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순례(23)

  • 입력 2019.12.19 16:10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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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수 목사
▣ 영월주님의교회 

▣ 전 터키 선교사

 

 

그레데 섬(Κρήτη, 크레타 섬)

그레데는 그리스 섬들 가운데 가장 큰 섬으로, 지중해에서 시실리, 사르디니아, 싸이프러스, 그리고 코르시카 섬 다음으로도 다섯 번째 큰 섬이다. 지리적으로 이 섬은 에게해와지중해를 구분하는 경계선상에 위치하고 있는데, 해안의 길이가 무려 1046Km나 되고 섬의 동서를 가로지르는 누운 듯한 이다(Ida)산은 그리스 전설에 의하면 제우스의 출생지로도 잘 알려져 있다. 한편, 서사시인 호메로스는 그레데는 미노아문명(B.C 2700~1420)이 태동한 곳으로 전성기에는 100여개의 성읍이 이곳에 있었다고 전한다. 최근에 영국의고고학자, 에반스(Arthur Evans, 1851~1941))는 크노소스(Knossos)지역 근처에서 발굴한 고대 미노스 왕궁의 화려한 벽화와 도자기 등, 귀중한 유물들을 세상에 소개함으로써 과거 그레데의 높은 문화 수준을 널리 알렸다. 현재 출토된 유물을 안전하게 보존하기 위해 현재 이라크리론 고고학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데, 안내인의 말에 의하면 전성기 때에 이곳 왕궁에 속한 방이 무려 1000여개나 되고 궁전을 장식한 화려한 벽화는 말로 형용할 수 없을 만큼 가치있는 것이라고 전해 준다.

이후 그레데는 그리스 본토로부터 미케네문명에 예속되었다가 로마의 통치를 받게 되었고 1998년 오스만 터키 제국으로부터 독립되어 1913년 12월 그리스에 다시 편입되었으며 섬의 북쪽에 위치한 헤라크리온(Heraklion)에는 약 60만명의 현지인이 살고 있다. 구약 성경에서 그레데는 블레셋인을 말하는 그렛족속(Cherethites)으로 언급되었으며 갑돌과 연관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신2:23;렘47:4).또 갑돌에서 나온 갑돌 사람이 가사까지 각 촌에 거주하는 아위 사람을 멸하고 그들을 대신하여 거기에 거주하였느니라(신2:23)이는 블레셋 사람을 유린하시며 두로와 시돈에 남아 있는 바 도와 줄 자를 다 끊어 버리시는 날이 올 것임이라 여호와께서 갑돌 섬에 남아 있는 블레셋 사람을 유린하시리라(렘47:4)한편, 신약 성경에는 그레데인들이라는 이름이 세 번 등장하는데, 먼저 사도행전의 기자는 오순절 날 경건한 유대인들이 천하 각국으로부터 와서 예루살렘에 머물러 있을 때 그레데인도 그곳에 함께 있었다고 전하고 있다(행2:12). 이후 사도 바울은 로마에도 복음을 전하기 위해 호송되던 중 가이사랴에서 타고 왔던 배를 소아시아의 남쪽 루기아 지역의무라 항구에서 갈아타게 되었는데, 그를 태우고 가던 배가 지중해에서 폭풍을 만나 그레데 해안을 따라 항해하다 미항에 도착하게 되는 내용이 소개되어 있다.

사도 바울은 초겨울에 지중해에서의 항해가 더 이상 불가능함을 알고 그레데의 미항에서 월동하자고 백부장에게 권했으나, 선장은 더 큰 항구로 가자고 하여 백부장은 그의 말을 듣고 피닉스로 가게 되었다. 미항에서 피닉스까지는 배로 서너 시간 정도 가는 가까운 거리이다. 선장과 선주의 말대로 몇 시간만 항해를 하면 조그만 미항 보다는 그곳에서 겨울을 편안하고 안전하게 보낼 수 있다고 생각하였던 것이다. 바울의 말을 듣지 않고 피닉스로 가던 배는 유라굴로라는 광풍을 만나 열나흘동안 바다에서 사경을 헤매게 되었는데, 그가 만난 광풍은 그레데의 북서쪽에 있는 이다 산에서 부는 강풍으로 알려져 있다.사도 바울은 그레데에서 선교하면서 그의 동역자인 디도를 이 섬에 영적 지도자로 남겨두면서 그레데인들의 잘못된 성격을 묘사함으로서 그들을 말씀으로 잘 양육할 것을 명하고 그레데 각 성에 장로를 세우고자 하였다(딛1:5).12 그레데인 중의 어떤 선지자가 말하되 그레데인들은 항상 거짓말쟁이며 악한 짐승이며 배만 위하는 게으름뱅이라 하니 13 이 증언이 참되도다.

그러므로 네가 그들을 엄히 꾸짖으라 이는 그들로 하여금 믿음을 온전하게 하고 14 유대인의 허탄한 이야기와 진리를 배반하는 사람들의 명령을 따르지 않게 하려 함이라 (딛1:12~14)그레데 섬을 방문하기 위해서 우리 일행은 그리스의 데살로니가에서 그레데로 가는 비행기에 올랐다. 바울이 도착한 미항 근처의 산등성이에는 그가 이곳에 잠시 머물면서 기도했다고 전해지는 일명 바울 동굴이 하나 있음을 보고 놀랐다. 조심스럽게 어두운 동굴에 들어서니 갑자기 사도 바울의 성화가 환히 눈에 들어온다. 복음전도를 위한 그의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 안내인의 말에 의하면 바울이 이곳에서 머무는 동안 기도하면서 이곳에 거주하는 자들에게 복음을 전했다고 한다. 이제 그는 그레데를 떠났으나 동역자인 디도에게 사역의 바톤을 넘기고 교회를 부흥시켰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그의 세심한 배려를 느낄 수가 있다. 자리에 걸터앉아 지중해를 바라보고 조용히 묵상하니 로마까지 복음을 전하고자 했던 바울의 기도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동굴을 나오면 뒤에 하늘색 지붕과 벽을 흰색으로 만든 현대식으로 지어진 아담한 바울 기념 교회가 자리하고 있어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복음 전도자로서의 사명을 다시금 되새기게 하는 진한 감동을 갖게 한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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