알려진 곳이기도 하다. B.C 10세기 경 원시 가나안문자에서 비롯된 페니키아어는 음소 문자로 고대 아랍어, 로마어, 키릴어의 조상격으로 알려져 있다. 그들이 사용한 언어는 해양 무역을 통해 북아프리카와 유럽에 전파되었는데 페니키아어로부터 헬라어의 알파벳이 만들어졌고 이후 로마자의 형성에 크게 기여하였다.

바다와 산맥 사이에 위치한 베니게는 토질이 우수하여 보리, 양파, 마늘 등 농작물이 일찍부터 재배되었고 기후가 온화하여 올리브, 포도, 대추 야자 등 지중해성 작물들이 풍부하게 생산되었다. 또한, 산간 지역에는 고대로부터 백향목이 유명하여 B.C 26세기에 이집트의 통치자인 스네푸르(Snefru)왕은 베니게로부터 ‘백향목 목재를 40척이나 배에 싣고 왔다’는 기록이있다. 따라서 구약 성경 가운데 역대상 14장에서는 이곳 두로왕이 다윗 왕에게 백향목과 목수와 석수를 보내어 다윗을 위하여 집을 지었다고 기록하고 있는 것은 이러한 사실을 잘 뒷받침 해주고 있다(대상 14:1). 그러므로 성경은 그가 다윗 왕에게 이와 같이 호의적인 선물을 보내는 이유를 야훼께서 다윗 왕을 강성하게 하시는 증거와 야훼의 예언이 성취되어 가고 있음을 해석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이곳에서 생산된 백향목은 나무 중에 최상급으로 성경은 이 나무를 힘과 위용을 상징할 때 사용하였던 것이다.(암 2:9; 겔 31:3)

내가 아모리 사람을 그들 앞에서 멸하였나니 그 키는 백향목 높이와 같고 강하기는 상수리나무 같으나 내가 그 위의 열매와 그 아래의 뿌리를 진멸하였느니라(암2:9)볼지어다 앗수르 사람은 가지가 아름답고 그늘은 숲의 그늘 같으며 키가 크고 꼭대기가 구름에 닿은 레바논백향목 이었느니라(겔31:3)한편, 신약 성경 마태복음에 보면 예수님께서 베니게(가나안) 지역에 속한 두로와 시돈 지방에 계실 때 이곳에서 수로보니게 여자를 만났다는 기록이 있다(마 15:21~22). 수로보니게 여인은 귀신들려 고생하는 자신의 딸을 고치기 위해 소문을 듣고 예수님에게 찾아왔던 것이다. 예수님의 제자인 마태는 마가복음과는 달리 수로보니게 여인을 가나안 여인이라고 기록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마태복음의 주요 독자는 유대인들이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수로보니게의 위치는 정확히 어디인지 알려져 있지 않으나, 성서학자들은 이곳이 팔레스타인의 북쪽에 위치한 수리아의 베니게를 가리킨다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성경에서이방인의 땅이라 불렸던 베니게는 당시 예수님의 사역의 활발한 중심지가 되었음에 틀림없다(마가복음7:24∼37).

본래 이스라엘의 입장에서 보면 가나안에 거주하는 이방민족은 부정하고 가증한 민족이요, 하나님의 저주를 받은 민족이었다. 하지만 이방인이었던 그 여인이 예수님을 부르는 호칭이 우리에게 눈길을 끈다. 그녀는 이방인임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을 유대인들이 메시아를 지칭할 때 사용하던 표현을 사용하여 “주 다윗의 자손이여”라고 부른 것이다. 이제 이방인이란 비난에도 불구하고 큰 믿음을 가짐으로 예수님으로부터 칭찬을 받은 그 여인은 마침내 딸이 더러운 귀신으로부터 자유롭게 되는 복을 얻게 되었다. 물론 예수님께서 유대인으로 오셨고, 공생애 기간 동안 예수님은 유대인들을 상대로 복음을 전하셨고, 열 두 제자가 모두 유대인이었으니 복음을 받는 순서상 유대인들이 이방인들보다 앞선다는 것은 타당한 말일지 모른다. 그러나 그 특권은 어디까지나 복음을 전달 받고 복음을 위해 헌신하는 순서상의 문제일 뿐, 유대인이라고 해서 무조건 구원을 받거나 이방인과 다른 특별한 방법으로 구원을 받게 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사도 바울은 로마서에서 하나님 앞에서 죄인인 것은 유대인이나 이방인이나 똑같다고 로마서 3장21절 이하에서 이 같이 말씀하고 있다.

21 이제는 율법 외에 하나님의 한 의가 나타났으니 율법과 선지자들에게 증거를 받은 것이라 22 곧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말미암아 모든 믿는 자에게 미치는 하나님의 의니 차별이 없느니라 23 모든 사람이 죄를 범하였으매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지 못하더니 24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속량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은혜로 값없이 의롭다 하심을 얻은 자 되었느니라 (롬3:21~24)베니게라는 지명은 신약 성경 사도행전에서 또 다시 등장하게 되는데, 예루살렘에서 스데반 집사의 순교로 인해 초대 교회 신자들이 주변 도시인 베니게로 흩어져 말씀을 전하게 되었다는 기사(행11:19)와 사도 바울이 선교한 지역으로 베니게(행15:3)가 재차 소개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사도행전 25장에 보면 복음을 들고 사도 바울이 로마로 가는 길에 베니게에 속한 시돈이란 곳에서 믿음의 형제들에게 대접을 받았다는 아름다운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주고 있어 이미 이곳에 복음이 많이 전해졌음을 짐작해 볼 수 있게 한다 .3 이튿날 시돈에 대니 율리오가 바울을 친절히 대하여 친구들에게 가서 대접 받기를 허락하더니 (행25:3)유대인으로부터 멸시를 받은 베니게가 다시 기독교 선교를 위한 마중물이 되기를 기원하며 우리는 이곳현지에서 사역하는 분들을 위해 조용히 기도하며 베니게를 출발하였다. <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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