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법인 환원학원, 서울기독대학교에 빗발친 성명서과 탄원서

  • 입력 2019.12.18 18:27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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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기독대학교(총장 이강평)에 한바탕 소란이 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감리교 출신으로서 그리스도의교회 환원신학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언행 및 약속 불이행 등의 사유로 징계를 받은 바 있는 손원영 교수의 복직을 막고자 교단과 학교 관계자들이 들고 일어난 탓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부터 학교법인 환원학원(이사장 신조광)을 향해 각종 성명서와 진정서, 탄원서 등 다양한 형태의 문서들이 빗발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기독대학교와 직결된 교단인 그리스도의교회협의회(회장 김생수 목사)는 11월26일과 12월2일 두 차례에 걸쳐 학교법인 환원학원 이사장과 서울기독대학교 총장 앞으로 ‘그교협 84-10’ 공문을 발송해 손원영 교수의 복직을 반대했다.

그교협은 “이미 제78차 정기총회(2013년 9월23일~25일, 천안명문교회)에서 손원영 교수가 그리스도의교회 정체성을 심각하게 훼손하였고 그리스도의교회 신학을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자신의 사고로 이단 안상홍증인과 동일시하게 폄하하여 그리스도의교회 명예를 실추시켰고, 학부 수업시간에 그리스도의교회에 대해 부정적으로 말하여 수업참가 학생의 제재요청을 받기도 하였다. 그 외에 여러 가지 이유로 파면요청을 하였었다”면서 “그런데 손원영 교수가 이사회에서 정식절차대로 임용이 부결되었는데 이를 재판으로 이겨 다시 복직되어 서울기독대학 강단에 서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본 협의회는 매우 우려스럽게 보면서 적극적으로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교협은 △손원영 교수는 그리스도의교회 목사가 아니기에 서울기독대학 신학과에서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 △손원영 교수의 신학관은 그리스도의교회 정체성에 전혀 맞지 않다는 것을 반대 사유로 적시하면서 “다시는 서울기독대학 강단에 서지 못하도록 이사회에서도 학교 총장님도 노력해 주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교수들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서울기독대학교 일반대학원 신학과 교수들(백종구 박우삼 전석재 이명훈 오화칠)은 11월26일 환원학원에 탄원서를 제출하고 손 교수의 복직을 반대했다.

먼저 교수들은 “손 교수는 2017년 2월17일 저희 대학에서 파면당한 이후 언론을 통해 그가 ‘불당훼손 개운사 돕기’ 모금운동을 하였다는 이유로 파면당했다고 거짓말을 하여 시민들은 본 대학이 마치 교수 개인의 종교의 자유를 핍박하고, 타 종교를 배척하고 평화를 원치 않는 보수골통대학으로, 기독교계는 본 대학을 이단으로 오인하여 본 대학의 명예를 손상시켰다”고 전제했다.

이어 “손 교수가 파면당한 이유는 그의 해방신학 혹은 민중신학이 본 대학 서울기독대학교 건학이념의 근간인 환원운동의 정신(성경으로 돌아가 예수 그리스도가 세운 교회의 신앙과 실천)과 부합하지 않기 때문이고, 석고대죄(2013년 12월28일 작성)에서 학교에서 약속한 사항들을 이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손 교수의 언론 선동으로 우리 대학은 2017년부터 지금까지 신입생 충원 뿐만 아니라 학교 대내외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한 “손 교수는 2018년 9월 자신을 옹호하는 시민단체를 보내 본 대학이 개운사 모금활동으로 인하여 원고를 파면하였다고 주장하고, 손 교수의 파면을 철회하거나 손 교수를 복직시키지 않을 경우 교육부에 민원을 제기해서 감사를 받게 하고 불법에 대해 책임을 묻는 시민운동을 벌이겠다고 위협했다. 실제로 본 대학은 교육부로부터 감사를 받았다”고 실질적인 피해사항을 밝히기도 했다.

특히 교수들은 “손 교수는 2018년 12월8일 오전11시30분경 서울 은평구 갈현동 저잣거리 수행전법도량 열린선원 ‘크리스마스 축하 법회’에서 ‘예수님은 육바라밀을 실천한 보살’이라는 제목으로 설교를 했다”고 지목하고, “현직 목사가 사찰의 대웅전 법회에서 행한 설교로는 처음일 뿐만 아니라 그 내용조차 예수님이 결국 보살이라는 내용으로, 이는 그리스도의교회의 정체성이자 서울기독대학교의 설립이념인 ‘환원정신’을 회복하자는 신앙운동과 정면으로 배치되고 있다”고 주장하며 결격사유를 들었다.

이러한 사유들로 인해 교수들은 “손 교수의 종교적 신념, 사상과 판이하게 다른 환원신앙을 지키려고 하는 본 대학에 손 교수가 복직하는 것에 대하여 일반대학원 신학과 교수들은 반대한다”면서 “환원학원 이사회는 서울기독대학교의 정체성과 설립이념과 상반된 종교다원주의 신학을 지닌 손 교수의 복직에 대하여 현명한 판단을 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촉구했다.

서울기독대학교 신학전문대학원과 연합신학대학원 원우회도 11월25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손원영씨의 서울기독대학교 교수복직을 강력히 반대”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손원영씨의 사상은 서울기독대학교의 건학이념에 배치된다 △손원영씨의 복직은 83년 역사의 서울기독대학교의 명예와 기독교적 가치를 실추시킨다 △손원영씨의 복직은 서울기독대학교의 신학과 학문에 심각한 오염을 초래한다 △손원영씨의 기독교대학인 기독사학을 무력화시키고 잘못된 신학사상을 심으려는 의도를 용납할 수 없다 △세상의 법이 하나님의 법에 위배될 때는 강력히 저항해야 한다 △신학전문대학원, 연합신학대학운 원우들은 손원영씨의 복직을 원하지 않는다 △성경적 복음을 기초로 세워진 서울기독대학교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 외에는 다른 구원의 길이 없음을 천명하는 바이다 라고 밝혔다.

서울기독대학교 대학원에서 수학하는 목회자들의 모임인 목원회(회장 김명주 목사)에서도 11월27일 환원학원에 진정서를 제출하고 “법원의 판결과 상관없이 비복음적인 신학을 가르치는 사람으로부터 가르침을 받을 수 없다”고 선언했다.

목원회는 “서울기독대학교가 설립된 이래 손 교수와 같은 급진적이고 비복음적인 신학사상을 가르친 교수는 없었다. 오랫동안 서울기독대학교에서 가르치면서 학교의 설립이념과 신학노선을 잘 아는 손 교수가 학교의 정체성을 파괴하는 언행을 하고 있음에도 재단이사회가 그를 복직시킨다는 것은 학교의 신학과 정체성을 포기하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면서 “다양한 교단에서 목회자로 활동하고 있는 목원회 회원들은 비복음적인 종교다원주의를 표방하는 손 교수의 복직을 단호히 반대하며 앞으로 단호히 대처할 것을 천명하는 바이며, 아울러 환원학원 이사회의 현명한 판단을 요구하는 바”라고 알렸다.

이처럼 서울기독대학교와 그리스도의교회협의회 등 학교와 교단 관계자들이 일제히 손 교수의 복직을 반대하고 나선 까닭은 손 교수가 법원에 제기한 파면 무효 소송에서 서울기독대학교측이 패소했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고등법원 재판부는 1심과 동일하게 “학교 측의 파면은 무효임을 확인한다”고 판결했고, 서울기독대학교 관계자들은 당연히 대법원 상고가 진행될 것으로 믿었다. 하지만 뜻밖에도 학교법인 환원학원은 사실상 상고를 포기해 고법의 판결이 확정되고 말았다.

학교측은 고등법원에서 패소했지만 재판부가 판결문에서 손 교수의 정체성이 서울기독대학교의 환원정신과 맞지 않다고 인정함에 따라 관련 부분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으로 대법원에서는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하지만 상고 기간이 끝나기까지도 환원학원의 상고는 이뤄지지 않았다. 더욱이 상고 여부를 결정하는데 있어 이사회에서 아무런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이사장 단독으로 상고를 포기할 수 있느냐는 의문이 이사장을 향하고 있다.

이강평 총장은 “손 교수는 학생과 교수, 대학원 모두가 반대하는 인물이다. 그리스도의교회와 신학과 정체성이 맞지 않는 사람이다. 심지어 그의 뿌리인 감리교에서도 용납하지 못하는 수준”이라면서 “손 교수의 행태는 학교를 무너뜨리는 것을 넘어 기독교를 훼파하려는 것으로 비춰진다. 기독교 전체에 대한 도전이다. 이런 논리와 신학은 절대 받아들여져서는 안 된다”고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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