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과의 동행

  • 입력 2019.12.13 13:08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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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현 목사 (아름다운교회)
[프로필]
▣ 순복음 신학교 교수
▣ 前 일기연, 42대 고양시기독교연합회장
▣ 사랑이 있는 마을 담임
▣ 아름다운교회 담임목사

강원도 태백에 있는 신앙 공동체 예수원은 우리나라 그리스도인들에게 큰 영향력을 준 곳입니다. 그곳에 가면‘노동하는 것은 기도요, 기도하는 것은 노동이다.’라고 가르칩니다. 노동과 기도, 이 두 가지가 기둥이 되어서 예수원 공동체가 운영되었습니다. 어느 때는 기도에만중점을 두고 노동에 가치를 두지 않기도 하고, 어느 때는 노동에 집중하면서 기도에는 형식적이 되기도 합니다. 노동은 기도이고, 기도는 노동이라는 말은 우리에게 조화가 중요하다는 것을 가르쳐 줍니다.바울은 우리에게 “쉬지 말고 기도하라.”라고 말합니다. 쉬지 않고 기도하려면 아무 일도 못합니다. 쉬지 말고 기도하라고 했던 바울도 아무 일도 하지 않고 기도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면 바울이 말하는 쉬지 않고하 는 기도는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요? 기도가 생활화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목회자 중에는 하루 몇 시간씩 기도해야 한다고 기도 시간을 정하고, 그렇지 않으면 잘못된 것처럼 말합니다. 무릎 꿇고 기도해야만 기도가 아닙니다. 일상 속에서 하나님을 의식하며 하나님과 대화하고 인도를 받으며 사는 것이 바울이 말하는 생활 기도입니다. 기도뿐만 아니라 예배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삶이예배가 되어야 합니다. 신앙의 생활화가 이루어지면 일요일과 월요일이 다르지 않습니다. 교회 안에서만 그리스도인이 아니라 세상에서도 그리스도인이 되어야 합니다. 일요일에만 그리스도인이 아니라 월요일에도 그리스도인이어야 합니다. 많은 성도들이 주일날 예배당에서 목사의 설교를 듣는 것으로, 목사의 축도로 예배가 끝났다고 착각하고 있습니다. 교회 건물을 빠져나오자마자 주차 때문에 언성을 높이고, 끼어든다고 욕을 하고, 앞차가 빨리 가지 않는다고 신경질적으로 클랙슨(경적)을 눌러댑니다. 조금 전에 거룩하고 경건해 보이던 모습은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월요일, 직장에 나가면 그리스도인의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습니다. 한 주간 내내 이기적으로 살며, 성경을 덮어두고, 기도를 잊어버린 채 삽니다. 예배당에서 드리는 예배만 예배가 아닙니다. 세상에 살면서 실시간으로 드려지는 예배도신성한 예배입니다. 삶의 치열한 현장에서 드리는 예배가 하나님이 인정하시는 참 예배입니다. 상처받은 자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고, 곤경에 처한 이웃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하며, 절망에 빠진 자의 손을 잡아주고, 앞장서서 법과 질서를 지키는 것이 생활 속에서 드리는 참 예배입니다.

 

우리는 아담의 후예로서 죄의 종으로 살았습니다. 그러다가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로 구원을 받았습니다. 은혜는 선물입니다. 우리가 무엇을 해도 갚을 수 없는 것이 구원의 은혜입니다. 그런데 신앙생활을 하다 보면 자신의 의로운 행위로 구원을 이루려 하며 율법의 종이 되어버립니다. 은혜로 시작했다가 율법으로 마치면 안됩니다. 기도 시간을 자랑하고, 성경 많이 읽는다고 자랑하고, 예배를 많이 드린다고 자랑하는 것은 율법으로 구원을 완성하려는 태도입니다. 기도, 성경 읽기, 예배를 특별하게 생각하면 안 됩니다. 주님 안에서 신앙의생활화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삶이 기도요, 삶이 예배가 되어야 합니다. 에녹이 300년간 하나님과 동행했습니다. 에녹이 특별하게 한 일이 없습니다. 성경은 “삼백 년을 하나님과동행하며 자녀를 낳았으며”(창 5:22)라고 했습니다. 에녹이 하나님과 동행하며 한 일은 자녀를 낳는 일이었습니다. 자녀를 낳았다는 것은 지극히 평범한 일상을 살았다는 것입니다. 그리하고도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여죽음을 보지 않고 들림을 받은 에녹이었습니다. 하나님과 동행한다는 것은 거창한 것이 아닙니다. 밥 먹고, 일하고, 자식을 키우며, 일상에서 얼마든지 하나님과 동행할 수 있고 하나님을 기쁘시게 할 수 있습니다. 주일의 삶과 월요일의 삶이 달라서는 안 됩니다. 삶이 예배가 되고, 노동이 기도가 되기까지 삶과 신앙의 조화가 이루어지고 일체가 되는 단계에 이르러야 합니다. 그것이 신앙의 성숙이고 은혜로 사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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