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가장 많은 교회분쟁 상담은 ‘재정전횡’

  • 입력 2020.01.21 11:17
  • 기자명 임경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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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가장 많은 상담이 이뤄졌던 교회 문제는 ‘재정전횡’인 것으로 나타났다.

교회개혁실천연대 부설 교회문제상담소는 지난 한 해 동안 진행한 교회상담을 자료로 통계조사 및 경향을 분석해 15일 발표했다. 그 결과 2019년 1월1일부터 12월31일까지 교회문제에 관한 상담은 89개 교회를 대상으로 총 140회 진행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2년 107건 이후 2018년 209건까지 꾸준히 증가하던 상담 횟수가 2019년에 와서 140건으로 뚝 떨어진 결과다.

상담을 진행한 교회를 특성별로 살펴보면 예장통합과 합동이 교단 규모가 가장 큰 만큼 소속 교회 수도 많은 점을 고려하더라도 전체 상담건의 49%를 차지해 압도적인 비율을 보였다.

교회 규모별로는 100명 미만의 교회가 22건, 100~500명 미만 교회가 18건, 모르는 경우가 17건, 밝히지 않은 경우가 15건 등으로 뒤를 이었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26건, 경기와 인천이 20건으로 수도권이 52%로 높은 분포를 보였다.

140회의 상담 중 실질적으로 상담이 진행된 100건을 토대로 그 내용을 분류해 보니 핵심분쟁으로 ‘재정전횡’이 28건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교회운영문의(정관 및 교단헌법)’가 14건으로 뒤를 이었다. 이후로는 인사 및 행정전횡, 기타, 신앙상담, 개인분쟁, 세습 등이 소소하게 나열됐다.

분쟁의 발단이 되었던 배경으로는 ‘인사 및 행정전횡’이 21건으로 가장 높았고, 재정전횡이 7건, 청빙문제가 4건으로 집계됐다. 연계된 분쟁으로는 세습과 재정전횡이 각 8건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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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문제상담소는 “최근 5년간의 교회상담통계를 살펴보더라도 현 한국교회의 분쟁 유형 1순위는 변함없이 ‘재정전횡’이었다. 매년 2순위에 해당됐던 ‘인사 및 행정전횡’은 올해 3순위로 밀려났으나, ‘재정전횡’과 더불어 여전히 한국교회 내 주요한 분쟁 유형임을 알 수 있다”면서 “목사나 일부 성도 등 특정 인물의 전횡으로 인한 분쟁은 이미 해묵은 과제라 하겠다”라고 평가했다.

상담을 신청한 내담자의 직분은 집사가 37%, 장로가 19%로 나타난 반면 분쟁을 유발한 직분은 담임목사가 60건(72%), 장로(당회)가 8건(10%)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결과에 대해 교회문제상담소는 “교회 내 특정 인물에 의한 전횡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특히 재정전횡은 내담자들이 가장 많이 꼽은 분쟁 유형이었으며 이는 몇 년 간 지속된 흐름”이라며 “인사 및 행정전횡은 분쟁의 주된 배경으로 꼽히며, 결국 인사와 행정 전횡에서 비롯된 문제가 재정으로까지 이어지는 흐름”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전횡을 견제하고 중재의 역할을 감당해야 하는 장로와 당회가 그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점이 더 큰 문제다. 장로(당회)는 목회자의 전횡을 견제하기보다 도리어 목회자를 비호하고 분쟁 유발에 동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목사와 장로가 교회운영의 주체가 되는 현 한국교회의 구조상, 목사와 장로가 본인들의 이익에 유리하게끔 교회를 이끌고 간다면 이를 대응하기란 쉬운 일은 아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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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문제상담소는 정관과 교회헌법을 묻는 사례가 증가한 것에 주목하며 “교회분쟁을 수습 혹은 예방하려는 차원에서, 교단 헌법을 살펴보고 정관을 마련하는 일은 필요한 일이 될 수 있다”면서도 “본인의 민원을 해결하려는 방식의 정관 제정과 억지스러운 교단헌법 적용은 누군가를 옥죄이는 규율이 되며 더 나아가 교회 안의 또 다른 권력자를 야기하는 배경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계했다.

아울러 “정관과 교단헌법을 전반적인 관점에서 교 회를 이롭게 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써 활용하고, 특정 개인과 그룹을 위한 목적이 되지 않도록 계속해서 돌아보고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교회문제상담소는 “교회분쟁의 유형은 기존의 경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전횡을 일삼는 목사, 목사를 비호하는 장로들, 이로 인해 불거지는 재정 비리와 세습 등 한국교회에서 발생하는 분쟁의 유형들은 어느 정도 고착화되어 있다”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목회자는 자신에게 주어진 막대한 권한을 내려놓고, 교인들은 목회자를 견제함과 동시에 건강한 교회를 만들어가기 위한 올바른 신앙관을 확립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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