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필리핀·태국 6인, ‘금메달의 꿈’ 안고 한국 방문

  • 입력 2019.12.11 12:01
  • 기자명 강원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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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변환]국제스포츠인선교회 꿈나무 육성 프로젝트1.jpg

동계 스포츠를 경험하기 힘든 아시아 지역 청소년들에게 신앙과 함께 ‘올림픽 출전’이라는 꿈을 심어주는 일에 현지 선교사들과 한국 교계가 나섰다.

국제스포츠인선교회(이사장 이정익 목사, 회장 이형로 목사)는 네팔과 필리핀, 태국에서 각 남·여 1명씩 6명을 국내로 초청해 썰매에 누운 채 얼음 트랙을 활주하여 시간을 겨루는 종목인 루지(luge)를 가르쳐 주기로 했다.

지난 7일 현지 선교사들의 인솔 하에 입국한 이들은 대한루지경기연맹의 협조로 평창 동계올림픽 슬라이딩센터에서 국가대표 상비군들과 오는 12~18일 합동훈련을 실시하며, 21일 평창에서 열리는 루지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앞서 이벤트 경기를 진행한다.

9일 오전에는 이 ‘2019 아시아 동계 꿈나무 선수 육성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기자회견이 서울 연지동 기독교회관에서 열려, 학생들이 각자 포부를 들려주기도 했다.

여기에는 초청받은 꿈나무들 외에도 선교회 회장 이형로 목사, 프로젝트 집행위원장 김학필 목사(예장 한국 총회장), 선교회 기획위원장 박노훈 목사(신촌성결교회), 지도감독위원장 원광호 목사, 사무총장 우순태 목사 등이 함께했다.

먼저 네팔에서 온 노비나(女) 학생은 “네팔에는 루지라는 종목이 없어 처음 접하게 됐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마지막 목적은 메달리스트가 되어 나라의 위상을 높이고 하나님께 영광 돌리고 싶다”고 밝혔다.

노비나 학생은 “히말라야 근처에 살고 있어서 루지에 필요한 호흡 훈련을 따로 할 필요가 없다고 들었다. 오기 전 네팔에서 팔굽혀펴기 등 체력 훈련을 하면서 준비했다”며 “다시 오게 될 줄 몰랐는데 너무 감사하고, 몸이 그리 강인한 편은 아니지만 하나님께서 주시는 힘으로 성장해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연맹과 선교회, 교회들과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네팔 산토스(男) 학생은 “많은 분들이 잘 대해주셔서 감사하고, 선교회에도 감사를 전하고 싶다”며 “오는 2022년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태국 아타폰 학생(男)은 “루지는 (엎드려서 썰매를 타는) 스켈레톤과 반대 형태의 종목으로 알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경험할 수 없어 유튜브에서 접했다”며 “청룡열차를 타는 듯한 기분으로, 속도는 훨씬 빠를 것 같다. 이런 기회가 와서 행복하고 감사하다”고 전했다.

태국 폰(女) 학생도 “한국을 처음 방문했는데, 너무 깨끗하고 날씨도 시원하고 아름답다”며 “더 열심히 공부하고 훈련해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 보여드리고 싶고, 반드시 승리해 하나님께 영광을 올려드릴 것”이라고 다짐했다.

필리핀 제레미(男) 학생은 “이런 기회를 갖게 돼 행복하다. 한국에 와서 이런 겨울 날씨도 처음 접한다”며 “빈민가에서 생활하고 있는데, 이곳은 너무 깨끗하다. 잘 해서 가족과 교회, 하나님께 영광 돌리고 싶다”고 했다.

필리핀 케이트(女) 학생도 “루지연맹을 비롯해 모든 돕는 손길들에 감사드리고, 필리핀 현지 학교를 잘 만나 이렇게 오게 돼 감사하다”며 “목표는 승리다. 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박노훈 목사는 우리나라 최초 하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1976년 캐나다 몬트리올 올림픽 당시 모 선수의 예를 들며, 꿈나무 선수 지원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 목사는 “몬트리올 올림픽 때 모 선수가 레슬링 경기에 도전했는데, 한 국가의 선수가 한 명이라도 올림픽 대회 해당 종목에 출전하려면 선수단장을 비롯해 감독과 코치, 의료진 등 5명의 임원 조직이 필요하다고 한다”며 “모 선수가 임원이 부족해 당황하고 있을 때 캐나다 C&MA 선교사들이 이를 알고 즉석에서 임원을 구성해 줬다”고 밝혔다.

그는 “IOC에 등록하는 임원은 반드시 본국인일 필요가 없어서 가능한 일이었다. 그래서 캐나다 선교사님들이 임원을 구성해 양 선수를 섬겼던 것”이라며 “우리 선교사와 목회자들도 각국 선수들이 각종 국제 경기에 출전할 수 있도록 연합해서 기회를 만들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실제로 이번 꿈나무들을 위해 이형로 목사는 네팔, 김학필 목사는 필리핀, 박노훈 목사는 태국 선수들의 단장을 맡았다. 우순태 목사는 “루지연맹에서 각 나라에 루지 종목을 전파하기 위해 이번 초청을 하게 됐다”며 “현지 꿈나무 선발은 국제학교에서 스포츠 선수로 활동하고 있는 이들을 중심으로 했다”고 소개했다.

지도감독위원장 원광호 목사는 “입국부터 출국까지 꿈나무들을 인솔하고 지도와 감독, 생활 전반을 지도하고 있다. 시티 투어를 통해 한국 문화 체험도 실시할 것”이라며 “선수촌에도 함께 입촌하고, 한국미션스쿨연합회 음악회에도 출연해 한국의 또래들과 교류할 예정이다. 초청 교회들과도 소통하며 기획사 역할을 맡고 있다”고 전했다.

국제스포츠인선교회장 이형로 목사는 “선교회에서는 꿈나무들의 왕복 항공료와 국내 체류 비용 등을 지원하고 있다”며 “또 주일마다 후원 교회들을 방문해 꿈나무들의 특별찬양과 간증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집행위원장 김학필 목사는 “꿈나무들이 처음 루지를 접하는 것을 고려해, 루지연맹에서 합동훈련으로 경기력 향상을 도와주기로 했다”고 보고했다.

국제스포츠인선교회는 지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창립됐으며, 지난 2018년 10~12월 네팔 2명, 필리핀 1명의 꿈나무 스키선수를 초청해 평창에서 전지훈련을 가진 바 있다.

 

선교회는 YMCA가 스포츠로 젊은이들의 건전한 세계관 정립을 도왔듯, 아시아 지역을 대상으로 스포츠 선교를 하면서 이들이 미래의 지한파 지도자가 되도록 돕고, IOC 정신에 따라 아시아 지역의 평화와 공존을 추구하도록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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