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순례(24)

  • 입력 2020.01.02 14:54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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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수 목사
▣ 영월주님의교회 

▣ 전 터키 선교사

 

 

멜리데 섬(몰타 공화국, Republic of Malta)

멜리데 섬은 사도 바울 일행이 로마로 항해하던 중, 그가 탄 배가 ‘유라굴로’라는 풍랑을 만나 14일 동안 표류하다가 도착한 섬으로, 이태리의 시실리 섬에서 남쪽으로 약93km에 위치하고 있다. 현재 이곳은 몰타 공화국으로 부르며 섬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어있다. 섬의 길이는 약 29㎞, 너비는 13㎞나 되고, 지형적으로 남서쪽은 바다와 급경사를 이루고 있어 가파른 절벽에 북동쪽 해안에는 크고 작은 만이 많이 있다. 한편, 지리적으로 멜리데는 유럽과 아프리카의 중앙에 위치하여, 과거로부터 지중해를 동서로 가로질러 여행하는 많은 여행객들과 북쪽에서 남쪽 아프리카로 건너가 무역업을 하는 상인들이 자주 드나들던 항구이다. 멜리데의 역사는 기원전 3000년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현재 이곳에는 신석기 시대의 거석문화가 남아있는데, 섬 중앙에 위치한 자그라 마을 주변에는 기원전 3000년경으로 추정되는 다산을 상징하는 ‘몰타의 비너스’가 발견되기도 하였다. 이후, 멜리데는 기원전 14세기에는 이태리로부터 청동기 문화가 유입되고 고대 페니키아와 그리스 그리고 카르타고와 로마 등이 이 섬을 차지하기 위한 각축장이 되었다.

특히 16세기부터는 멜리데가 비잔틴 제국의 성 요한 기사단의 지배를 받게 되었는데 성 요한기사단은 당시 오스만 터어키 제국에 속한 3만 여명이 이곳을 공격하자 700명의 기사들과 8000명의 현지인들이 이를 방어하여 이곳에 있는 교회와 각종 문화재를 보존하였다고 전한다. 사도행전의 저자인 누가는 사도 바울 일행이 유대인의 금식 절기가 지난 뒤, 그레데의 미항을 떠나 항해하다 배가 난파되어 표류하던 중 이곳 멜리데 북서쪽에 상륙하였다고 전한다(행 28:1). 추운 겨울 날씨에 이곳에 도착한 바울 일행을 원주민들은 불을 피워 따뜻하게 접대하였다. 그런데 설상가상으로 모닥불에 숨어있던 뱀이 뜨거움을 참지 못해 나와 바울의 손을 물자 이곳 원주민은 그가 비록 바다에서는 구조를 받고 살았으나 공의가 그를 살지 못하게 하였다고 주장을 하였다(행28:4). 하지만 그의 손이 상하거나 쓰러져 죽지 않음을 보고 원주민들은 오히려 그를 숭배하며 신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이후 바울 일행은 멜리데에 잠시 머물면서 이 섬의 추장인 ‘보블리오’를 만나 사흘 동안 그의 집에서 머무르면서 후한 대접을 받고, 당시 열병으로 누워있던그의 부친을 안수하여 고쳐주고 다른 병든 사람들도 그로부터 고침을 받자 후한 예로바울 일행을 대접하여 떠날 때에는 그들이 쓸 것을 마련해 주었다(행28:1∼10).

7 이 섬에서 가장 높은 사람 보블리오라 하는 이가 그 근처에 토지가 있는지라 그가 우리를 영접하여 사흘이나 친절히 머물게 하더니 8 보블리오의 부친이 열병과 이질에 걸려 누워 있거늘 바울이 들어가서 기도하고 그에게 안수하여 낫게 하매 9 이러므로 섬 가운데 다른 병든 사람들이 와서 고침을 받고 10 후한 예로 우리를 대접하고 떠날 때에 우리 쓸 것을 배에 실었더라 멜리데 섬으로 가기 위해서는 이탈리아 로마에서 비행기로 가는 방법과 로마에서 기차로 시칠리아 섬까지 가서 그곳에서 배로 가는 방법이 있다. 이제 우리 일행은 시라쿠사 남쪽에 있는 포찰로(Pozzallo)에서 출항하여 2시간 여 만에 마침내 멜리데 섬에 도착했다. 가장 큰 항구인 발레타시 언덕에 사도 바울이 도움을 준 보블리오를 기념하는 기념교회가 세워져 있어 인상적으로 보인다. 선교사 바울과 276명이나 되는 많은 사람을 그가 예를 갖추어 대접해준 것을 기념하여 세운 교회인 것이다. 이제 교회 앞에 서 있는 보블리오의 동상을 보니 진한 감동이 일고 있음을 느낀다.

이곳 섬에는 이교회 이외에도 라바트 광장에 바울 기념교회와 사도 바울과 관련된 유적이 많이 있다 .이제 우리 일행은 다시 열 나흘이나 바다에서 표류하다 처음 사도 바울이 도착했다는 곳을 방문하기 위해 이동하였다. 본래 사도 바울 일행을 태운 배가 표류해 기항한곳은 발레타에서 북서쪽으로 약 13㎞ 정도 떨어진 곳이라고 전한다. 따라서 현지인들은 이곳을 바울만이라고 부르고 있다. 이제 한참을 아래로 내려가 오래 된 항구터를 보니 갑자기 바울이 이곳을 지나치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사도행전에는 사도 바울이 이곳 멜리데 섬에서 복음을 전하여 교회를 세웠다는 구체적인 내용은 소개되어 있지 않다. 하지만 후기 역사가들은 당시 멜리데 섬에서 우두머리였던 보블리오는 사도 바울로 인해 기독교인으로 개종하여 최초로 멜리데 섬의교회 지도자가 되었다고 전한다. 그러므로 비록 사도 바울은 풍랑을 만나서 이곳에 와서 뱀에 물리는 등 갖은 고생을 하였으나 이 후 그가 전한 복음의 씨가 열매가 되어 곳곳에 세워진 교회를 바라보니 과연 복음의 능력 앞에 순종하는 삶이 얼마나 위대한 결과를 가져오는 지를 새삼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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