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지상주의’를 우려한다

  • 입력 2020.01.17 10:10
  • 기자명 컵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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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계의 전 현직 목사들은 물론 다양한 신분의 기독교계 인사들이 참여하고 있는 한국복음주의협의회(한복협,회장 이정익 신촌성결교회 원로목사)가 근자에 현 정부를 향한 쓴 소리를 담은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새해 벽두인 지난 10일 서울의 종교교회(담임목사 최이우)에서 열린 월례 조찬기도회를 겸한 총회 자리에서 ‘대한민국을 자유와 민주주의로 충만하게 하라!’는 제하의 시국선언문에는 “현 정부의 국정운영에 관해 작심하고 고언을 할 수밖에 없다.”고 선언함으로써 이러한 선언을 하게 된 이유와 배경을 밝히고 있다. 특히 이번 한복협의 선언문 내용 중에는 과거 우리 사회에 쌓여온 적폐의 청산 문제를 거론, 이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그러나 이에 대한 지혜로운 접근과 포용의 정신이 중요하다는 점을 역설했다. 교회가 세상 권력을 향해 이렇듯 고언을 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적지 아니 고무적인 일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세상의 권력에게 당부하노니 거리로, 광장으로 나가 깃발을 흔들며 목청을 높이는 교회의 목소리도 간과하지 않기를 바람과 아울러 이러한 시국선언이야말로 더욱 겸손히 듣고 자신들의 하는 일을 되돌아보기 바란다.

한복협의 이번 선언에서 특별히 눈에 띄는 내용 가운데에는 “우리는 통일지상주의적인 ‘빠른 통일’보다는 개개인의 자유와 인간의 존엄성이 진정으로 보장되는 ‘바른 통일’을 지향한다.”는 의지와 주장이 들어있다는 점이다. 이에 전적으로 동의를 표하면서, 아울러 우려하는 바를 한 가지 더 덧붙이자면 혹시라도 억지 통일이라도 통일만하면 된다는 식의 사고를 가지고 접근하지는 않느냐 하는 점이다. 만의 하나라도 그러하다면 이는 그야말로 위험천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행여나 이 나라가 공산주의 국가가 되든 독재국가가 되든 통일만 되면 노벨상 정도는 받을 수 있다는 위험한 생각일랑은 꿈도 꾸지 않기를 바란다. 한복협의 시국선언, 과거의 어느 시국선언보다 더 비중 있게 들어주기를 바란다. 부디 대한민국이 처한 엄중한 현실을 바로 보고 바른 정책으로 나라를 끌고 나가기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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