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이 쓰시는 게 뭘까?

  • 입력 2019.11.14 11:20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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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병국 목사 (한소망교회)  
[프로필]
▣ 협성대학교 신학과 졸업
▣ 감리교신학대학교 선교대학원 졸업
▣ 서울남연회 강동지방 감리사 역임
▣ 온맘 닷컴 “목회칼럼” 연재
▣ 한소망교회 담임목사
 

목회를 하면서 가끔 듣는 이야기 중에 하나는 하나님이 크게 쓰시는 사람이라는 말이다. 그럴 때마다 조금은 부담스럽게 들리기도 한다. 꼭 하나님은 이름이 있고 유명한 사람만 크게 쓰신단 말인가? 어쩌면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더 많은 것이 현실인데. 그런 생각을 하다가 읽었던 책이 있었다. 그 내용 중 일부이다. “주님이 쓰시는 게 뭘까? 세상에 드러나고 몸이 벌떡 일어나서 시선을 사로잡고 재물이 많아서 대단한 사업을 하고 꿈을 이루는 성공담이나 휴머니스트적인 삶이 하나님이 쓰신 삶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큰 나무나 바위만 하나님의 위대하신 창조물인가? 볼 품 없는 작은 들풀도 하나님의 위대하신 작품이다. 하나님이 쓰시는 것은 매우 다양하다. 모세처럼 스케일이 크게도 쓰셨고, 나아만에게 엘리사를 소개한 처녀 아이도 쓰신 것이며, 죽은 지 나흘 만에 다시 살아난 나사로도 하나님이 쓰셨지만, 주를 위해 목숨을 잃은 야고보도 쓰신 것이다. 그런가하면 바로와 가룟 유다도 하나님이 쓰셨다.

 

하나님이 지금도 나를 쓰고 계심을 나는 믿는다. 내가 쓴 글에 기뻐하는 사람들! 나를 만나면 기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어 그 보람을 느낀다. 나와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의 실정을 알고 그들을 위해 기도하는 것은 분명 하나님이 쓰신 일이 아니라고 말할 수 없다. 나는 다만 닥쳐오는 변화와 어려운 일에 미리 불안해하지 않고 주님의 평안으로 사는 데까지 사는 것이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야 하나님이 쓰셨다고 생각하기보다 나에게 맡겨진 삶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하나님의 일로 확신한다.”위의 글은 장애시인 송명희 씨의 자전에세이 ‘내가 너를 들어 쓰리라’에 나오는 내용이다. 우리가 살아가다보면 여러 종류의 사람들과 상황을 만난다. 하나님이 우리를 쓰는 것도 다양하다. 천편일률적이지를 않다. 그리고 하나님이 우리를 쓰는 것을 보면 정말이지 보잘 것 없고 내세울 것이 없는데도 하나님이 쓰시는 경우를 본다. 어쩌면 하나님은 우리를 쓰시는데 잘나고 똑똑하고 훌륭한 사람들을 제처 놓고, 하잘 것 없는 자들을 쓰는 것이 하나님의 방법인지 모르겠다. 예수님의 열두 제자를 보아도, 당시에 고기 잡는 어부나 무명의 이름 없는 민초들을 택해서, 위대한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하셨다.

 

“하나님께서 세상의 미련한 것들을 택하사 지혜 있는 자들을 부끄럽게 하려 하시고 세상의 약한 것들을 택하사 강한 것들을 부끄럽게 하려 하시며 하나님께서 세상의 천한 것들과 멸시 받는 것들과 없는 것들을 택하사 있는 것들을 폐하려 하시나니 이는 아무 육체도 하나님 앞에서 자랑하지 못하게 하려 하심이라”(고전1:27~29) 송명희는 중증 장애인이다. 뇌성마비 장애인이다. 그런데도 하나님은 그를 들어 쓰셨다. 그를 통해 해맑고 청아한 신비의 소리를 듣는다. 그의 ‘나’라는 시는 듣는 사람들의 마음을 숙연하게 만든다. 그의 시를 듣고, 읽고 있노라면 우리가 얼마나 허영심에 들뜨고 배부른 투정을 하고 있는가를 알게 된다. 깨닫게 된다. 하나님의 은혜를 높이고 찬송을 돌리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거나 인기가 있으면 하나님이 크게 들어 쓰는 줄 알고 있다. 물론 그럴 수도 있지만 아닐 수도 있다. 하나님이 들어 쓰는 방법은 사람이 전혀 알아주지 않고 관심과 주목도 받지 못하지만 열심히 자기에게 맡겨진 일을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사람일 것이다. 어쩌면 주목을 받고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사람들 보다는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내가 하는 일이 주가 쓰시는 일이요, 주가 사용하는 일이라고 믿고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이 많아야 건강하고 밝은 사회가 되고 교회가 된다. 그래야만 하나님의 나라가 이 땅에 점점 더 많이 이루어져 가는 것이다. 우리 모두가 쓰임 받는 사람임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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