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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에 맞는 옷

기사입력 2020.01.23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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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현 목사.jpg

안도현 목사 (아름다운교회)
[프로필]
▣ 순복음 신학교 교수
▣ 前 일기연, 42대 고양시기독교연합회장
▣ 사랑이 있는 마을 담임
▣ 아름다운교회 담임목사
 

사람이 옷을 입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는 몸을 보호하기 위해 입습니다. 군인들은 전투에 적합한 옷을 입고, 소방관은 불속에 들어갈 수 있는 옷을 입습니다. 둘째는 모양을 내기 위해서 입습니다. 옷이 날개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래서 명품을 찾습니다. 셋째는 신분을 나타내기 위해 입습니다. 군인은 군복을 입고의사는 가운을 입습니다. 입은 옷을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입는 옷은 남들을 의식해서 입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예전에는 어느 정도 넉넉하게 옷을 입었는데 요즘은 몸에 딱 붙는 옷을 입는 것이 유행입니다. 몸에 끼고 불편해도 보기 좋으면 입습니다. 그러나 나이가 들고 몸이 불편해지면 편한 옷을 찾게 됩니다. 내 몸에 맞는 옷이 가장 좋은 옷입니다. 환자복은 헐렁하고 모양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환자에게는 가장 편한 옷입니다. 몇 년 전부터 즐겨 입는 옷은 개량 한복입니다. 색과 모양이 좋아서도 입지만 무엇보다도 편하기 때문에 입습니다. 사람들은 내 몸에 맞는 옷이 아니라남들 보기에 좋은 옷을 입고 삽니다.

 

이것은 단순히 옷 입는 것만이 아니라 우리 인생을 대변합니다. 내 취향대로, 내 소신껏, 내 신념에 따라 사는 것이 아니라 남들을 의식하고, 남들의 눈치를 보고 삽니다. 그럴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내 취향대로, 내 스타일대로 내 인생을 살아야 합니다. 그것이 가장 행복한 인생입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남들을 의식하고 세상 풍조를 좇아 사느라 나를 잃어버리고 삽니다. 롤로 메이(RolloMay)의 말대로 현대인들은 자아를 잃어버렸습니다. 진정한 나를 모르고 삽니다. 그래서 공허함과 불안, 외로움에 고통스러워합니다. 나를 발견하고 나의 길을 가야 합니다. 사람들이 건강할 때는 이것저것 온갖 것에 관심을 두고 그것들을 취하려고 애를 씁니다. 관심이 온통 외부로 향합니다. 그러나 병들고 아프면 비로소 관심이 자신을 향하게 됩니다. 그전까지 온통 관심을 쏟았던 것들이 아무 의미가 없음을 알게 됩니다. 그래서 욕심 부리지 않고, 가지고 있는 것을 나누며 단순한 삶을 살게 됩니다. 바울에게는 사탄의 가시라 불리는 지병이 있었습니다.

 

그로 인해 바울은 이 땅에 소망을 두지 않았고, 하나님을 바라보며 오직 하늘나라를 소망하며 살았습니다. 자신의 약함으로 인해 하나님을 의지함으로 도리어 강할 수 있었습니다. 평생 병으로 고통당하며 살았던 일본의 크리스천 작가 미우라 아야꼬는 평소에 아프지 않으면이라는 시를 즐겨 암송했습니다. “아프지 않으면 드리지 못할 기도가 있다. 아프지 않으면 듣지 못할 말씀이 있다. 아프지 않으면 접근하지 못할 성전이 있다. 아프지 않으면 우러러보지 못할 거룩한 얼굴이 있다. 아아, 아프지 않으면 나는 인간일 수 없다.” 아야꼬는 건강을 잃었지만 대신 신앙과 영원한 생명을 얻었습니다. 그녀는 고통을 통해 주님의 구원의 빛을 더 잘 드러낼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잘 죽는 것이 자신에게 주어진 최후의 사명이라고 여겼습니다. 아야꼬는 고통과 친숙했습니다. 고통을 통해 하나님과 더 가까워졌고 성숙해졌습니다.

 

아야꼬는 노년기에 누구나 경험하게 되는 질병의 고통을 어떻게 이겨내며 마지막까지 어떻게 최선을 다할 수 있을 것인지에 깊은 영감을 주었습니다. 육체적, 또는 정신적 고통이 있을 때 사람은 무엇이 최고의 가치인지 알게 됩니다. 연약함과 유한함을 알게 되고 내일이 보장되어 있지 않음을 알게 됩니다. 가장 소중한 존재가 바로 나이고, 가장 소중한 시간이 바로 이 시간인 것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영혼의 눈이 열려오직 주님만 바라보고, 영원한 본향 하늘나라만 소망하게 됩니다. 세상 풍조를 따라 나를 잃어버린 채 살고 있다면 주 안에서 나의 가치를 발견하고 나의 인생을 살아야 합니다. 내 몸에 맞는 옷을 입고, 나에게 주어진 달란트를 가지고, 나에게 주어진 사명을 감당해야 합니다. 그리고 오늘 하루를 마지막처럼 최선을 다해서 살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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